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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유어 아이즈, 팬들의 자부심이 되기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어, 다음 챕터를 향한 꿈

2026.08.06 | by Billboard Korea

사뮤엘 발로리(Samuele Valori), 빌보드 이탈리아 에디터

빌보드코리아 아티스트, 클로즈 유어 아이즈 에디션

클로즈 유어 아이즈(CLOSE YOUR EYES)의 여정에 가장 잘 어울리는 비유는, 첫 음반의 콘셉트를 빌리자면 여러 챕터로 이어지는 한 권의 책이다. 챕터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젝트 7(PROJECT 7)’ 우승으로 모인 일곱 멤버의 서로 다른 결이 드러난다. 2025년 4월 《ETERNALT》로 데뷔한 이래 이들은 장르와 스타일을 자유롭게 오가면서도, 어떤 트랙에서든 일곱 명을 하나의 몸처럼 움직이게 하는 고유한 감각만은 잃지 않았다. K-팝 신에서 이 팀이 차지하는 독보적인 자리는 바로 그 감각에서 나온다. 숫자도 이를 뒷받침한다. 세 번째 미니앨범 《blackout》은 발매 첫 주에만 57만 장 이상 팔리며 당시 2025년 데뷔 보이그룹 초동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 앨범은 스타일의 전환점이기도 했다. 팀의 이름을 내건 오프닝 트랙부터 어쿠스틱 기타가 이끄는 서사적 사운드로 각인된 첫 앨범과 매혹적인 타이틀곡으로 사춘기의 정서를 그린 두 번째 앨범 《Snowy Summer》를 지나, 《blackout》에서 이들은 한층 빠른 일렉트로닉 리듬 속으로 뛰어들었다.

“우리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여러 장르의 음악을 찾아 듣다가 Imanbek과 작업할 기회가 생겼죠. 그가 K-팝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 사람과 함께라면 클로즈 유어 아이즈를 넘어, K-팝에는 아직 낯선 스타일로 기존 신에 새로운 걸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리더 전민욱의 회상이다. 세 번째 미니앨범이 팀의 역사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멤버들이 처음으로 작사와 창작 과정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작업이라는 데 있다. 김성민이 통화에서 힘주어 말한 이름은 데뷔 때부터 함께해 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해인이다. “앨범을 낼 때마다 가사 쓰기부터 안무 아이디어, 스타일링까지 다양한 과정에 저희를 참여시켜 주세요. 컴백을 거듭할수록 예술적 방향을 세우는 법을 조금씩 배워 가고 있어요.”

빌보드코리아 아티스트, 클로즈 유어 아이즈 에디션

그래서일까. 서경배는 데뷔 후 1년 남짓한 시간을 돌아보며 무엇보다 ‘표현’이 자랐다고 느낀다. “이제는 우리를 훨씬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시상식에서 커버 무대를 많이 한 것도 새로운 장르와 콘셉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고요. 지금은 우리가 어떤 팀인지 스스로 더 뚜렷하게 알고 있어요.” 초창기 이들의 예술적 성장에 깊이 관여한 또 한 사람은 아도라(ADORA)다. BTS 〈봄날〉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Our Summer〉의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싱어송라이터이자 전 빅히트뮤직 프로듀서인 그는 일곱 소년의 초기 ‘문학소년’ 콘셉트를 빚어낸 주역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도라 이야기가 나오자 경배의 눈빛에 그리움이 스친다. “정말 많이 배웠어요. 보컬은 물론이고, 곡의 분위기를 읽어 내는 법까지요. 〈To The Woods〉를 녹음하던 날 다섯 시간 내내 스튜디오에 붙어 있었던 게 아직도 생생해요.”

물론 스타일과 장르를 넘나드는 여정이 그 자체로 목적이었던 적은 없다. 장여준의 말처럼 이들의 나침반은 언제나 “팬들이 즐겨 들을 노래”를 가리킨다. 민욱이 덧붙인다. “어떤 음악을 하든 곡과 장르에 따라 메시지는 달라질 수 있어요. 하지만 무엇을 하든 우리다움은 지킵니다.” 실제로 4월 21일 공개된 디지털 싱글 《OVEREXPOSED》에서 이들은 바일레 펑크(baile funk)에 가까운 라틴 리듬을 처음으로 받아들였는데, 그럼에도 재생 몇 초 만에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음악임을 알아차리게 된다.

“라틴 사운드를 처음 들었을 때 리듬으로 완성하는 퍼포먼스가 먼저 떠올랐어요. 이 리듬에 맞춰 춤추면서 클로저(CLOSER)와 함께 즐길 순간을요.” 〈POSE〉를 두고 성민이 말한다. “출근길에, 아니면 기분이 조금 가라앉은 날 들어 보시길 추천해요.” 낯선 영역에 발을 디딜 때에도 이 팀을 단단히 붙드는 비결은 아마 용기일 것이다. 송승호는 이렇게 말한다. “가진 걸 전부 쏟아서 클로저에게 보답하고 싶어요.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다음 무대, 또 그다음 무대에서 어떻게 더 나아질지를 생각합니다.” 앨범마다 한층 복잡하고 매혹적으로 진화해 온 안무에서도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성큼 나아갔다. 이들에게 퍼포먼스는 기술과 절제의 과시를 넘어 팬과 나누는 대화에 가깝다. “춤은 말을 넘어서요.” 켄신이 말한다. “안무의 절제도 중요하지만 표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외국에서 온 저는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는데, 몸의 언어 앞에서는 그 벽이 사라지거든요.”

