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든 것을 쏟아낸 사흘, 트레저의 서울 라스트 나잇

2025.10.14 | by Kwon Saebom

뜨겁게 터지고, 진심으로 남았다. ‘PULSE ON’ 투어의 서막을 연 서울 공연 리뷰.

Courtesy of YG Entertainment

“콘서트는 무조건 올콘이 진리.” 아이돌 팬이라면 모두가 한 번쯤 마음속에 새겨놓은 문장일 것이다. 첫날은 예상치 못한 감동을, 둘째 날은 그 감동을 곱씹는 즐거움을, 마지막 날은 여유가 깃든 완성에 가까운 무대를 볼 수 있기 때문. 특히 반년 넘게 이어질 해외 투어를 앞둔 자리라면? 의미는 더더욱 각별해진다.

그런 맥락에서 10월 11일부터 3일간 열린 트레저(TREASURE)의  [PULSE ON] 서울 콘서트는 팬들에게 유독 오래 기억될, 그리고 트레저에게는 대단한 각오로 준비한 무대였다. 내년 6월까지 이어지는 투어의 서막으로, 잠시간 떨어져 있을 한국 팬들과 온 마음을 다해 인사를 나눈 자리였기 때문! 그만큼 트레저는 세트리스트·편곡·VCR 등 공연 제작 전반에 직접 참여하며,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고자 했다.

그 화려한 피날레가 열린 마지막 날 밤, 빌보드코리아가 그 현장을 찾았다. ‘공연형 아이돌’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완벽한 칼군무, 온몸을 던진 열정, 그리고 무대 위 진심은 기본. 이날 처음 트레저 콘서트를 직관한 에디터가 이번 콘서트에서 유독 특별하게 다가왔던 점을 정리해 봤다.

서울 KSPO DOME에서 포문을 연 이번 투어는 내년 6월까지 이어진다. 도쿄를 시작으로 아이치, 후쿠오카, 카나가와, 오사카, 마카오, 타이베이, 마닐라, 자카르타, 싱가포르, 홍콩, 방콕, 쿠알라룸푸르가 예정되어 있다

처음부터 달린다

돔을 가득 메운 ‘트라이브’ 응원봉의 푸른 빛 사이로, 강렬한 붉은 조명과 함께 등장한 트레저. 시작부터 “음 (MMM)”과 함께 관객을 단숨에 일으켜 세우며 폭발적인 함성을 끌어냈다. “킹콩(KingKong)”, “보나보나(Bona Bona)”, “BOY”, “직진(JIKJIN)”까지 달리며 엄청난 에너지를 보여줬다. 중간의 밴드 편성도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첫콘과 둘째날에는 앵콜 셋리스트에 빠져있던 “음 (MMM)”이 앵앵콜곡으로 다시금 등장해 시작할 때의 그 열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다양한 매력을 압축해 보여준 유닛 무대. 한층 성숙해진 트레저의 유닛 T5(지훈·준규·윤재혁·도영·소정환)의 “MOVE”에 이어, 아사히와 하루토의 유닛곡 “고마워(THANK YOU)”’, 그리고 요시·현석·하루토가 함께한 랩 유닛 “VolKno”까지! 트레저가 가진 폭넓은 스펙트럼이 이 짧은 구간에 응축됐다.

글로벌 팬과의 실시간 교감

무대 사이 이어진 멤버들의 토크 세션에서는 모든 대사가 실시간 영어 자막으로 송출됐다. 해외 팬 비중이 유독 높은 트레저답게, 다양한 국적의 관객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하나의 무대를 공유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덕분. 언어의 벽을 허문 ‘글로벌 콘서트’로 거듭나고자 한 섬세함이 인상 깊었다.

Courtesy of YG Entertainment

트레저는 뭐든 잘 해요

강렬한 힙합은 물론, 이날은 청량한 매력부터 탄탄한 보컬이 이끄는 감성적인 발라드까지! 트레저가 이토록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팀이라는 걸 증명하는 자리였다. “PARADISE”, “EVERYTHING”와 같은 청량한 신곡 무대가 이어지며, 토롯코 위에서 펼쳐진 “EVERYDAY”에서는 화려한 안무 없이도 이들이 얼마나 깊은 감정을 전할 수 있는 팀인지를 보여주었다. 래퍼 라인만큼이나, 메인 보컬 정우의 목소리를 비롯하여 탄탄한 보컬 라인이 더욱 빛났던 순간.

숨 쉴 틈 없는 밴드셋

가수가 무대를 내려가면, 일반적으로 함께 멈추는 밴드들의 연주와 달리 트레저의 공연에서 음악은 멈추지 않았다. 멤버들이 무대를 잠시 비워 정돈하는 순간에도 밴드셋의 연주는 계속 이어진 것. 공연 전체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듯한 완성도 높은 구성을 갖춘 덕분에 관객은 약 3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단 한 순간도 호흡이 끊기는 느낌 없이 몰입할 수 있었다.

자신감에서 비롯된 파트 체인지

이날 이어진 짧은 토크 세션에서는 정우, 지훈, 준규, 아사히를 비롯한 보컬 라인 멤버들이 직접 튠 마이크를 들고 래핑에 도전했다. 본인 파트가 아님에도, 특히 보컬이 랩을 시도하는 상황에서도 망설임 없이 비트를 타며 자연스럽게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포지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순간들은, 각 멤버들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무대 위에서 얼마나 자신감 있게 서 있는 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팬들을 무대의 주인공으로!

‘트메’ 댄스챌린지가 추가된 둘째날과 셋째날! 스크린 왼편에는 트레저의 퍼포먼스 영상이, 오른편에는 객석을 비춘 라이브 카메라가 나란히 떠 팬들의 열기를 실시간으로 담았다. 관객들은 안무를 완벽히 숙지한 채 당당히 춤을 선보였다. 평균 연령 20대 초·중반의 팬들이 만들어낸 현장의 에너지. ‘팬은 가수를 닮는다’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꼭 모두가 일어서지 않더라도 흥에 따라 서서 관람하는 이도 목격되는 점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보내주기 싫은 팬들, 이에 화답하는 무한 앵콜

셋리스트를 유동적으로 바꾸는 것으로 유명한 트레저. 그래서 더더욱 ‘ 막콘을 무조건 가야한다는’ 그간의 데이터를 증명하듯 이번 콘서트 역시 마지막 날, 더더욱 꽉 채운 앵콜 셋리스트로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첫날에는 리믹스 포함 10곡, 둘째 날에는 “CLAP”이 추가됐고, 마지막 날에는 “PARADISE”, ”MMM”, “I WANT YOUR LOVE”의 하이라이트 구간이 더해지며 장장 2시간 50분가량의 공연이 비로소 마무리되었다.

Courtesy of YG Entertainment

이날 약 2시간 50분 동안 이어진 공연은, 팬들에게 건네는 하나의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현석이 무대 위에서 털어놓은 솔직한 성찰, 그리고 도영이 전한 “떠나 있는 동안 잊지 말아달라”는 진심 어린 말. 멤버들 각자의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같았다. 바로 다시 만날 그날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전력으로 달려가겠다는 다짐이자, 트메에게 건네는 약속 또는 멤버들 각자 스스로 되새기는 결심이었다. 

이곳에서 팬들과 나눈 3일간의 열기와 약속을 마음에 새기고, 트레저는 세계 곳곳으로 향한다. 도쿄에서, 또 세계 각지의 무대에서 이 열기를 이어갈 것이다.  ‘PULSE ON’이라는 이름처럼—서울에서 시작된 그들의 행보는 멈추지 않는다

Courtesy of YG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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