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공연은 제가 가진 뿌리예요”  무대에서 얻은 성장을 바탕으로 또다시 나아가는 정세운

2025.12.07 | by Billboard Korea

무대에서 얻은 성장을 바탕으로 또 다시 한발짝 나아가고 있는 뮤지션. 공연에 앞서 그와 나눈 대화에서 확인한 정세운이라는 가수의 확고한 오늘과 무한한 미래.

빌보드코리아와 듑벨이 함께 재능 있는 뮤지션을 서포트하는 ‘Billboard on YOU'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일단, 빌보드코리아와 듑벨 모두 저를 눈 여겨봐 줘서 감사합니다.(웃음) 아무래도 활동하면서 이렇게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는 순간이 앞으로 음악하는데 있어 여러모로 큰 힘이 되어주거든요. 그런 마음에서 오늘 무대도 정말 기분 좋은 마음으로 현장에 왔고, 함께한 분들께 즐거운 기억을 남기기 위해 준비도 단단히 했습니다.

"lake"에서 시작해 "Garden", "Colors", "숨은 그림 찾기", "Don’t know", 마지막 곡 "Perfectly"까지. 여섯 곡을 라이브로 선보였어요. 이 세트리스트를 어떤 흐름으로 준비했나요?

세트리스트를 짤 때 늘 장소성을 많이 고려하는 편이에요. 오늘 공연이 펼쳐진 백화점이라는 공간은 조금 소란스럽고, 조용하지 않은 공간이란 말이죠. 그런 만큼 차분하게 몰입해서 들어야 하는 곡들보다는, 관객분들이 리듬을 타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곡들 위주로 골라봤습니다.

통기타 하나로 오늘 이 공연을 꾸린다는 걸 전달받았을 때. 꽤 과감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통기타를 활용해서 다양한 사운드적 실험하는데 한참 재미를 느끼고 있거든요. 오늘도 멀티 이펙터를 가지고 왔는데, 이 장비와 통기타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소리를 관객분들도 흥미롭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무대가 작은 편인 만큼 밴드 셋으로 오기에는 규모로도 맞지 않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가사에 집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통기타로 무대를 채우기로 했죠.

오늘 공연은 콘서트홀처럼 통제가 잘 된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한가운데서 이뤄지잖아요. 공연장으로는 낯선 이런 환경에 대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할 예정인가요.

이런 무대는 또 그 나름의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제 공연만 보러 오신 분들뿐 아니라 쇼핑하거나 식사하러 백화점에 온 분들이 무심코 지나가다 제 노래를 마주칠 수 있잖아요. 그런 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주실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만약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지 못했다면, ‘내가 뭘 더 해볼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해볼 수 있겠죠. 그런 점에서 오늘 공연이 기대도 되고요.

올해 Colors 앨범 활동을 통하여 떡볶이 가게나 클라이밍장처럼 일반적으로 공연을 하지 않는 공간에서 라이브를 여러 번 했잖아요. 그 경험은 자신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나요?

일단 저는 언제 어디서든 노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음향 시스템이나 무대가 완벽하게 갖춰진 공간에서 잘 해내는 건, 가수라는 직업을 가진 만큼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오히려 조금 열악한 조건일 때, 그 공간에 맞춰 무대를 잘 소화하고 나면 실력이 훅 늘거나 음악적인 시야도 확실히 넓어지는 느낌 마저 받아요. 그런 점에서 모두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정세운에게, 라이브 공연이란? 

노래는 타깃이 분명하잖아요? 화면 안이든 밖이든, 오프라인 공연이든 누군가와 소통하는 활동이죠. 그런 면에서 공연은 정세운이라는 뮤지션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뿌리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계속 음악하면서 제가 가장 재밌다고 여겨야 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만약 어느 날 무대에 서는 것이 더이상 즐겁지 않다면 그건 저에게 굉장히 큰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할 정도로요. 그걸 자각하게 만드는 점에서 무대와 라이브, 공연은 저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입니다.

올 5월 발매한 Brut 앨범과 4개월 후 발매한 Colors 사이. 정세운이라는 뮤지션이 내린 음악적 고민과 결론이 궁금한데요.