초창기 켄신에게 언어는 현실적인 벽이었다. 일본에서 온 그는 한국어가 서툴렀다. 그 시간을 지나게 해 준 것은 멤버들의 지지였고, 그 힘은 지금도 유효하다. 마징시앙도 이를 잘 안다. “힘든 순간이 오면 머릿속이 질문으로 가득 차요. 그럴 때 멤버들에게 조언을 구해요. 특히 리더인 민욱에게 자주 물어봐요. 저보다 성숙하고 늘 좋은 답을 주거든요. 정말 고마운 사람이에요.” 언어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일부 싱글을 영어와 스페인어 버전으로도 녹음해 왔다. “우리는 스스로 한계를 긋지 않아요. 계속 성장하려는 팀이니까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닿고 싶고요. 다른 언어로 응원해 주는 팬들이 있는데, 그분들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습니다.” 여준의 말이다.

팬에게 닿는 가장 확실한 길은 물론 콘서트다. 지난 1월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어느 팀에게나 이정표라 할 첫 단독 투어의 막을 올렸다. 여준에게 이 투어는 아이돌이라는 꿈이 현실이 되었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다. “어릴 때 선배님들의 인터뷰를 보면 다들 콘서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팬들 앞 무대에 서는 기분이 늘 궁금했죠. 저에게 공연은 우리 여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에요. 클로저에게도 그랬으면, 그리고 그 기억이 오래 남았으면 해요.” 투어는 한국 바깥으로도 이어졌다. 캐나다 무대를 마쳤고, 오는 10월에는 미국 관객을 만난다. 켄신이 말을 잇는다. “관객이 어떤 언어를 쓰든 결국 서로를 이해할 길을 찾게 된다는 게 정말 감동이에요. 다른 나라에서 공연할 때면 그 나라의 문화와 음식, 언어를 최대한 배우려고 해요.”

재미있는 장면 하나. 콘서트 전이면 일곱 멤버는 켄신의 일본 출신에서 비롯된 자기들만의 농담으로 하나가 된다. ‘힘’을 ‘힘이’로 잘못 발음하던 켄신의 버릇이 어느새 팀의 행운의 주문이 된 것이다. 무대에 오르기 전 다 함께 “힘이힘이”를 외치며 긴장을 털고 기운을 끌어올린다. 승호는 투어의 기쁨과 숙제를 이렇게 요약한다. “투어에서 제일 좋은 건 클로저 앞에서 노래하는 순간이에요. 오랜만에 꺼내는 곡도, 처음 선보이는 곡도 있는데 팬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재미가 커요. 가장 큰 숙제는 첫 투어인 만큼 긴 공연을 끌고 가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을 지키는 일이고요.” 곡과 세트리스트 이야기라면 마징시앙은 망설이지 않는다. 라이브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은 여전히 데뷔곡 〈All My Poetry〉다. “데뷔 시절로 돌아가 그때의 마음을 떠올리게 해 줘요. 반대로 가장 어려운 곡은 〈SOB〉예요. 워낙 강렬해서 무대에서 제대로 소화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거든요.”

빌보드코리아 아티스트, 클로즈 유어 아이즈 에디션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OVEREXPOSED》를 ‘애피타이저’라 불렀다.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팬들이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보여 드릴 거예요. 정말 새로운 걸요.” 민욱이 웃으며 귀띔한다. 다만 힌트 하나는 리더가 직접 흘렸다. 장르에 관한 것이다. “멤버들과 함께 힙합에 기반한 음악을 꼭 해 보고 싶어요. 힙합은 자기 가사를 직접 쓰는 대표적인 장르잖아요. 그만큼 가사에도 더 깊이 참여할 수 있고요. 요즘 작사에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어요. 아직 결과물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계속 쓰고 있습니다.” 새로운 협업을 향한 문도 열려 있다. 경배는 언젠가 라우브(LAUV)와의 피처링을 꿈꾸고, 성민은 피터 마노스(Peter Manos)와 곡을 쓰고 싶어 한다. “(피터 마노스의) 〈In My Head〉는 오랫동안 제 알람 소리였거든요.” 꿈과 포부를 말하는 사이,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새로운 챕터는 이미 시작됐다. 이번에는 어떤 길일지, 짐작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 “눈을 감으면 일곱 명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노래하는 장면이 떠올라요. 그렇게, 행복하게, 오래 함께하는 것이 제 꿈이에요.” 민욱의 말이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 이 팀의 아름다움이 있다. 눈을 감으면, 어떤 미래든 그릴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