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케데헌 그리고 캣츠아이가 그래미 후보에 오르자 미국 언론이 내놓은 반응
2025.11.10
전 세계 대중음악 시상식의 정점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서 K팝이 사상 처음으로 주요 본상(General Fields) 부문에 진입했다. 1959년 출범된 이래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와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 ‘베스트 신인(Best New Artist)’ 등으로 이어지는 그래미 핵심 라인업에 K팝 아티스트가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
7일(현지 시각), 그래미를 주관하는 전미 레코딩 예술과학 아카데미(Recording Academy) 가 발표한 제68회 시상식 후보 명단에는 블랙핑크 로제(ROSÉ),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OST “Golden”, 그리고 하이브(HYBE)와 게펜 레코즈(Geffen Records)가 손잡고 선보인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가 나란히 포함됐다.
로제는 브루노 마스(Bruno Mars)와 함께한 싱글 “APT.”로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를 포함해 총 세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케이팝 솔로 뮤지션 역사상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른 아티스트이자, 최초로 제너럴 필즈 후보에 오른 아티스트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Golden”은 ‘올해의 노래’를 비롯해 무려 다섯 개 부문에서 지명됐다. 캣츠아이는 ‘베스트 신인’(Best New Artist) 후보로 오르며, K팝 시스템으로 양성된 현지화 그룹이 그래미 본상 무대에 오른 첫 사례가 됐다.
그동안 그래미는 상업적 성과보다 음악적 완성도와 예술성을 중시하는 시상식으로, 그 보수적인 심사 기준 탓에 그동안 K팝은 주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장르 부문에 국한되어 왔다. 2019년 방탄소년단(BTS)이 시상자로 참석하며 첫 발을 내딛은 이후, 세 차례 연속 후보에 올랐지만 본상 진입은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 만큼 올해의 후보 발표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상징성을 갖는다.
로제의 ‘아파트’는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Hot 100에서 최고 3위를 기록하며 45주간 머무는 신기록을 세웠고, ‘골든’은 8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K팝 곡으로서는 전례 없는 성과를 이뤄냈다. 두 곡 모두 영어 가사 중심의 팝 작법을 따르면서도, K팝 특유의 감수성과 창작 인프라가 녹아 있다는 점에서 “이제 K팝이 팝 음악 그 자체로 평가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번 후보 발표 이후, 미국의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그래미가 마침내 K팝을 진정한 팝의 한 축으로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수년간 ‘팬덤 중심 장르’로 치부되던 K팝이 이제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메인스트림 팝’으로 자리 잡았다는 해석이다.
아래에서 주요 외신들의 논평을 통해, 그래미 속 K팝의 위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짚어본다.
“K-pop has been historically ignored when it comes to the Grammys. Despite being a global phenomenon for the past decade, the genre has been upsettingly underrepresented at music’s biggest night. Only one name from the field, BTS, has earned any recognition. That is, until this year. For the first time ever, solo musicians who are typically associated with K-pop have scored nominations — and impressively, two have done so at the same time.”
“그래미 시상식에서 K팝은 오랫동안 철저히 외면받아왔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적인 음악 현상으로 자리 잡았지만, ‘음악계 최고의 밤’이라 불리는 그래미 무대에서 K팝은 여전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그동안 이 분야에서 그래미의 인정을 받은 이름은 오직 BTS뿐이었다. 하지만 올해, 그 역사가 바뀌었다. K팝을 대표하는 두 명의 솔로 아티스트가 동시에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Apt.’ and ‘Golden’ Are Historic, But Unsurprising Nominees. While the nominations for ‘Apt.’ and ‘Golden’ are historic, they are far from surprising. Those two songs were among the most successful of the recent eligibility period. ‘Apt.’ peaked at No. 3 on the Hot 100, while ‘Golden’ only recently stepped away from No. 1 to make room for Taylor Swift’s The Fate of Ophelia… but the KPop Demon Hunters smash has already found its way back to the summit on Billboard’s global rankings, where it stands as one of the longest-running champions ever.”
