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DEADLINE’이 보여준 순위 그 이상의 가치
2026.03.13 | by 이세빈 l sebin@billboard.co.kr
그룹 블랙핑크의 미니 3집 ‘DEADLINE’이 미국 빌보드 Billboard 200 8위로 데뷔했다.
미국 빌보드가 지난 11일 공개한 Billboard 200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미니 3집 ‘DEADLINE’이 5만 2000장에 해당하는 앨범 유닛(Album Units)을 기록해 3월 14일 자 Billboard 200 8위로 진입했다.
‘DEADLINE’이 8위에 오르며 블랙핑크의 여전한 글로벌 위상을 입증했으나, 지난 2022년 9월 발매된 정규 2집 ‘BORN PINK’가 1위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7계단 하락한 수치다. 그러나 단순히 순위만으로 ‘DEADLINE’의 성패를 논하기에는 데이터에 내포된 실질적인 의미가 다르다. ‘BORN PINK’와 ‘DEADLINE’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을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수치는 앨범 유닛이다. ‘BORN PINK’는 10만 2000장에 해당하는 앨범 유닛을 기록해 K-팝 걸그룹 최초로 Billboard 200 1위에 올랐다. 반면 ‘DEADLINE’은 5만 2000장으로 ‘BORN PINK’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차이의 원인은 앨범의 규격에 있다. ‘BORN PINK’는 8곡이 수록된 정규 앨범이지만 ‘DEADLINE’은 5곡이 수록된 미니 앨범이다. Billboard 200은 수록곡의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SEA)해 합산한다. 유료 서비스냐 무료 서비스냐에 따라 가중치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수록곡 수가 많을수록 합산 횟수가 유리해지는 구조다. 따라서 수록곡 수가 적은 ‘DEADLINE’은 누적 스트리밍 수치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블랙핑크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팬덤의 패턴 변화는 뚜렷하다. ‘BORN PINK’는 10만 2000장에 해당하는 앨범 유닛 중 앨범 판매량이 7만 5500장을 차지하며 약 74%의 비중을 기록한 반면, ‘DEADLINE’은 5만 2000장에 해당하는 앨범 유닛 중 앨범 판매량이 4만 1000장을 차지하며 약 78.8%의 비중을 기록했다. 전체적인 흥행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음에도 전체 성적에서 앨범 판매량이 기여하는 몫은 오히려 약 4.8% 높아진 것이다.
이는 스트리밍 위주의 소비층보다 직접 지갑을 열어 앨범을 소장하려는 코어 팬덤의 충성도가 차트 경쟁력의 핵심 동력으로 견고하게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약 3년 5개월의 공백기 동안 멤버들이 솔로 활동으로 팬덤을 확장한 결과가 완전체의 강력한 구매력으로 결집된 셈이다.
결국 ‘DEADLINE’이 남긴 데이터는 순위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숫자로 기록되는 순위보다 더 단단해진 내실을 확인시킨 ‘DEADLINE’은 그룹과 개인의 브랜드 가치가 완벽히 시너지를 이루며 구축한 블랙핑크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다시 한번 공고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