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연 OTT 라이브 시대
2026.04.03 | by 신영 ㅣ young.s@billboard.co.kr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전략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중심의 주문형 비디오(VOD)로 성장해온 OTT 플랫폼들이 이제는 실시간 ‘라이브 콘텐츠’로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BTS가 있다. Netflix는 지난달 방탄소년단의 컴백 공연 ‘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을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생중계하며 라이브 콘텐츠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단일 아티스트 공연을 라이브로 송출한 첫 사례로, 약 1840만 명의 글로벌 시청자가 24시간 동안 해당 공연을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OTT의 라이브 콘텐츠 실험은 스포츠 중계에서 시작됐다. Apple과 Amazon은 미국프로풋볼(NFL) 등 주요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며 시장을 선점했고, 넷플릭스 역시 2023년부터 WWE, MLB 등 중계권을 확보하며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국내 OTT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티빙은 야구, 웨이브는 골프, 쿠팡플레이는 축구 중계를 중심으로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스포츠 라이브는 충성도 높은 팬덤을 기반으로 정기적인 플랫폼 방문과 구독 유지에 기여하며 시장성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OTT는 대형 이벤트와 공연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디즈니+는 e스포츠와 시상식 생중계에 나섰고, 티빙과 쿠팡플레이, 엠넷플러스는 임영웅, 트레저, 제로베이스원 등 아티스트 공연을 라이브로 송출하며 ‘안방 1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OTT가 라이브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가입자 증가 둔화와 시청 시간 정체, 그리고 대형 콘텐츠 제작비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는 약 3억2500만 명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증가 속도는 둔화되는 추세다. 시청 시간 역시 정체 양상을 보이며 플랫폼 활용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라이브 콘텐츠는 단기간에 높은 유입 효과를 만들어낸다. 실제 방탄소년단 공연 전후 넷플릭스 주간 신규 앱 설치 수는 약 13만6400건으로, 직전 주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13만 건을 넘어선 수치다.
또한 수많은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하는 라이브 콘텐츠는 광고 노출 효과 측면에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
전문가들은 OTT의 라이브 콘텐츠 확대를 ‘글로벌 방송사’로의 전환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존의 선택형 시청 구조를 넘어, 전 세계가 동시에 하나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동시 경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탄소년단 공연은 그 가능성을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다. 음악 공연이라는 장르를 통해 OTT가 실시간 콘텐츠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향후 라이브 콘텐츠 투자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OTT의 라이브 콘텐츠 투자 비중이 기존 1% 수준에서 최대 7~9%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 역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며 대형 라이브 콘텐츠 확대 계획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사례를 통해 K-팝 공연이 OTT 라이브 콘텐츠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한 높은 동시 시청 수요와 콘텐츠 확장성이 강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향후 더 많은 K-팝 아티스트들이 OTT 라이브 콘텐츠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