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사랑의 잔해까지도 노래할 수 있게 된, 미연의 새로운 장

2025.11.15 | by Billboard Korea

3년 2개월의 시간 끝에서 피어난 아이들(i-dle) 미연(MIYEON)의 음악 서사. 사랑의 다채로운 온도 속에 무너지고, 끝내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목소리. 두 번째 미니 앨범 'MY, Lover' 발매를 앞뒀던 그녀와 빌보드코리아가 만났다.

CHIN SO YEON

첫 번째 미니앨범 ‘MY’ 이후 약 3년 2개월 만이다. 아이들 활동과 솔로 활동을 오가며 쌓아온 경험치를 바탕으로 더욱 단단해진 미연이 다시금 솔로 활동을 개시한다. 앨범명 역시 'MY'에서, 'MY, Lover'로. 그 시간 동안 그녀의 세계관 역시 한 개인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는 이야기로 확장되었다. 동시에 이 앨범은 미연이라는 보컬리스트의 재발견이기도 하다. “Reno (Feat. Colde)”에서 들려준 서늘하고 허스키한 목소리를 지나, 힘을 빼고 담담히 노래한 타이틀곡 “Say My Name”, 그리고 다시 미연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밝은 에너지를 가득 느낄 수 있는 “Show”까지. 'MY, Lover'를 듣는다면 탄탄한 고음 외에도 미연이 얼마나 다양한 감정을 노래할 수 있는 보컬리스트인지 새삼스레 알게 될 것.

이처럼 서사적으로나 보컬적으로나 단단한 앨범이 완성될 수 있었던 건, 그녀가 여전히 음악 안에서 배움과 긴장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데뷔 7년 차가 되면 그저 안정적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시간이 흐를 수록 더더욱 매 순간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동시에 음악을 오래 이어가고 싶다는 그녀는 그러기 위해서는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 얼마나 가수에게 중요한 지를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물이 바로 이번 앨범에 담겨 있다. 수록곡 중 가장 과감한 시도를 담은 “Reno (Feat. Colde)”를 첫 트랙으로 배치한 것만 보아도 그 각오가 얼마나 결연했는지가 느껴진다.

동시에 미연은 무대 아래에서는 치열하게, 무대 위에서는 누구보다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아이돌’로서의 본분도 잊지 않는다. 촬영이 끝나고 며칠 뒤 이어진 쇼케이스에서 다시 만난 미연이 인터뷰에서 털어놓던 고민과 별개로, 티 없이 밝은 미소로 팬들을 향해 웃었을 때. 왜 팬들이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를 자연스럽게 짐작하게 되었다.

이처럼 데뷔 7년 차에도 여전히 음악 앞에서는 가장 치열하고, 동시에 팬들에게는 누구보다 따뜻한 미소로 마주하는 사람. 미연과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실버 튜브톱 미니 드레스 HANNAH SHIN

첫 앨범과 약 3년 2개월 가량의 텀을 두고 발매한 솔로 앨범입니다. 어떤 점에 집중하며 준비했나요?

음악적으로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마음이 유독 강했어요. 동시에 홀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과 긴장도 분명 있었고요. 아이들 안에서는 정말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해 왔지만, 솔로로서는 또 다른 차원의 도전이니깐요. 다만 그룹 활동을 통해 그런 부분이 꽤 단련되면서 이번 활동에서도 많은 용기를 얻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컨셉 포토가 꽤 인상적이더라고요. 미연 특유의 미모는 여전하지만(웃음), 앞서 발표한 “Sky Walking”이 전형적인 아름다움에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달팽이를 얹고 있는 사진이라든지, 그 속 에서도 독특한 지점을 찾고자 한 것 같았죠.

사랑을 하다 보면 달콤하고 행복한 순간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파멸적이고 때론 우울한 감정도 분명 찾아오니깐요. 그런 입체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고민이 자연스럽게 비주얼에도 반영된 것 같아요. 달팽이는 회사에서 “얼굴에 올려도 괜찮겠냐”고 물어봤을 때, “사진이 잘 나오면 해보고 싶다!”라고 했고, 막상 실물을 보니 전혀 징그럽지 않고 오히려 예쁘게 느껴져서 어렵지 않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웃음)

곡 선정 기준도 궁금합니다. 사랑이라는 주제를 미리 정해둔 게 아니라, 퍼즐 맞추듯 곡들을 먼저 모아갔다고요.

