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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S/S 패션위크를 빛낸 K-팝 아이콘들

2025.09.30 | by Young Shin

명품 브랜드에서 K-팝 아티스트를 그들의 ‘얼굴’로 기용하는 흐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과거에는 단순히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표면적 협업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그 효과가 미디어 임팩트 밸류(MIV) 등 구체적인 수치로 입증되면서 한층 더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행보로 이어지고 있는 것. 이번 2026 S/S 패션위크 역시 이러한 변화를 여실히 보여줬다. 뉴욕, 밀라노, 런던 패션위크를 아우르며 K-팝 스타들은 단순한 게스트가 아닌 글로벌 패션 하우스의 서사와 브랜드 성과를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폭발적인 화제성, 다시 한 번 증명한 ‘정국 효과’

Courtesy of Calvin Klein

뉴욕 패션위크의 최대 화제는 단연 정국이었다.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캘빈클라인(Calvin Klein) 쇼에 참석한 그는 단순한 스타 게스트를 넘어, 브랜드 성과를 견인하는 결정적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패션 데이터 기업 론치메트릭스(Launchmetrics)에 따르면 캘빈클라인은 뉴욕 패션위크 2026 S/S 시즌에서 미디어 영향력(Media Impact Value)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마이클 코어스, 토리 버치, 코스, 오프화이트 등 쟁쟁한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정상을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국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캘빈클라인은 현지 시간 9월 12일, 맨해튼 브랜트 파운데이션 갤러리에서 2026 봄·여름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날 정국의 등장은 현장을 단숨에 술렁이게 했다. 특히 그의 입장을 담은 인스타그램 게시물 한 건이 82만 5,000달러(한화 약 11억 5,000만 원)의 미디어 노출 가치를 기록했으며, 공식 계정의 상위 5개 비디오 포스트는 무려 440만 건 이상의 참여를 끌어내며 이번 시즌 패션위크에서 가장 강력한 디지털 파급력을 입증했다.

‘정국 효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캘빈클라인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된 직후, 정국은 ‘JUNGKOOKxCALVINKLEIN’, ‘JKXCK’, ‘JUNGKOOK IN CALVINS’ 등 관련 해시태그로 전 세계 172개국 실시간 트렌드를 장악했다. 당시 관련 언급량만 310만 건을 돌파했으며, 캠페인 비주얼과 영상 콘텐츠는 브랜드 계정 사상 최다 조회와 ‘좋아요’를 기록하며 정국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이번 뉴욕 패션위크에서도 정국은 오버핏 시크 수트를 세련되게 소화하며 패션 아이콘다운 존재감을 증명했다. 음악 활동을 넘어 글로벌 패션 무대까지 확장된 그의 행보는 K-팝 스타가 패션 산업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스트레이 키즈 승민이 빛낸 버버리의 순간

Courtesy of Burberry
Courtesy of Burberry

지난 22일(현지 시간), 런던 켄싱턴 가든 퍼크스 필드에서 열린 버버리 2026 S/S 컬렉션에는 브랜드 앰버서더인 승민과 배우 정은채, 중국 배우 탕웨이, 아이들 슈화 등 세계적인 셀럽들이 대거 참석했다.

승민은 버버리 특유의 대담하고 실험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아플리케 자수 장식의 하이넥 스웨터에 코발트 블루 가죽 팬츠를 매치한 강렬한 스타일링으로 등장해 현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유의 세련된 분위기와 여유 있는 태도는 버버리가 이번 시즌 내세운 자유롭고 활기찬 영국 여름의 정서를 완벽히 소화했다. 특히 이번 쇼의 런웨이 음악은 버버리와 오랜 협업을 이어온 벤지 B(Benji B)가 맡았다. 그는 전설적인 영국 밴드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의 아카이브에서 “Planet Caravan”, “You Won’t Change Me”, “N.I.B.”를 엄선해 무대 위에 울려 퍼지게 했으며, 긴장감 넘치고 감각적인 사운드는 쇼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유교보이 진이 뎀나의 전위적 감각을 입다

Courtesy of Gucci

방탄소년단(BTS) 진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구찌 2026 S/S 컬렉션 ‘더 타이거(The Tiger)’ 프리미어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그는 평소와는 다른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택했다. 단추를 네 개나 풀어 명치까지 드러낸 화이트 셔츠에 블랙 와이드 팬츠, 벨트와 토트백을 매치해 미니멀하면서도 대담한 룩을 완성한 것. 이는 무대에서조차 티셔츠가 들리는 것을 극도로 꺼려 바지 안에 꽁꽁 넣어 입는 ‘유교보이’로 알려진 그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대비되는 순간이었다. 진의 룩은 구찌의 가족 테마 ‘라 파밀리아(La Famiglia)’ 컬렉션 중 하나로, 로우라이즈 청바지와 오버사이즈 퍼 코트 등 뎀나 특유의 전위적 요소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컬렉션의 서사를 완성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7월부터 구찌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 뎀나(Demna)의 첫 데뷔 무대로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준비 기간이 촉박했던 만큼 전통적인 런웨이 대신 약 35분 분량의 단편 영화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배우 데미 무어가 주연을 맡고 스파이크 존즈와 할리나 레인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톰 포드 시절 구찌를 연상케 하는 감각적 영상미와 함께 새로운 스토리를 담아냈다. 특히 가족을 의미하는 ‘라 파밀리아(La Famiglia)’라는 타이틀 아래 전개된 이번 프로젝트는 구찌가 앞으로 지향할 공동체적 가치와 정체성을 선언하는 장대한 오프닝으로 기록됐다.


