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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컴백 라이브 최고의 순간 7

2026.03.24 | by Abby Webster
Courtesy of BIGHIT MUSIC & NETFLIX

2022년 멤버들이 군 복무를 위해 각자의 길을 선택하기 전, BTS는 그룹의 ‘첫 번째 챕터’가 마무리됐음을 알린 바 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새로운 페이지를 열 준비를 마쳤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BTS가 선택한 방식은 ‘본질로의 회귀’였다.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글로벌 아이콘으로서의 정체성과, 2013년 데뷔 초 힙합 기반 자작곡에서 시작된 음악적 진정성을 다시 끌어오는 것이었다.

“이 전환점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계속 고민했다.” 광화문광장 무대에 선 RM은 이렇게 말했다. “결국 그 답은 밖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었다.”

전통성과 예술적 진화를 함께 엮어낸 이번 공연은 쉽게 잊히지 않을 장면으로 남을 전망이다. 시위나 국가적 행사에 주로 사용되던 광화문광장에서 콘서트가 열린 것 자체도 이례적이었지만, 3년 만의 완전체 무대라는 규모 역시 압도적이었다. 2만2000명의 팬이 티켓을 통해 입장했고, 비슷한 규모의 인파가 거리와 주변 건물에서 공연을 지켜봤다. 여기에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되며, 플랫폼 역사상 한국 엔터테인먼트 최초의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뷔는 “수없이 꿈꿔온 순간”이라며, 추운 날씨와 많은 인파 속에서도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멤버들은 군 복무 기간 동안 팬들이 여전히 기다려줄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음을 털어놨다. 새 앨범 ‘ARIRANG’은 한국의 대표 민요에서 이름을 따온 작품으로, 소중한 존재를 향한 깊은 그리움을 담고 있다.

다행히 BTS는 팬들을 다시 만나는 데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을 전망이다. 이들은 2026년과 2027년에 걸쳐 34개 지역을 순회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를 앞두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는 신곡과 함께 ‘Mic Drop’ 등 대표곡을 선보였고, 멤버들은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앞으로 펼쳐질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완전 라이브로 진행된 공연이었던 만큼, 그리고 실제 공연장에서 사전 리허설을 하지 못했던 상황도 겹치며 예상치 못한 순간들도 이어졌다. 슈가의 프롬프터 오류나 진의 소소한 실수 같은 장면들이 그 예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은 오히려 공연의 생동감을 더하며, 전체 무대를 더욱 인상적으로 만들었다.

아래에서 서울에서 열린 BTS의 컴백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7가지 순간을 살펴보자.

1. 왕의 길을 걷다

세계에서 가장 큰 K-팝 그룹이라는 타이틀은 그만큼의 무게를 지닌다. BTS는 이번 컴백 무대의 시작을 경복궁에서 광화문까지 이어지는 의식의 길을 따라 걸어 나오며 열었다. 과거 왕들이 걸었던 바로 그 길 위에서, 멤버들은 조선시대 갑옷에서 영감을 받은 커스텀 의상을 입고 등장해 상징성을 더했다.

2. 무대의 중심에 선 ‘아리랑’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 광화문광장은 이번 복귀 무대에 더없이 적합한 장소였다. 서울의 현대적인 고층 빌딩 사이에 자리한 역사적 공간을 배경으로, ‘아리랑’ 선율과 강렬한 비트를 결합한 "Body to Body"가 울려 퍼지는 장면은 그 자체로 시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완성하기 위해 BTS는 여성 합창단과 전통 악기의 도움을 더했고, 이를 통해 ‘아리랑’은 이번 공연 전체를 관통하는 압도적인 하이라이트로 거듭났다.

3. “From the 가나 to the 하 

2020년과 2021년, 빌보드 핫100 1위를 기록한 "Dynamite", "Butter", "Permission to Dance"로 이어지는 이른바 ‘영어곡 삼부작’을 발표한 이후, 일부에서는 BTS가 본래의 정체성에서 멀어진 것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했다. 그러나 ‘ARIRANG’ 수록곡 "Aliens"는 이러한 의문에 정면으로 답한다. “Born different, seven aliens”라는 가사처럼, 스스로를 규정하는 동시에 그들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드러낸다.

정국은 이 곡에서 “가나부터 하까지, 우리를 보고 배워라”고 노래한다. 이는 한글의 시작과 끝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무대의 배경과도 절묘하게 맞물린다. 무대 맞은편에는 15세기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4. 파도를 타듯 흐르는 퍼포먼스

BTS는 ‘Swim’ 뮤직비디오에서 안무를 전혀 공개하지 않았던 만큼, 첫 라이브 무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았다. 지민이 언급했듯, 이번 퍼포먼스는 기존 방탄소년단 특유의 폭발적인 에너지와는 결이 다르다. 대신 멤버들은 물속을 유영하듯 느리고 유려하게 흐르는 동작을 선보인다.

이는 그룹의 새로운 진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과거 가장 유려했던 안무들을 떠올리게 하는 인상적인 퍼포먼스였다.

5. 앉아서도 흔들림 없는 퍼포먼스

공연을 앞두고 발목 부상을 입은 RM은 ‘체어 퍼포먼스’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대부분 앉은 상태로 무대를 이어가면서도 모든 비트를 정확히 소화해냈다.

한때 뷔가 편하게 앉을 자리를 찾다가 RM의 의자를 잠시 차지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고, 지민은 과하게 몰입한 RM에게 무리를 하지 말라고 다독이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낯선 장면이 아니다. 한 멤버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나머지 멤버들이 자연스럽게 빈자리를 채우고, 서로를 끌어올리는 것이 바로 BTS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6. All Eyes on BTS

그날, 방탄소년단을 지켜본 건 4만 2천 명의 관객만이 아니었다. 전 세계가 함께 이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스케일을 실감하듯 RM은 몇몇 가사를 재치 있게 바꿔 불렀다. “Body to Body”에서 관객을 일으켜 세우던 기존의 멘트 대신, 그는 “전 세계가 함께 뛰어야 해”라고 외치며 무대를 확장시켰다.

이어진 “Mikrokosmos”에서는 늘어난 세계 인구를 반영하듯 음절을 살짝 늘려 불렀고, 그 장난스러운 변주에 멤버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84억 개의 서로 다른 세계 / 84억 8천만 개의 빛으로 빛나고 있어.”

7. BTS 2.0

3년 전 활동을 잠시 멈추기 전, 방탄소년단은 하나의 메시지를 남겼다. 수많은 아름다운 순간을 지나왔지만,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것. 그 믿음을 바탕으로 이들은 새로운 시대의 불확실성 속으로 다시 발을 내딛고 있다. 음악은 여전히 유효할까, 팬들은 그대로 곁에 있을까.

서울에서의 이 상징적인 밤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었다. 아티스트와 관객 사이의 관계가 시간의 굴곡 속에서도 얼마나 단단하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연결을, 방탄소년단은 결코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아미, 다시 돌아올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무대 위에서 제이홉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BTS 2.0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