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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월드투어로 '첫 분기 1조' 달성한 하이브, 호실적에도 주가 하락

2026.07.29 | by 류승규 | ryumix@billboar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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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의 완전체 컴백과 글로벌 투어 성공에 힘입어 하이브가 K-팝 엔터테인먼트사 중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창사 이래 가장 돋보이는 재무 성과를 거뒀지만, 정작 금융 시장에서는 주가가 급격한 내림세를 면치 못하며 투자자들의 상반된 시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 'BTS 효과' 톡톡… 사상 첫 분기 매출 1.45조 원·영업이익 1,000억 원 돌파

최근 발표된 하이브의 2분기 실적에 따르면, 해당 기간 발생한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5% 뛰어오른 1조 4,500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영업이익 또한 1,709억 원(전년 동기 대비 159.3% 증가)으로 급성장하며 증권가 예상치(컨센서스)를 10%가량 훌쩍 넘어섰습니다. 국내 기획사가 단일 분기에 매출 1조 원과 영업이익 1,000억 원의 벽을 동시에 깬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러한 극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약 3년 9개월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방탄소년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대규모 해외 투어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직접 참여형 수익인 공연 부문에서만 무려 6,477억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음반 부문 역시 미국 피지컬 앨범 시장 1위를 휩쓴 방탄소년단의 신보 ‘아리랑(ARIRANG)’을 필두로 호황을 누렸습니다.

여기에 시너지 효과가 더해지며 기획상품(MD) 및 라이선스 관련 수익이 3,106억 원을 돌파했고, 자체 팬덤 플랫폼 위버스(Weverse)의 활성 이용자 수(MAU)가 1,443만 명에 도달하는 등 다방면에서 역대 최고 지표가 쏟아졌습니다. 코르티스(Cortis)를 비롯한 차세대 라인업의 밀리언셀러 달성도 견고한 뒷받침이 되었습니다.

■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탔다… 마진율 악화·피크아웃 우려에 주가 '털썩'

하지만 화려한 재무제표와 달리 주식 시장의 온도는 차가웠습니다. 실적 공개 당일 하이브 주가는 단숨에 16% 넘게 곤두박질쳤고, 다음 날 장중 외국인 매도세가 쏟아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 악화 우려'입니다. 외형 자체는 거대해졌으나, 무대 연출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고 고연차 아티스트 특유의 높은 정산 배분율이 적용되다 보니 실속은 떨어졌다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매출에서 원가를 제외한 이익 비중을 뜻하는 매출총이익률(GPM)은 직전 분기 43%에서 이번 2분기 32%로 11%포인트 주저앉았습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실적이 고점을 찍고 향후 하강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와, 코스피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이익을 먼저 챙기려는 차익 실현 매물이 겹치며 주가 하락 폭을 키웠습니다.

■ 뼈 깎는 체질 개선 돌입… '500억 신사업' 수퍼톤 청산하고 본업 집중

이처럼 짙어지는 시장의 마진율 방어 우려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하이브는 최근 뼈를 깎는 경영 효율화에 돌입한 모양새입니다. 막대한 운영 자금이 들어가는 비효율 자회사를 과감히 덜어내는 작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인공지능(AI) 오디오 기술 자회사 '수퍼톤'의 전격 청산입니다. 하이브는 과거 AI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2021년부터 약 490억 원가량을 투입해 수퍼톤을 인수했습니다. 이후 가상 걸그룹 '신디에잇' 제작 및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에 기술을 공급하는 등 기술력을 과시했습니다.

그러나 상업적 성과 창출에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수퍼톤의 누적 영업손실은 2023년 89억 원, 2024년 122억 원에 이어 2025년 154억 원 등 최근 3년간 365억 원까지 불어나며 모회사의 연결 실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결국 하이브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 이달 15일 해산을 결의하고 법인 정리에 착수했습니다.

엔터 업계는 이번 수퍼톤 청산을 두고, 하이브가 실적 대비 저조한 주가 흐름과 수익성 하락이라는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던진 강력한 '승부수'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신기술 투자에서 손을 떼는 대신, 가장 확실한 캐시카우인 K-팝 본업과 아티스트 IP 비즈니스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방탄소년단의 화려한 복귀와 함께 엔터 업계 최초 '1조 클럽' 시대를 개막한 하이브는, 역대급 외형 성장 이면에 자리한 수익성 악화라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과감한 신사업 정리와 뼈아픈 군살 빼기를 통해 시장의 깐깐한 잣대를 넘어 주가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