본능적으로 “노래하고 싶다”라고 느껴지는 곡들로 골랐던 것 같아요. 동시에 아이들이라는 팀에게도 어울릴 수 있는 곡들이고요. 다만 홀로 가창을 이어가야 하다보니, 감정선을 어떻게 하면 잘 끌고 갈 수 있을지를 차근차근 고민해갔어요.

첫 미니 앨범 타이틀이 ‘MY’였다면, 이번에는 'MY, Lover'로 주제가 확정되었습니다. 사랑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감정선이 어떻게 흐르는지 설명해 준다면요.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도, 그 관계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정말 시시각각 변하잖아요. 어느 날은 너무 싫다가도, 어느 날은 마음이 넘치도록 좋고. 그런 입체적인 감정을 담고 싶었어요. 그 안에서 느껴지는 파멸적인 사랑, 이별, 그리움까지. 주사위의 각 면처럼 사랑 역시 다양한 면면을 음악 안에 담아내고 싶었죠.

콜드의 피처링으로 더더욱 특별해진 선공개곡, “Reno”. 허스키하면서도 중독적이고, 동시에 서늘하기도 한 미연의 보컬과 콜드의 목소리가 합쳐져 굉장히 신선한 주는 곡인데요. 두 목소리가 합쳐졌을 때 본인이 받은 느낌이 궁금해요.

아무래도 이 곡이 미연으로서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장르였기 때문에, 녹음할 때 가장 긴장을 정말 많이 한 곡이기도 해요. 잘 만들어내고 싶다는 욕심도 컸던 만큼, 더 많이 연습하고 녹음 당시에도 여러 버전으로 불러보려 했고요. 또 이 곡은 제 파트를 먼저 녹음한 터라 피처링 파트가 한동안 비어져 있었거든요.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이 곡이 어떻게 완성될지 상상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죠. 그런데 콜드 님의 보컬이 얹어진 버전을 받았을 때, ‘아, 이거다’ 싶은 느낌이 들 만큼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웃음) 이 곡으로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고요.

익숙하지 않은 시도를 벌인다는 게 조금 두렵지는 않았나요?

걱정도 분명 됐죠. 특히 “Reno”는 워낙 노래 자체가 그동안 보여준 미연의 이미지와 거리가 있는 터라, 이 곡을 처음 앨범에 넣겠다 말했을 때는 회사에서도 반대할 줄 알았어요. 첫 솔로 앨범 타이틀곡인 “Drive”는 회사에서 굉장히 좋아했던 곡이라. 그런 곡을 원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모두 이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여줘서 무척 안심했습니다. 다만 이 완성품을 세상에 보여주는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고민도 커져갔어요. 하지만 저는 정말 음악을 오래 하고 싶거든요? 분명 그럴 거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음악적으로 스펙트럼을 넓히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걸음 내딛는 게 어렵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이별을 주제로 한 타이틀곡을 고르게 된 연유도 궁금한데요.

대중들이 기억하는 제 밝은 이미지가 있다 보니, “Say My Name”처럼 이별 노래를 타이틀로 선택할 거라고는 예상 못 하셨을 거예요. 밝은 에너지를 가진 곡들은 많이 보여드렸으니, 이제는 감정의 깊이까지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도전이었습니다.

타이틀곡 “Say My Name”을 잘 감상하는 팁이 있다면요?

이별 노래이긴 하지만, 그 상황에만 깊게 잠겨서 너무 슬퍼하거나 아픔을 홀로 끌어안는 느낌의 곡은 아니에요. 오히려 “이별했구나, 잘 지내”라고 말하는 듯한 쿨한 느낌에 가깝죠. 부를 때도 ‘이별 노래니까 더 처연하게 불러야 한다’고 일부러 의식하지 않으려 했고요. 뮤직비디오 역시 그런 결로 촬영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주목해서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보컬적인 측면으로도 타이틀곡에서 새로운 미연의 모습을 보게 된 것 같아요.

