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 키즈 4집 ‘KARMA’를 트랙 별로 파헤쳐 봤다
2025.08.30 | by Lee Maroo8월 22일 발매된 스트레이 키즈의 4번째 정규 앨범 'KARMA'가 새로운 기록을 썼다. 스트레이 키즈의 끝내주는 세레모니!

스트레이 키즈의 4번째 정규 앨범 ‘KARMA’는 한 마디로 기분좋은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프로듀서 멤버인 3RACHA(방찬, 창빈, 한)의 주도 하에 발매된 이전 세 장의 정규 앨범 ‘★★★★★ 5-STAR’(2023)나 ‘NOEASY’(2021), ‘GO生’(2020)처럼 스트레이 키즈만의 정체성을 명백히 드러내면서도, 이전 앨범보다 훨씬 사운드적으로 균일한 통일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타이틀곡인 “CEREMONY”의 페스티벌 버전 "CEREMONY (Festival Version)"과 영어 버전 "CEREMONY (English Version)"을 포함해 총 11개인 수록곡들의 장르가 여느 때보다 다채로운데도 불구하고, 앨범 전체의 균일한 질감이 전달가능했던 것에는 이유는 앨범 전체 주제가 곡들을 강하게 잡아주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멤버들이 팟캐스트 형식으로 앨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INTRO "KARMA”]영상에서 설명한 것처럼 “나쁜 운명(Karma)이 다가오더라도 우리가 좋은 카르마로 바꾸어 가겠다”라는 확신과 자부심, 그리고 지금의 성취를 즐기자는 타이틀곡 “CEREMONY”가 표현하는 축하의 순간이다.
전체 흐름에서 약간의 이질감을 선사하는 곡을 굳이 꼽아야 한다면 4번 이모 힙합 트랙 “엉망(MESS)”일텐데, 앞서 나오는 3번 트랙 “CREED”의 비장함이 한 차례 무드를 낮춰준 뒤에 등장하고, 또 곧바로 이어지는 5번 트랙 팝 락 장르의 “In My Head”가 선사하는 거친 에너지 덕분인지 앨범 배치 상에서는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앨범을 처음 듣는 순간 받은 인상은 영어 가사의 비중이 확실히 커지고, 어떤 트랙들은 공연을 겨냥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는 것이다. 곡 길이도 상당히 짧아졌는데 앞서 말한 “엉망(MESS)”과 감성적인 팬송인 “0801” 정도를 제외하면 모든 트랙들이 가까스로 3분에 도달하거나 혹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이전 EP인 ‘ATE’와 비교해도 확연한 차이다.
이번 앨범의 또 한가지 놀라운 점은 이번에도 전곡이 3RACHA의 프로듀싱 하에 제작됐다는 것이다. 물론 스트레이 키즈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지난해 일본에서도 정규 앨범 ‘GIANT’을 발매했다는 점, 그리고 장장 11개월 간 이어졌던 월드 투어 dominATE의 스케줄이 얼마나 대장정이었는지를 감안하면 ‘대체 어떻게?’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2018년 3월 데뷔해 어느덧 8년 차에 접어든 스트레이 키즈는 최근 1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34개 도시에서 54회의 공연을 진행했고, 27개에 달하는 전세계 스타디움 무대를 점령했다. 스트레이 키즈 8명이 기꺼이 자신들을 축하하기로 하며, 동시에 지금까지와 변함없이 자신들을 믿고 앞으로 나아갈 것을 결심한 순간, ‘KARMA’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려는 스트레이 키즈가 자신들에게 건네는 독려이자 믿음의 증거다.

