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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 보호 나선 음악 업계… 음저협, AI 탐지 프로그램으로 돌파구 찾나

2026.09.14 | by 류승규 | ryumix@billboard.co.kr
LIKE A PRAYER 앨범 커버. J, ARIA CHART. ARIA 제공

AI로 제작된 음악이 국내외 차트까지 뚫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 곡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을 누구의 권리로 인정할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음악계는 인간의 기여가 전혀 없는 '100% AI 음원'을 식별할 탐지 프로그램 도입에 속도를 내며 기준 마련에 나섰다.

AI 음악이 더 이상 유튜브 숏폼이나 일회성 밈(Meme)에만 머물지 않는다. 글로벌 대중음악 차트에서 AI 음악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호주에서 나왔다. 호주의 DJ 겸 프로듀서인 조쉬 파와즈(Josh Fawaz)가 AI를 활용해 제작한 마돈나의 '라이크 어 프레어(Like a Prayer)' 커버곡이 3,800만 회 이상의 스트리밍을 기록하며 호주음반산업협회(ARIA) 댄스 싱글 차트 1위 및 공식 종합 차트 2위에 올랐다. 사람이 직접 부르지 않은 순수 AI 음원이 차트 최상위권에 오르자, 현지 음악계에서는 권리 인정과 차트 공정성을 둘러싼 논쟁이 일었다. 이에 ARIA 측은 지난 8월 말 "인간의 참여가 없는 100% AI 생성 음원의 차트 진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공식 발표했다. 차트 진입으로 입증된 AI 음원의 상업적 성과를 과연 누구의 몫으로 인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글로벌 음악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국내 가요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3월 24일 발표된 감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에 신규 등록을 요청한 곡 중 60.9%가 인간의 참여 여부가 모호한 'AI 생성 의심 곡'으로 분류됐다. AI를 통해 대량으로 생성된 곡들이 저작권료 분배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음저협은 지난 8월 초 선제적으로 'AI 음악 저작권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AI를 활용해 음악을 제작했더라도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있다면 저작권을 정상적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었다. 반면 프롬프트(명령어) 입력만으로 AI가 100% 전담해 생성한 곡은 등록을 배제하겠다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가이드라인은 22일 만에 철회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아직 창작자들과 산업계 전반의 의견 수렴이 부족하니 섣부른 규제는 멈추라"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제도 마련이 지연되자, 음악 업계는 기술적 대응이라는 대안을 선택했다. 음저협을 포함한 국내 주요 음악 단체 6곳이 창작자의 기여 없이 시스템만으로 생성된 곡을 찾아내는 'AI 활용 음악 탐지 프로그램'을 공동 도입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현재 이들은 프로그램 개발 업체 선정 단계를 밟고 있다. 음원의 파형과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인간의 창작이 배제된 음원을 기술적으로 필터링하겠다는 계획이다. 부당하게 분배되는 저작권료를 막고 인간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해외 주요 음악 선진국들은 '조건부 허가'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미국 저작권청(USCO)과 독일 음악저작권협회(GEMA) 등은 기획, 작사, 편곡 등 인간의 아이디어나 창작적 노력이 증명된다면 AI를 썼더라도 해당 부분의 저작권을 인정해주고 있다. 시스템이 100%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권리만 배제할 뿐, 기술과의 합법적인 협업은 허용하는 추세다.

이제 AI는 음악계에서 무조건적인 규제 대상이 아니다.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창작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무조건적인 배제보다는 기술의 효용성을 수용하면서도 '인간 창작'의 고유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