아이들 메인 보컬로서 그동안 고음을 많이 소화하고, 소리를 꽉 채우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면, 이번에는 조금 힘을 빼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보컬을 보여드리려 했어요. 그러다 보니 완곡했는데도 다 부른 느낌이 나지 않아서 어쩐지 어색한 기분도 들었고요(웃음) “고음을 질러야 한다” 하는 생각 때문에요. 과거 어느 시기에는 그 지점을 유독 의식한 적도 분명 있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욕심을 덜어놓고, 그만큼 고음보다는 디테일에 신경 쓰면서, 한 글자 한 글자 고민하며 부르려 했습니다. 

첫 번째 솔로 앨범에는 한곡을, 이번 앨범에서 무려 두 곡의 작사에 참여를 했습니다. 특히 세 번째 트랙인 “F.F.LY”는 처음으로 오직 음악이 주는 본능적인 느낌에 의지해 가사를 썼다고요.

사랑이라는 감정이 굉장히 본능적이잖아요. 그래서 짜여진 마음으로 임하면 오히려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F.F.LY” 곡 데모를 처음 받았을 때 어쩐지 여름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음악이 흘러갈수록 점점 겨울에 가까워지는 느낌. 사랑에 빠지게 된 가장 설레는 시기인 봄은 없는 거예요. 이별에 이미 가까워진 시기부터 돌입한 것처럼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슬픈 감정도 가사에 녹이게 됐어요. 가사를 먼저 쓰기보다는, 음악에 맞춰 작사를 하다 보니 녹음할 때도 훨씬 감정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찾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트랙 “Show”가 인상적이었어요. 관계로 인한 파멸을 이야기하는 “Reno”에서 시작해, 오히려 홀로여도 완전한 서사로 마무리되는 구성이 남다르게 다가왔거든요.

아무래도 타이틀곡이 이별을 이야기하다 보니, 주변으로 우울이 전염되는 느낌이 있었는데요.(웃음) 그래서 더더욱 어딘가 분위기를 환기시켜 줄 곡이 필요했죠. “사랑이 꼭 이렇게만 끝나는 건 아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으니깐요. 그런 의미에서 “Show”는 앨범에 꼭 있어야 하는 곡이었어요. 

우기로 시작해 미연으로 문을 닫은 2025년 아이들의 솔로 컴백. 준비 과정에서 멤버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나요?

앨범이 완성에 가까워질 때까지는 멤버들에게 아무 조언도 못 얻겠더라고요. 준비가 어디까지 되어 가는지조차도요. 솔로 활동은 특히 스스로가 제일 정답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동시에 앞서 멤버들이 너무 잘해준 상태다 보니 부담이 분명 됐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해온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고, 그렇다면 분명히 저도 성장한 지점이 있을 테니깐요. 그렇게 스스로의 고민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완성에 가까워졌을 때, 그제서야 멤버들에게 “짠!” 하고 들려주었죠!

그때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웃음)

오래 함께 하다 보니 서로에게 낯간지러운 표현을 하는 게 좀 어색해요. 그래서 “좋다”라는 담백한 한 문장이 저희에게는 엄청난 표현이자, 굉장한 칭찬인데요. 처음에는 약간 놀릴 줄 알았는데, “좋다”, “멋있다”라는 말을 해줘서 그만큼 기뻤죠.

프릴 장식 하트 셰이프 톱 Daisy Suhwoo Park.

앨범을 준비하며 고생한 나에게 한 마디를 해준다면?

‘스스로 너무 고생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어요. 이런 시도를 기꺼이 받아들여주는 소속사 분들이 있었고, 뮤직비디오 감독님을 비롯해서 도와주는 분들 덕분에 감사하게도 이런 곡들을 이런 결과물로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 모든 환경이 조성됐다는 게 가수에게는 정말 행운 같은 일이잖아요. 그래서 저 자신보다는 함께 해준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더 크죠.