그 고민과 결론에 대한 답은 모두 앨범으로 이야기하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그래도 말로 표현해 보자면 하고 싶은 것들, 제 취향이 더욱 명확해졌다는 거겠죠. 또 정세운만이 낼 수 있는 음악적 색에 대한 고민. 그 연장선에서 사운드적 연구도 이어가고 있고요. Brut에서 한번 무채색으로 비웠다면 이제 Colors 안에서 다시 채워가는 과정. 그 채운다는 건 단순히 색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질감, 표현 방식, 여러 요소를 더해가는 과정을 의미해요.

그런 점에서 "Colors"라는 곡의 가사, 이를 테면 ‘외면했었어 내가 너를 떠난 것도’ ‘이젠 널 놓지 않아’ 등의 가사가 마치 색을 버리고 무채색으로 새롭게 시작한 과거의 세운에게 던지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렇게 봐도 무방할 것 같은데요?(웃음) 실제로 제가 의도한 건 아닐지라도 노래는 결국 받아들이는 사람의 것이니까요. 과거의 나라고 본다 해도, 제가 의도했던 큰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은 해석 같아요.  

12월을 앞두고 펼쳐진 오늘 공연에서 "Last Chritsma"를 선물처럼 골랐어요. 수많은 캐럴 중에 그 곡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그간 꽤 다양한 캐럴을 부른 편이거든요. 곡에 담긴 추억에 따로 있다기 보다는. 이 곡이 가진 힘과 에너지가 저한테 유독 와닿았던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가 왔다!고 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멜로디가 바로 "Last christmas"이기도 하고요.  

정세운에게 겨울하면 떠오르는 낭만이 있다면요?

진짜 낭만으로 남겨두고 싶은 것이긴 한데요.(웃음) 오지 캠핑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거든요. 눈이 엄청나게 쌓인 오지에 가방 하나 툭 메고 가서 텐트 하나 치고 자는 것. 그런 낭만이 떠오르더라고요. 물론 한 번도 실행해본 적은 없습니다. 실행해버리면, 더는 낭만이 아니니까요!

올 한 해 두 장의 앨범을 내고 바쁘게 여러 무대 위에 오르면서, 스스로 어떤 변화나 감각을 느끼고 있나요?

음악적인 면에서는 올해 아쉬움이 많이 해소되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 제 색이 더 구체화되고, 그 위에 뾰족한 질감이 세워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시야가 넓어질수록 부족한 점도 계속 보이더라고요. 노래를 잘하는 건 이제 그냥 기본이고, 그 외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 거죠. 예전에는 ‘틀리지 말고 노래해야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무대가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제스처나 무대 매너 같은 표현 방식도 더 고민하게 되고요. 어떻게 하면 더 임팩트를 줄 수 있을까. 그런 고민 속에서 또다시 성장하는 거겠죠.

벌써 한 해의 끝자락인데요. 2025년의 마지막 달, 12월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또 어떻게 내년을 준비하고 싶나요?

시야가 넓어지니까 해야 할 일도, 채워야 할 것도 계속 보이더라고요. 그걸 하나씩 채워나가면 또 얼마나 재밌어질까, 동시에 그 과정에서 어떤 부족함을 새롭게 발견하게 될까를 상상하면 마음이 정말 설레요. 그래서 이번 겨울은 한 번 대대적으로 재정비하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게 정말 많거든요. 내년 공연, 콘서트, 앨범 준비까지 떠올리면 벌써 두근거려요.

어쩐지 조금 부러운걸요? 여전히 가슴이 뛸 일이 이어진다는 게요.

저는 정말 음악을 오래 하고 싶거든요. 계속 활동하면서 또 다른 걸 알아가고 다시 저를 채워갈 수 있다는 걸 생각에 점점 더 즐거워져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세운에게 빌보드란?

어떤 도전의 성지. 모든 음악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꾸잖아요? 빌보드 차트에 올라와 있는 내 음악을 보는 것. 그래서 언젠가는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매개체입니다.(웃음)

Credits

Editor 권새봄
Fashion Editor 신영

Photographer 조수민

Hair 김령
Make-up 수진
Stylist TIKITAKA OFFICIAL

Special Thanks to @dubbel_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