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요, 소수빈 연말 콘서트 ‘So Soo with’로!
2025.12.10 | by Billboard Korea
소수빈(So Soo Bin)이라는 사려 깊은 지휘자가 엮어낸 한 편의 따뜻한 겨울 동화. 12월 5일부터 7일까지 블루스퀘어 SOL트래블홀에서 열린 소수빈 연말 콘서트 ‘So Soo with’이 유독 기억에 오래 남는 이유를 하나하나 되짚어봤다.

소수빈의 차분한 목소리과 함께 비로소 무대의 막이 열리는 순간. 일반적인 콘서트 장에서 흔히 보곤 하는 좌우 스크린 대신, 그 자리를 뮤지컬에서 볼법한 커튼이 자리하고 있었을 때. 오늘 이어질 공연이 무언가 다를 거라는 걸 예감하게 됐다. 스크린을 없애고 그 자리에 커튼을 배치한다는 과감한 결정. 덕분에 관객들은 2시간 가량 이어지는 공연 내내 가수의 얼굴에 온 신경을 쏟기 보다는 전체적인 그림과 하모니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때론 눈발이 흩날리는 겨울 하늘처럼, 또 어떤 순간에는 고요히 눈이 쌓인 숲처럼. 스크린 대신 자리한 커튼은 조명과 어우러지며 곡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표정을 보여주었다. 샹들리에 역시 마찬가지. 계속해서 개수와 밝기가 달리하며 장면마다 공연장 분위기를 새롭게 빚어냈다. 거창한 세트 교체 없이도 오직 연출적 요소만으로 장면의 질감을 다르게 가져간 아이디어가 빛났던 공연.
재즈 편곡으로 색다름을 더한 첫 곡 “내게 특별하고”로 문을 연 공연. 편곡적인 부분을 넘어, 몇몇 장면은 재즈가 지닌 즉흥성과 자유로움을 무대 위에서 시각적으로 풀어낸 듯했다. 관객에게 등을 돌린 채 피아노와 노래에 몰입한 소수빈, 연주가 없을 때엔 관객처럼 자리에 앉아 공연을 즐기던 브라스 멤버들까지. 작은 장면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이 공연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단정한 수트를 갖춰 입고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무대를 이끈 소수빈. 이날 공연은 그를 중심으로, 연주자들 역시 백업을 넘어 하나의 작품을 공동으로 완성하는 동료로서 관객에게까지 존재감을 각인시킨 시간이었다. 솔로 파트마다 각 연주자에게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정확히 떨어지는 연출까지 더해지며, ‘So Soo’와 ‘with’의 결합으로 탄생한 공연명이 지닌 의미를 무대 전체가 증명한 두 시간이었다.
수수깡(팬덤명)들은 이미 익히 알고 있을, 소수빈 연말 콘서트의 시그니처. 바로 캐럴이다. 'So soo with'에서도 “Holly Jolly Christmas”, “Help Yourself Merry Little Christmas”, 그리고 지난해 12월 발표한 소수빈식 캐럴 "그대라는 선물"까지. 여기에 앞서 언급한 커튼과 샹들리에, 조명을 적절히 활용한 서정적인 무대 연출이 더해져 시즌송이 가진 고유의 낭만적인 감성이 더 극대화됐다.

현악기와 브라스, 밴드셋이 한데 모여 만든 풍성한 하모니로 단번에 관객을 사로잡은 초반부. 이후에는 곡에 따라 악기가 등장했다가 잠시 물러나는 흐름을 반복하며 사운드의 밀도를 섬세하게 조절해간 공연. 그러면서 생겨난 잠시간의 여백은 지저귀는 새 소리 같은 미세한 음향에 더욱 귀 기울이게 만들었다. 그 덕분에 일상의 소음에 무뎌졌던 감각이 긍정적인 방식으로 다시 예민해졌던 시간.
소수빈 공연의 특징 중 하나인 전면 촬영 금지. 그 덕에 직업병처럼 공연에 집중하다가도 대표곡이 흘러 나오게 되면 '혹시?"하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하는 필자조차 이날만큼은 온전히 무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조명의 변화, 연주자의 표정, 음악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공기까지 또렷하게 기억할 수 있었다. 또 하나 놀라웠던 건, 그 규칙을 그 누구도 깨지 않았던 관객들의 모습! 가수와 팬은 서로 닮은다는 말이 어쩐지 떠오른 순간이었다.
데뷔곡 “Oh! I”부터 그를 대중에게 다시 한번 인식시킨 ‘싱어게인3’ 레전드 무대, OST, 올해 12회차나 개최한 소극장 공연에서 들려준 “말해주라”의 재현까지. 여기에 아직 밑그림 단계라 밝힌 신곡 “every!”의 데모 버전이 공개되며, 이 뮤지션이 걸어온 지난 시간을 차곡차곡 되돌아보게 했다. 동시에 그 행보 속에서 소수빈이 꾸준히 고집해온 ‘정직한 감정의 결’이 선명하게 드러나며, 자연스레 “every!”의 완성본과 그의 첫 정규 앨범이 등장할 순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누구나 12월이 되면 즐거웠던 순간만큼이나 아쉬웠던 기억을 곱씹으며 내년에는 ‘부디 더 나아지기를’하는 바람을 하게 된다. 그 시기에 열린 연말 콘서트의 앙코르곡으로 ‘잘 되길 바랄게’는 더없이 완벽한 선택. “함께했던 순간들 뒤돌아 보면 어설퍼 보이는 너”라는 가사에서 시작해 “ 잘되길 바랄게”를 반복하는 가사까지. 올해와 안녕하고 내년을 맞이하기에 이보다 적절한 끝인사가 있을까?

Credit
Editor Kwon Saeb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