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K-POP 슈퍼스타 에스파, 그들의 미래에 대해 말하다

2025.03.27

Billboard Women in Music 올해의 그룹, 과감한 접근 방식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면서도 변함없이 소탈한 매력을 유지하다.

왼쪽부터: 에스파의 윈터카리나, 닝닝지젤
포토그래퍼: 아비 폴린스키(Abi Polinsky). 스타일링: 박안나주하윤손예지. 헤어 & 메이크업: 윤희나손유민. 세트 디자인: 다니엘 프로스키(Daniel Prosky).

Billboard Women in Music 화보 촬영이 몇 시간째 이어지는 동안, 에스파 멤버들은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스튜디오에는 윈터, 카리나, 닝닝, 그리고 지젤이 서로의 옆구리를 간지럽히거나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가죽 무대 의상의 스트랩을 갖고 놀면서 유쾌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이렇게 20대 초반의 네 멤버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단순히 그들이 K-팝에서 가장 정제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팀 중 하나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사진작가가 준비되면 순식간에 제자리로 돌아가 프로페셔널하게 포즈를 취하는 모습에서도 그 면모는 분명히 드러난다. 하지만 에스파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팀이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에스파는 2020년 데뷔와 동시에 K-팝 최초로 인간 멤버와 가상 멤버가 함께하는 독창적인 콘셉트를 선보였다. 각 멤버는 인공지능(AI) 아바타와 짝을 이루었으며, 이들의 세계관은 사이버펑크 스타일의 음악적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다. 묵직한 808 베이스의 하이퍼팝 사운드와 엣지 있고 시크한 스타일이 어우러지며, 에스파만의독창적인 색깔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이후 에스파는 그 독특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이례적인 글로벌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해 11월, 미니 앨범 ‘Whiplash’로 K-팝 걸그룹 최초로 여섯 개의 앨범을 Billboard 200 차트 톱 50에 올린 데 이어, 최근에는 두 번째 글로벌 아레나 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Over You”로 협업한 제이콥 콜리어는 지난 1월 Billboard와 함께한 인터뷰에서 이들을 “가장 대담하고 동시대적인 그룹 중 하나”라고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5년 Billboard Women in Music 올해의 그룹으로 선정된 에스파가 앞으로 집중하고 싶은 것은, 어쩌면 더욱 파격적인 것일 수도 있다. 바로, 그 화려한 콘셉트 속에서도 멤버들이 실제로는 카메라 앞뒤에서 자유롭게 장난을 치는 평범한 소녀들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네 명이 소파에 나란히 모여 앉자, 지젤이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는다. “우리는 실제 AI가아니에요. 우리도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 있어요.” 그녀는 이어 말한다. “에스파의 세계관을 따라가는 것도 재미있지만, 저는 에스파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고도 팬들이 저희를 좋아해줬으면 해요.”

카리나

에스파가 트렌드세터로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젤: 트렌드는 항상 생기기 마련이지만, 저희는 그걸 따르지 않아요. 애초에 따라갈 수 없기도 하고요. 처음부터 정해진 우리만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에요.

윈터: 저희 가사엔 사랑 얘기보다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아요. 저희는 저희 이야기의 주인공이에요.

카리나: 우리는 솔직해요. 물론 프로페셔널해야 하고 최선을 보여야 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모습도 드러내려고 노력해요. 모든 걸 필터링하거나 가리고 싶진 않아요.

지젤

에스파의 다음 챕터는 어떤 모습일까요?

닝닝: 저희는 아바타 콘셉트로 데뷔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콘셉트와 테마를 탐구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아바타가 등장하지 않는 순간도 생길 수 있어요.

카리나: 에스파가 음악과 패션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유연하고 다재다능한 그룹이 되었으면 해요. 또 멤버들이 함께할 때는 물론, 각자 활동할 때도 개개인의 매력이 빛났으면 좋겠어요.

왼쪽부터: 에스파의 닝닝카리나지젤윈터

요즘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닝닝: 도이치(Doechii). 정말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어요.

윈터: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그녀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음악을 통해 정말 잘 표현하는 아티스트예요.

카리나: 올리비아 딘(Olivia Dean).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을 때마다 그녀의 음악을 들어요.

지젤: 시저(SZA). 그녀의 음악은 질리지도 않고, 정말 공감이 많이 돼요.

윈터

걸그룹으로서 서로를 어떻게 응원하고 지지하나요?

닝닝: 우리는 모두 다른 나라와 환경에서 왔지만, 함께한 지 벌써 5년이 됐어요. 항상 곁에 있어주는 존재들이에요. “우리는 함께하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다 보니 힘든 상황이나 감정도 더 잘 이겨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윈터: 우리가 각자 혼자였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거예요. 여러 가지 장애물도 있었지만, 서로가 서로를 지지해줬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죠. (지젤이 장난스럽게 카리나를 툭툭 건드리자, 카리나가 웃음을 터뜨린다.) 이 친구들은 저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예요.

닝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