“‘APT.’와 ‘Golden’의 후보 지명은 분명 역사적이지만, 결코 놀라운 일은 아니다. 두 곡은 최근 그래미 후보 자격 기간 동안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곡들 중 하나였다. ‘APT.’는 빌보드 Hot 100에서 최고 3위를 기록했고, ‘Golden’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The Fate of Ophelia’에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해당곡은 다시 글로벌 차트 정상을 탈환했으며, 그래미 역사상 가장 오래 정상에 머문 곡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K-pop reaches its biggest Grammy moment yet, with multiple acts scoring nominations in major categories and signaling the genre’s acceptance as mainstream pop music. The shift marks a turning point where Grammy voters are judging K-pop on artistic merit rather than treating it primarily as a fandom-driven phenomenon.”
“케이팝은 그래미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이했다. 여러 아티스트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며, 이 장르가 이제 ‘메인스트림 팝 음악’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번 변화는 그래미가 케이팝을 ‘팬덤 중심의 현상’이 아닌, 음악적 완성도와 예술성으로 평가하기 시작한 전환점을 의미한다.”
“Ever since the ascent of BTS, the Grammys have been K-pop-curious, but not typically in its marquee categories. This year marks a notable change — several acts with roots in K-pop have major-category nominations, which suggests the Academy has embraced the genre as a staple part of pop music.”
“BTS의 성공 이후 그래미는 케이팝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지만, 그 관심이 주요 부문까지 이어진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케이팝 기반의 여러 아티스트들이 그래미 본상 부문 후보로 지명되며, 레코딩 아카데미가 케이팝을 이제 팝 음악의 한 축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While Grammy voters have often looked upon K-pop as a fandom phenomenon more than a musical one, this year’s class suggests the genre has been taken on its own terms like any piece of pop, which can only bode well for its future at the Academy.”
“그래미 심사위원들은 그동안 케이팝을 음악 장르보다는 팬덤 문화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하지만 올해의 후보 지명은 그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케이팝은 다른 팝 음악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그래미에서 케이팝의 미래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다.”
“It's no secret that the South Korean music category hasn't been taken seriously by the Recording Academy in the past. Last year, fans had hoped that solo artists Jung Kook, RM, and Jimin would be recognized, but they were ignored. The three singers were all prior Grammy nominees as members BTS. Until today, BTS was the only K-pop contender to ever be recognized for music's biggest honor.”
“과거 레코딩 아카데미가 한국 음악 부문을 진지하게 평가하지 않았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지난해 팬들은 정국, RM, 지민 등 솔로 아티스트들이 후보로 지명되길 기대했지만, 결국 외면당했다.이 세 명은 모두 BTS 멤버로서 이전에 그래미 후보에 오른 적이 있었지만, 오늘 이전까지 그래미의 가장 큰 영예를 경험한 케이팝 아티스트는 BTS가 유일했다.”
“The final bid for the KPop Demon Hunters movie is under Best Compilation Soundtrack for Visual Media. While the category is attributed to ‘Various Artists,’ it's still undoubtedly a win for the K-pop genre considering how many South Korean artists helped make that soundtrack the success that it is today. For Song of the Year, there are actually two K-pop tunes among the eight nominees, a new record.”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영화는 ‘최우수 시각미디어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Best Compilation Soundtrack for Visual Media)’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부문은 ‘Various Artists(다수의 아티스트)’ 명의로 등록되어 있지만, 이 사운드트랙의 성공을 이끌어낸 수많은 한국 아티스트들의 참여를 고려할 때, 이번 결과는 명백히 케이팝 장르의 승리로 볼 수 있다.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부문에는 무려 여덟 곡 중 두 곡이 케이팝 노래로 선정되며, 그래미 역사상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