보테가 베네타를 물들인 RM, I.N, 수인의 존재감

밀라노에서 공개된 루이스 트로터(Louis Trottor)의 첫 보테가 베네타 2026 S/S 컬렉션은 절제된 우아함과 설치 미술이 어우러진 무대였다. 이 특별한 순간을 빛낸 주인공 중에는 방탄소년단 RM을 비롯해 스트레이 키즈 아이엔, 아티스트 미야오 수인 등 한국 아티스트들의 면면이 자리해 글로벌 패션계의 이목을 끌었다.

@rkive

RM은 쇼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을 발산했다. 특히 배우 우마 서먼과 나란히 앉은 모습은 국내외 팬덤을 뜨겁게 달궜다. 그는 직접 촬영한 현장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며 열기를 생생히 전하기도 했다. 이날 RM이 선택한 룩은 아이보리 니트와 베이지 팬츠의 톤온톤 조합. 여기에 볼드 체인 네크리스와 메탈 브레이슬릿을 더해 심플한 베이스에 힘 있는 포인트를 준 것이 돋보인다. 블랙 선글라스로 마무리한 스타일은 무심한 듯 세련된 감각을 완성했다.

@i.2.n.8

같은 자리에는 스트레이 키즈의 막내 아이엔도 함께했다. 아이엔은  매끄럽게 재단된 턱시도 재킷에 인디고 워시드 데님을 매치하며 포멀함과 캐주얼이 어우러진 스타일리시한 매력을 발산했다. 절제된 실루엣 속에 담아낸 그의 모습은 보테가 베네타가 추구하는 모던한 미학과 잘 어우러졌다.

@meovv

미야오 수인 역시 개성 있는 룩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구조적인 실루엣이 강조된 코트에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파라슈트 백을 매치해 시크한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세 아티스트는 각기 다른 스타일과 개성을 드러냈지만, 모두 보테가 베네타가 제시한 미니멀리즘과 전위적 감각을 자신만의 언어로 해석해내며 쇼장을 빛냈다.


에스쿱스, 보스 패션쇼 피날레 장식하며 런웨이 모델 데

@boss

세븐틴의 리더 에스쿱스(S.Coups)가 밀라노에서 열린 보스(BOSS) 2026 S/S 컬렉션 쇼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런웨이에 첫 데뷔했다. 

에스쿱스는 자연광이 쏟아져 들어오는 격자창을 배경으로 한 인더스트리얼 무드의 런웨이에서 브라운 레더 트렌치코트를 착용하고 등장했다. 블랙 테일러링 위에 매치한 롱 코트는 디터 람스로부터 영감을 받아 보스가 추구하는 ‘Be Your Own BOSS’ 정신을 정교하게 구현했다. 

첫 워킹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모델 출신이 아닌 아이돌 출신으로서, 생소할 수 있는 런웨이 워킹을 담담하고 여유 있게 소화해냈다.

2024년 3월부터 보스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동해온 에스쿱스는 같은 해 5월, ‘2025 멧 갈라(Met Gala)’에서 화려한 등장을 선보이며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다. 불과 몇 달 만에 밀라노 패션위크 런웨이에 데뷔하며, 글로벌 패션 아이콘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졌다.


변함없는 베르사체의 왕자님 현진

@hynjinnnn
@hynjinnnn

스트레이 키즈 현진은 밀라노에서 열린 베르사체(Ver­sace) 2026 S/S 프레젠테이션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블랙 가죽 재킷 위에 화이트 셔츠를 매치한 클래식하면서도 강렬한 룩으로 등장했고, 내부의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장식이 배경이 되면서 마치 궁전 속 왕자가 걸어 나올 법한 장면이 연출됐다.

@donatella_versace

특히 그는 베르사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극진한 환대를 받고있다. 2025 F/W 컬렉션 당시 도나텔라와 함께한 사진이 SNS상에 게재되며, 도나텔라가 “Versace Show Day ? With The Versace Prince ?”라는 문구로 현진을 ‘베르사체의 왕자’라 부르며 애정을 드러냈던 바 있다.


에스파 카리나·엔하이픈, 각각 다른 매력으로 소화한 프라다 컬렉션

지난 9월 25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프라다(Prada) 2026 S/S 여성복 패션쇼에 에스파 카리나와 엔하이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프라다의 앰배서더로 활약 중인 이들은 브랜드가 지향하는 지성과 우아함을 각기 다른 매력으로 구현했다.

Courtesy of Prada

카리나는 블랙 벨벳 재킷에 그레이 데님 팬츠를 매치해 시크하면서도 단정한 무드를 완성했다. 여기에 미니 벨벳 버킷백과 파인 주얼리 목걸이를 더하며 섬세한 디테일을 입혔다. 단정한 헤어와 차분한 메이크업은 그녀만의 도회적인 아우라를 배가시켰다.

Courtesy of Prada

엔하이픈 멤버들은 각자의 개성을 담은 포멀 룩을 선보였다. 클래식한 롱 코트, 테일러드 재킷, 셔츠 등을 활용한 스타일링은 남성미와 세련된 감각을 동시에 담아냈으며, 그룹 특유의 카리스마를 고스란히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