팬 쇼케이스에서는 수록곡 전 곡을 라이브로 부른다고요. 역시 아이들 메인 보컬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먼저 회사에 “전곡을 라이브로 들려드리고 싶다”는 의견을 냈어요. 첫 솔로 앨범 활동 때도 느꼈지만, 좋은 수록곡이 있어도 라이브로 들려드릴 기회가 정말 별로 없더라고요. 한 곡 한 곡이 정말 소중한데도요. 그런 아쉬움이 있다 보니 이번에는 기회가 된다면 꼭 다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막상 준비하다 보니 정말 할 일이 많아서 힘들기도 했지만…(웃음) 이미 그러기로 정해놓았기 때문에 더욱 노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에 와서는 그 결정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로서 일본 아레나 투어까지 성료하고, 여자 아이들이 아닌 ‘아이들’로 리브랜딩한 뒤 처음으로 출시한 일본 앨범이 오리콘 차트 1위까지 달성했어요. 일본 팬들과의 만남에서 감동받았던 순간이 있다면요?

도시마다, 나라마다 네버버들이 풍기는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요. 일본 팬분들은 저희를 굉장히 따스하게 봐주시는 눈빛이 유독 강하게 느껴지죠. 그래서 공연하는 순간에도, 팬사인회처럼 무대 아래에서 만나는 순간에도 정말 큰 감동을 받고 힘을 얻어요. 저도 물론 팬분들을 위해 일본어를 열심히 준비해 가지만, 팬분들 역시 저희를 위해 한국말을 배워오셔서 팬사인회 그 짧은 시간 동안 한국어로 한마디를 건네주는 게 정말 감사하기도 하고요. 앞으로 더 자주 만나고 싶습니다.

 “도오시요카나'(どうしよっかな·Where Do We Go)” 뮤직비디오는 화면 곳곳이 정말 감각적으로 완성돼 있더라고요. 촬영장에 실제 아이들의 팬이자 일본의 인기 배우이기도 한 ‘ 퍼스트 서머 우이카’가 카메오 출연도 했었죠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지역에서 촬영해 먼 길을 찾아와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촬영 내내 밝은 에너지를 전해주셔서 정말 많은 힘을 얻었어요. 또 촬영지가 일본 영화에 나올 법한, 굉장히 고즈넉하고 경치가 아름다운 마을이었거든요. 오랜만에 멤버들과 함께 그런 물 좋은 곳에서 힐링하는 느낌. 비록 촬영이었지만 좋은 추억으로도 남아 있어요. 또 그 곡 자체가 워낙 밝고 희망찬 느낌이라 저희끼리는 “우리 되게 어려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요.(웃음)

‘마의 7년’을 넘기고, 팀 전체가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챕터를 열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멤버들끼리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을 것 같은데요.

모든 멤버가 “다섯 명이서 함께”라는 같은 마음이었지만, 그걸 현실로 만들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정말 많이 필요했어요. 우선 서로 대화를 굉장히 많이 나눴죠. 데뷔 초에는 지금 시기면 훨씬 안정적이고, 걱정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반대였거든요. 한 해 한 해가 너무나도 중요하고, 잠시라도 부지런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됐죠. 이 생각은 다섯 명 모두가 공감하는 지점인데, 저는 그 점이 정말 좋아요. 모두가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것.

점차 작사와 작곡에 참여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어요. 아무래도 프로듀싱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아이들 멤버들의 영향이 있었을까요?

완전히요. 소연이를 선두로 멤버들이 너무 좋은 선례를 남기고 있어서, 자연스레 저 역시 이런 변화를 맞이하게 된 것 같아요. 사실 본래 저는 소극적인 편이거든요. “이거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먼저 잘 하지 않는 스타일인데 멤버들 덕에 이런 변화를 맞이하게 된 것 같아요.

활동을 하면 할수록 음악적인 욕심은 점점 더 커져 간다고요?

계속해서요. 오랜 연습생 생활 끝에 아이들로 데뷔 하다 보니, 초반에는 실전에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만 컸던 것 같아요. 이후에는 “무대를 즐길 줄 아는 것도 필요하구나”라는 마음을 갖게 됐고, 무대에서 정말 즐길 수 있게 된 순간부터는 ‘그렇다면 이제는 잘해야 하는 시간이 왔구나’라고 느꼈죠.

