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지코와 이쿠타 리라의 멋진 '듀엣'!

2025.12.18 | by Billboard Korea

"いち に 셋 넷!" "Tokyo to Seoul!" 한일 국가대표가 만났다. 지코(ZICO)와 요아소비의 이쿠라, 리라스(Lilas)가 함께 낮고 높게 함께 만들어낸 하모니. 그 뒤편의 이야기를 두 사람이 보내왔다.

12월 19일 자정 공개된 콜라보레이션 싱글 DUET 커버

2024년 4월 공개 돼 큰 사랑을 받았던 ”SPOT! (Feat. JENNIE)”의 프로듀서진이 함께한 이번 곡은 제목부터 “DUET”입니다. 요아소비(YOASOBI) 이쿠라(IKURA)로 잘 알려진 싱어송라이터 이쿠타 리라(Ikuta Lilas, 이하 리라스)가 함께 했어요. 두 사람의 어떤 시너지를기대했나요? 

ZICO 그동안 저와 리라스의 음악을 들었던 리스너라면 ‘과연 두 목소리가 묶일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예상 밖의 조합을 넘어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해내는 게 제 강점이고 또 그런 도전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한 트랙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 자체가 신선한 시너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두 사람이 아티스트로서 서로 갖고 있었던 인상도 궁금합니다. 특히 리라스는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 만큼,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음악에 자신의 색을 묻히는 경험은 또다른 즐거움이 있었을 것 같거든요 

LILAS 협업을 할 때 그 아티스트가 지금까지 어떤 음악을 만들어 왔는지, 어떤 뿌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가능한 한 많이 조사하고 이해도를 높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여기에 제가 더해짐으로써 어떤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상대의 음악적 세계와 제 색깔이 좋은 의미로 공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죠. 지코 님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유연하고 자유자재로 만들어온 아티스트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협업에서 저를 떠올리며 오직 이번에만 가능한 곡을 만들어 주신다는 점 자체가 무척 기대되었습니다. 특히 제 곡을 직접 제작할 때와 달리, 저를 이미지화한 멜로디에 가사를 엮어 나가는 작업을 통해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 본 '이쿠타 리라'의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었어요. '어떻게 노래해야 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어떤 표현이 곡에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새로운 제 목소리와 표현 방식을 마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평소보다 더 자신을 프로듀싱하는 느낌도 받았죠.

프로듀서 지코가 바라본 리라스는 어떤 아티스트였나요? 작업 후에 새롭게 느낀 점도 있을지

ZICO 곡 자체를 관망하는 통찰력이 굉장히 넓은 것 같아요. 특히 일본어 작사를 요청할 때, 제가 추상적으로 전달한 내용들을 넓은 해석과 디테일한 표현들을 통해 곡의 감도를 높여 줬죠. 덕분에 곡이 한결 선명해졌습니다. 완성된 곡을 몇 번이나 들어도 새롭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제가 받았던 인상이나 기대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또 한 번 느끼기도 했어요. 

2015년, 인디씬에서부터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온 싱어송라이터 리라스 Courtesy of KOZ

엄청난 히트였던 “IDOL”뿐만아니라 “夜に駆ける”, “たぶん”, “あの夢をなぞって” 등 K-팝아티스트들에게 사랑받은 요아소비의 이쿠라를 넘어, 이쿠타 리라의 이름으로 첫 앨범 Sketch를 발매한 것은 2023년 여름의 일이죠. 당시를 돌아 보면 어떤가요?

LILAS 2023년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했죠. 15살 때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후 '메이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싱어송라이터로서 제가 소중히 여겨온 ‘일상을 노래로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노래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원점을 처음으로 이쿠타 리라를 접하는 분들께도 전할 수 있는 앨범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025년 현재도 변함없이 제 자신의 삶 속에 있는 섬세한 마음의 움직임과 일기 같은 감정을 음악으로 계속 그려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컬리스트’로 알려져 온 모습에 더해,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한 명의 창작자로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일상과 마음의 안식처가 될 수 있는 솔로 활동을 앞으로도 소중히 이어가고 싶어요.

