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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 K팝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이유

2025.12.15 | by Young Shin
LE SSERAFIM
Courtesy of SOURCE MUSIC

중국과 일본 간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 이른바 ‘한일령(限日令·일본 대중문화 콘텐츠 제한)’ 움직임이 감지되며 K팝 업계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K팝 그룹의 현지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일부 멤버가 배제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업계 전반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가요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예정됐던 K팝 관련 이벤트 가운데 일본 국적 멤버가 포함된 경우, 행사 자체가 취소되거나 일본인 멤버만 제외된 채 진행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여전히 ‘한한령’으로 대규모 공연은 제한된 상태지만, 노래 무대가 없는 소규모 팬미팅이나 팬사인회는 가능했던 만큼 이번 흐름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로 걸그룹 르세라핌은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첫 번째 싱글 ‘SPAGHETTI’ 팬사인회를 이틀 전 전격 취소했다. 행사 주최사 메이크스타는 공식 SNS를 통해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인해 여러 유관 부서와의 신중한 논의 끝에 부득이하게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취소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르세라핌에 일본인 멤버 사쿠라와 카즈하가 포함된 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K팝 그룹의 중국 내 행사에서 유사한 상황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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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UNCORE

실제로 그룹 클로즈유어아이즈는 지난 6일 중국 항저우에서 팬미팅을 예정대로 진행했지만, 일본인 멤버 켄신은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같은 날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엠넷 '보이즈 2 플래닛'에 출연한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연습생들이 참가하는 팬미팅 ‘N.A.V.Y: New And Vibrant Youth’ 역시 행사 당일 새벽 “불가항력적인 사유”를 이유로 전격 취소됐다. 해당 행사에는 일본 국적의 마사토를 포함해 다국적 연습생들이 출연할 예정이었다.

앞서 일본인 멤버들로 구성된 범 K팝 그룹 JO1의 중국 팬미팅이 취소된 사례도 전해졌다. 이러한 정황이 이어지며 업계에서는 중국 내 ‘한일령’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관련 발언 이후 한층 격화됐다. 이후 중국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 주제가 가수 오쓰키 마키의 공연, 일본 톱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의 콘서트 등이 잇따라 취소되며 일본 문화 콘텐츠 전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과거 ‘한한령’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국내 K팝 업계는 이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인 멤버 비중이 높은 4세대 K팝 그룹들이 늘어난 만큼, 중국 내 정치·외교적 변수에 따라 향후 활동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