완벽주의적인 면이 스스로에게 있는 것 같나요?

음악에서만큼은요. 예능이나 MC를 할 때는 “가볍고 재미있게 즐기고 오자”라는 마음으로 임해요. 그런데 음악은 아이들이라는 팀의 일원으로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리면 안 되겠다는 책임감이 크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죠.

‘FRAGILE’ 레터링이 돋보이는 톱과 코르셋 모두 YCH.

주로 어떤 것들에서 곡 작업에 대한 영감을 얻는 편인가요?

제가 MBTI가 ‘극F’예요.(웃음) 그러다 보니 도입부만 들어도 가사가 떠오를 때가 있어요. 평소에 제 안에 여러 감정과 생각들이 쌓여 있다가, 어떤 순간이 오면 마치 소설을 쓰듯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아요. 연애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낀 감정들까지도요. 그런 경험들이 순간순간 제 안에 쌓였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느낌이에요.

츄, 혜리, 사나까지. 같은 아이돌 그룹인 또래 아티스트들과의 교류도 활발해요. 그들과의 만남이 자신에게 어떤 환기를 주나요?

정말 만나면 여고생처럼 수다를 떨거든요. 데뷔 전에는 성인이 되고 나서 만나는 사람들과 편한 관계가 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결국 사람이 좋으면 상관 없는 일이더라고요. 같은 일을 하는 친구들의 시선을 듣는 것도 즐겁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기도 하고요. 또 워낙 주변 사람들이 에너지가 정말 밝고 좋아서, 그런 교류가 저에게도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요.

여러 예능에서도 그렇고, 미연 씨가 등장하면 공간이 환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본인의 이런 밝은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 같나요?

주변에 좋은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 것도 있는 것 같고, 어느 정도는 타고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몸이 건강해야 한다”는 것. 이런 텐션을 갖고 있는 게 저에게는 정말 소중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감기 걸리는 것도 싫어서 항상 건강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스스로 컨디션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순간이 오면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잘 먹고, 잘 자는 게 저의 매일 큰 과제죠.

유튜브 채널 ‘미연zip MIYEON’을 9개월 넘게 이어오고 있어요.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행위가 주는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순간순간 좋았던 기억이 있어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리잖아요. 그런 면에서 기록이 굉장히 특별한 것 같아요. 혼자 촬영하는 브이로그는 처음이라, 초반에는 정말 어색했어요.(웃음) 그런데 반복하다 보니 이런 미연의 모습까지 팬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더라고요. 편집을 워낙 재밌게 해주셔서 그걸 보는 재미도 크고요.  

요즘 자신이 사랑에 빠진 것이 있다면요? 사람, 사물, 행위 무엇이든요.

노래요. 저는 노래할 때 유독 긴장을 많이 하면서도, 막상 끝나고 나면 “그래, 내가 이걸 좋아해서 이 일을 하게 됐지”라는 걸 매번 다시 느끼게 되거든요. 늘 준비할 때는 “이거 어떡하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요. 그런 걸 보면 이 일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아요. 물론 네버버도 정말 사랑합니다!(웃음)

과거 인터뷰에서 스스로의 색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 그 그림이 조금 더 구체화된 것 같나요?

이번 시도를 통해 ‘좀 더 다양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가까워요. 이 앨범에 담긴 여러 도전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시도를 해도 괜찮겠구나 하는 작은 확신을 얻게 됐죠. 그 면에서 정말 'MY, Lover'는 제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본 앨범이에요. 막상 그렇게 해보니까 그 과정 자체를 굉장히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고요. 팬 분들께서도 그 결과물을 좋아해 주셔서 무척 기뻤죠. 다만 대중가수로서 사람들의 공감대를 살 수 있는 선에서 이런 도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아직은 스스로의 색을 한 가지로 규정해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직은 ‘무한한 가능성의 미연’으로 남겨두는 걸로 할까요?(웃음) 그럼 지금 이 순간의 목표가 있다면요?

빌보드 차트, 들어가야죠! (웃음)

Credits

Editor Kwon SaeBom

Fashion Editor Shin Young

Photographer Chin So 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