이처럼 자기 음악세계를 구축한 아티스트들 사이 뜻밖의 교류를 보는 것은 팬들에게도 즐거운 일입니다. 이런 협업은 아티스트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리라스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AKMU 수현, NewJeans 등 여러 K-팝 아티스트와 피처링 및 무대 위 협업 등 접점이 있기도 해요

ZICO 워낙 혼자 갇혀서 생각하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삶의 환경 자체도 비교적 폐쇄적이다 보니 제가 직접 눈으로 경험할 수 있는 범위가 다소 좁은 편이에요. 그러나 여러 뮤지션분들과 협업을 하면, 제 시선으로 그들의 세상을 관찰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자아를 경험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함께 작업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제 음악이나 가치관도 확장되고 발전해 나간다고 느낍니다.

LILAS 그동안 다양한 한국 아티스트 분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항상 협업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제가 더해짐으로써 새로운 매력이 태어나는 무대나 곡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곡 참여와 보컬 참여를 해왔는데요. 이번에는 두 사람이 함께 협업하여, 곡을 공동으로 제작하고 완성까지 함께 만들어 가는 프로젝트였던 만큼 음악을 만들어 가는 과정 그 자체가 매우 즐거웠어요. 지코 씨의 음악적 뿌리를 느끼면서 그 안에서 저다운 모습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어떤 화학 반응이 만들어질지를 의식하며 마주할 수 있었던 점이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뮤직비디오 촬영장에서 폴라로이드로 남긴 추억들 Courtesy of KOZ

이번 “DUET”은 다양한 언어가 자연스럽게 섞인 것도 인상 깊습니다. 지코는 올해 6월 m-flo와 함께한 싱글 EKO EKO를 통해 영어, 일본어, 한글로 이뤄진 곡을 선보인 바 있죠. 언어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은 표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ZICO 전 세계적으로 음악, 영상, 다양한 콘텐츠들이 하나로 묶이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언어와 환경이 달라도 같은 문화를 소비하는 순간 모두가 연결된다는 점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 속에서 ‘어떻게 하면 글로벌하면서도 재미있는 터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시도하게 됐습니다. 특히 해외 뮤지션들과 작업할 때는 독특한 영감을 많이 받아요. 지역마다 음악을 해석하는 방식과 작업 과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생겨나는 새로운 감각이죠.

LILAS 저 또한 각자의 언어와 배경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순수하게 즐거운 음악을 발신하고 그 즐거움이 국경을 넘어 음악으로서 자연스럽게 퍼져 나가는 것을 지향해요.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 음악 그 자체의 매력으로 사람들이 서로 이어지는 일을 앞으로도 소중히 해 나가고 싶습니다. 이번 "DUET" 역시, 어떤 장소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도 음악을 통해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테마를 바탕으로 탄생한 곡이기도 하고요.

뮤직비디오 촬영은 일본에서 이뤄졌어요. K-팝씬은 음악을 시각화하는 것에 굉장히 공을 많이 들이는데, 특별하다고 느낀 점이나 에피소드가 있었을까요? 

LILAS 지금까지의 활동에서는 싱어송라이터로서 노래와 그 배경에 있는 이야기를 영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댄스를 통해 이야기를 이어 가는 표현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인상적인 안무 속에서 직접 춤을 추며 표현하는 영상 촬영 역시 처음이었기에, 매우 자극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노래와는 또 다른 신체 표현을 통해 곡의 세계관과 마주할 수 있었던 점이,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졌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ZICO 뮤직비디오 전반부부터 후반부까지 일관되게 나오는 동작들이 있어요. 그 동작을 리라스님과 보조출연자 댄서분들과 함께 교차로에서 추는 장면이 있는데요. 다양한 앵글에서 여러 번 찍었어요. 처음에는 합이 잘 맞지 않았으나 여러 테이크를 거치면서 초면인 사람들이 모두 한팀으로 변하는 과정이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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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CO (지코), Lilas (YOASOBI’s ikura) ‘DUET’ Official MV 포인트 안무와 군무, 스토리가 곡 멜로디에 맞춰 펼쳐진다

리라스는 12월 10일 두 번째 솔로 앨범 Laughs 발매와 함께, 2026년 5월 첫 단독 내한 공연 소식도 전했습니다.올해 아이묭(あいみょん), 내년 2월 마츠다 세이코(松田聖子)의 콘서트가 확정됐지만 한국에서 솔로 공연을 하는 일본 여성 싱어송라이터는 많지 않아요. 단독 공연을 앞둔 마음은 어떤가요?  