1 “삐처리”
이번 앨범에서 가장 기존 ‘스트레이 키즈다운' 사운드를 꼽는다면 단연 "삐처리"일 것이다. 붐뱁 리듬의 파워풀한 곡으로 앨범의 메시지를 전하는 첫 번째 트랙으로 손색 없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새롭지는 않다고 느낄 수 있으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따위 신경 쓰지 않겠다는 다짐을 ‘음소거(삐처리)’에 비유한 아이디어, 멤버들이 주고 받는 “Rumors 삐처리, boomers 삐처리 Crisis 삐처리 hardship 삐처리” 같은 훅, 2절 벌스를 치고 나오는 창빈의 묵직합 랩과 승민, 아이엔의 멜로디컬한 보컬, 리노와 한의 중반부 싱잉 랩 등 즐길거리는 충분하다.
2 “CEREMONY”
듣는 재미, 그리고 독창성에서도 단연 앨범 베스트 트랙이다. “삐처리”와 “CREED”보다 한결 가벼운 태도를 갖되 ‘축하’라는 선명한 주제로 앨범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이미 성공적이다. 이전 타이틀곡 “Chk Chk Boom”이 라틴 힙합을 적극 사용했다면 “CEREMONY”는 브라질리안 펑크 리듬을 트랩 EDM에 더했다. 앨범 준비 시점 전 세계 스타디움 투어가 예정되어 있었던 것을 자축하듯 호주와 영국에서 축하의 의미로 자주 쓰는‘Hip-Hip(Hooray)’를 도입부와 코러스에 계속 활용한 점도 재밌다. 특히 호주 출신 멤버가 둘이나 있다는 점에서 팀의 정체성과도 맞닿은 셈. ‘Hip-hip(Hooray)’와 ‘Karma’, ‘Ceremony’ 가 반복되는 것을 제외하면 코러스를 굉장히 힘을 빼고 비워둔 것에서도 어떤 여유가 느껴진다. 그동안 스트레이 키즈의 온도는 ‘쿨’보다는 ‘핫’에 가까웠던 것이 사실이니까. 당연히 여전히 뜨거운 부분도 있다. “We're moving forward with maximum power”라고 외치는 창빈의 랩처럼.
3“CREED”
스크래치 사운드로 시작하는 도입부가 듣는 순간 곧바로 귀를 사로잡는다. 작년 7월 발매한 EP ‘ATE’앨범 첫 트랙을 장식했던 ‘Mountains’의 웅장함을 다크한 트랩 힙합 비트 위에 고르게 펼쳐놓은 느낌이다. ‘신념’이라는 묵직한 제목을 배반하지 않는 트랙으로 도입부터 곡 전체에 깔리는 중후한 효과음과 중반부 현진, 필릭스, 창빈 순서로 이어지는 래핑까지. 앨범 첫 번째 트랙인 “삐처리”와 2번 “CEREMONY”를 이어 받으며 ‘KARMA’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반부에서 훌륭하게 전달하는데 성공하는데 기여했다.
4“엉망(MESS)”
선명한 기타 사운드가 힙합 비트와 어우러진 이모 힙합 곡. 스트레이 키즈의 음악을 꾸준히 들어왔다면 듣자마자 한의 곡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별 후 감정과 후회를 솔직하게 노래했다는 점에서 스트레이 키즈의 초기 넘버 “미친 놈 (Ex)”의 감성도 연상된다. 원래 곡 길이는 장장 4분 30초에 달했다고. 전체적으로 보컬 이펙트가 많이 들어갔는데 보컬 효과를 제외하고 무대에서 라이브로 들으면 곡의 짙은 감성이 더 전해지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하게하는 넘버이기도 하다.
5“In My Head”
경쾌한 기타와 드럼 사운드,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후렴구까지. 스트레이 키즈의 새로운 음악적 면모를 볼 수 있는 곡이다. 듣는 순간 Good Charlotte, Simple Plan 같은 2000년대 초반 팝 락 사운드를 떠오르게 하는 노스탤지어한 면도 있다. 공연에서 스트레이 키즈의 에너지로 부르면 또 어떤 느낌일지 가장 기대되는 곡이자, 이번 앨범에서 가장 기분좋은 놀라움을 선사하는 넘버라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6“반전(Half Time)”
스트레이 키즈식 이지 리스닝의 좋은 예시. 타이틀곡 후보로도 거론됐던 곡으로 “CEREMONY”와 함께 ‘경기’, ‘승부’라는 명확한 아이디어를 전달한다.“아직 전반전”이라고 외치며 앨범 딱 중간인 6번째 트랙으로 치고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 마치 드리블하는 것처럼 변화무쌍하게 변화하는 음계와 비트, 중간 아이엔의 구호로 등장하는 ‘Uno, dos, tres, cuatro', 멤버들의 떼창 구간 등 반복해 들을수록 전형적이지 않은 요소들이 빠르게 지나가며 하나의 트랙으로 매끄럽게 취합됐다.‘하프 타임’이라는 전환점을 중심으로 후반전을 향해 달려가겠다는 스트레이 키즈의 각오가 느껴지는 곡이다.
7“Phoenix”
‘불사조’라는 비장한 제목과 달리 경쾌한 드럼앤베이스 EDM 곡으로 앨범을 처음 플레이했을 때 가장 먼저 귀에 꽂히는 곡 중 하나다. 3RACHA가 [INTRO "KARMA”] 비디오에서 ‘Avicii에 꽂혀있던 시기 쓴 곡’이라고 밝힌 것처럼 Avcii 혹은 Zedd로 대변되는 사운드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번 앨범에서 “In My Head”와 함께 스트레이 키즈의 가장 새로운 사운드로 꼽아도 좋을 곡으로 공연장에서 다 같이 비트에 맞춰 신나게 뛰어 노는 장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방탄소년단이 2021년 발표한 경쾌한 퓨처 하우스 넘버 “Stay”가 그러하듯 말이다.
8“Ghost”
유체이탈한 듯 텅 빈 마음을 경쾌한 리듬에 담았다. 처음 들었을 때는 멜로디에 부드럽게 연결된 가사와 보컬에 집중하게 되지만 반복해 들을수록 곳곳에 배치한 재미난 요소와 스트레이 키즈다운 에너지를 발견하는 재미가있다. 날카롭게 치고 들어오는 신스 사운드를 중심으로 트랙 전반에 깔리는 비트가 구간에 따라 신스에서 오르간 사운드로 변화한다거나, 새롭게 활용한 필릭스의 저음 등 즐길 요소가 다양한 매력적인 곡.
9“0801”
심장을 뛰게 하는 비트와 따뜻한 보컬로 시작하는 팬 송이다. 방찬과 리노의 코러스를 비롯해 멤버 전체의 보컬을 고르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가사의 배치다. 보컬이 돋보이는 곡일수록 한국어로 도입부를 시작하고, 후렴구에 영어가 등장하는 패턴이 대다수인 K팝 공식과 다르게 영어 가사 벌스 다음에 한국어 벌스가 등장한다. 덕분에 곡의 인상 자체가 훨씬 팝적으로 느껴진다. “I’ll STAY forever, oh I’ll STAY here”을 함께 부르며 콘서트 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을까? 호불호 없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신스웨이브 팝이다.

스트레이 키즈의 4번째 정규 앨범 'KARMA'는 8월 22일 발매됐다. 음반은 이미 발매 일주일 간 전세계 300만 장 이상 판매되며 2025년 발매된 K팝 앨범 초동 1위에 등극했다. 빌보드는 현지 시간 31일 공개한 차트 예고 기사에서 스트레이 키즈의 'KARMA'가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할 것임을 확인했다. 이는 K팝 아티스트 최고의 기록일 뿐 아니라 2000년대 이후 빌보드 200 최초의 기록이다.
https://www.billboard.com/lists/stray-kids-karma-album-review-tracks-ran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