LILAS 그동안 해외 활동을 의식하며 곡을 만들어 온 것은 아니에요. 일상 속 소소한 마음의 움직임들을 소중히 여기며 작업한 곡들이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들려지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기쁘게 느껴집니다. 그 분들의 일상에도 제 음악이 존재한다면 그건 정말로 행복한 일이니까요. 5월에 펼쳐질 한국 공연처럼, 언젠가는 그 음악을 직접 들고 여러 지역을 찾아가 만나 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코는 도쿄로 갑니다. 2월 7일 8년만의 도쿄 단독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죠. 퍼포머로서 어떤 것을 보여주고 싶나요?

ZICO 벌써 8년이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짧은 시간이 흐른 것처럼 느껴져요. 하지만 손꼽아 헤아려보니 그동안 현지 팬분들을 직접 찾아 뵙지 못한 시간이 정말 길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만남이 더욱 반가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열심히 준비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어요. 8년 동안 축적된 곡들, 그리고 그것을 그동안 직접 경험하지 못하셨던 분들께 그간 쌓아온 저의 이야기들을 최대한 밀도감 있게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두 사람 모두 일찍 예술 쪽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리라스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기타를 배웠고, 예술학부에 진학했죠. 하나의 길을 계속 걸어온  셈인데 음악이 나의 길이라는 확신은 언제 가졌을까요?

LILAS  노래하는 일은 항상 제게 자연스러운 것이었던 만큼, 철이 들 무렵부터 가수가 되는 것을 꿈꿔 왔습니다. 활동을 이어 가는 동안 고민이 늘 함께하긴 했어요. 특히 고등학생 시절에는 10대 안에 데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던 만큼, 그 마음이 좀처럼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나날 속에서 많은 갈등을 겪기도 했죠. 주변에 같은 꿈을 품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 나는 어떻게 하면 환경을 바꿀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10대 시절에 품었던 마음과, 순수하게 노래와 마주하고 싶다는 탐구심은 지금도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데 있어 중심이 되는 가치이자, 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도 한마디로 말하자면 ‘초심’을 잊지 않고, 음악을 정말로 사랑한다는 마음을 늘 가슴에 품은 채, 제가 만든 음악이 누군가에게 닿아 그 사람의 일상에 조금이나마 색채를 더해 줄 수 있다면 기쁘겠다고 생각합니다.

지코는 10대 시절부터 음악과 미술에 관심을 갖고 래퍼로 활동하다가 2011년 K-팝 보이그룹으로 데뷔해 '자체 프로듀싱 아이돌’의 시초를 열었어요. 이후 성공적인 솔로 데뷔, 힙합문화와 K-팝의 접목시키며 챌린지 문화를 만들고, 스스로 레이블 KOZ를 설립하고 BOYNEXTDOOR를 프로듀싱하기까지. 한국 음악씬에 굉장히 깊고 독보적인 방식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성취한 것 중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무엇인가요?

ZICO 지금까지 이뤄온 것들에 대해 ‘자랑스럽다’기보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해왔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아요.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게 자칫 스스로를 드높이는 표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언젠가 정말로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느낄 수 있는 지점에 닿을 때까지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올해 운동을 시작한 것은 스스로 칭찬해줄 만한 것 같아요(웃음). 스스로 돌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건강 관리를 드디어 시작했으니까요. 

힙합과 K- 팝, 트렌디한 두 음악씬 사이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지코

두 사람이 함께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어떤 반응을 들으면 가장 기쁠 것 같나요?

LILAS 두 사람만의 화학 반응을 즐겨 주시고, 이 곡이 지닌 팝적이고 즐거운 매력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ZICO  모든 미사여구를 제외하고 ‘노래 정말 좋다’ 라는 이야기만 들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