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사랑 위에서 다시 써 내려가는 강민의 진솔한 이야기, ‘Free Falling’
2026.03.26 | by 이세빈 l sebin@billboard.co.kr
베리베리 강민의 첫 솔로 앨범 ‘Free Falling’은 솔로 데뷔의 환희보다 먼저 감정의 진폭을 꺼내 보이는 앨범이다.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출발을 알리는 동시에 아직 정답을 찾지 못한 채 한 걸음씩 나아가는 청춘의 과정을 응시하는 ‘Free Falling’의 첫인상은 완결된 자신을 선언하기보다 흔들리는 내면을 먼저 펼쳐 보인다는 점에서 더 조용하고 더 선명하다. 강민은 ‘Free Falling’을 통해 그룹 활동으로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결의 감정을 자신의 이름으로 새롭게 들려주고자 한다.
‘Free Falling’은 ‘불안’이라는 감정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 불안을 단순한 성장 서사로 소비하지 않는다. 강민은 아이돌 존재의 가치가 사랑받는 데 있다고 이야기하며 그 사랑이 얼마나 벅찬 행복이면서도 동시에 깊은 불안의 원천이 될 수 있는지를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Free Falling’의 불안은 공허나 상실의 언어가 아니라 너무 큰 애정을 받아본 사람이 비로소 알게 되는 감정의 무게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Free Falling’은 사랑을 받아온 아이돌이 그 사랑을 어떻게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지 보여주는 기록이 된다. 추락을 연상시키는 제목과 달리 ‘Free Falling’을 떠받치는 것은 바닥을 향한 낙하감이 아니라 자신을 놓지 않은 팬들의 시선이다. 강민이 인터뷰 중 꾸준히 언급한 팬들의 존재는 ‘Free Falling’의 정서를 붙잡는 축으로 읽힌다.
결국 ‘Free Falling’은 지금 이 시점의 강민을 가장 정직하게 담아낸 결과물이다. 베리베리의 막내, Mnet ‘보이즈 2 플래닛’의 참가자, 그리고 솔로 아티스트라는 여러 층위를 지나온 시간은 ‘Free Falling’ 안에서 하나의 감정선으로 수렴된다. 그 감정선의 시작은 불안이지만 끝내 강민을 앞으로 밀어주는 힘은 사랑받아온 기억이다. 그래서 ‘Free Falling’은 흔들림의 기록인 동시에 팬들의 사랑 위에서 다시 써 내려가는 강민의 진솔한 이야기다.

데뷔 7년 만에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합니다. 앨범은 언제부터 계획했나요?
단독 팬미팅을 하다가 지금이 아니면 또 기회가 있을까 싶었어요. 바로 회사에 연락해서 앨범 발매하고 싶다고 말했죠. 준비 기간이 짧았는데 회사에서 노력을 많이 해줬어요.
그룹 활동 때와는 다른 무드의 앨범을 들고 왔습니다. 방향성을 바꾸는 데 있어서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은데요.
앨범 발매를 확정하고 디테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 첫 번째 앨범을 어떤 색깔로 가져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팬들이 저한테 청량을 원하기도, 또 다크함을 원하기도 하는데 그때 “어떤 대중이든 모두를 설득할 수 없다. 결국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라는 봉준호 감독님의 인터뷰가 떠올랐어요. 그렇게 제가 좋아하는 건 무엇이고 제가 지금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해 회사에 이야기했어요. 회사도 그걸 인정해줬고요.
그래서 어떤 색깔을 찾았나요?
지금은 ‘불안’ 같아요. ‘보이즈 2 플래닛’의 영향을 많이 받았거든요. 물론 그전부터 시작됐지만 그때의 기억이 저한테는 최근이기도 하고 강하게 남았어요. 그런데 이 불안을 쓰게 된 건 결국 너무 행복해서였어요. ‘보이즈 2 플래닛’에서 9위라는 높은 순위를 받고 사람들이 저를 조금 인정해준 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서, 그와 동시에 그걸 잃을까 봐 불안해서요.
타이틀곡 “Free Falling” 작사에 참여했습니다. 첫 솔로 앨범의 타이틀곡 작사는 어땠나요?
무조건 참여하고 싶다고 했어요. 제가 회사에 앨범 발매를 제안하기도 했고 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작사나 작곡에 제 이름이 하나도 안 들어가 있으면 모순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능력은 부족하지만 일단 참여했어요.
베리베리가 작사나 작곡을 한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혹시 강민 씨가 작사한 게 이번에 처음 들어간 건가요?
베리베리는 처음부터 한 방에서 곡 작업을 하는 시스템이에요. 그래서 그냥 참여하면 됐어요. 이야기를 시작하면 결국 그 주제로 무언가가 나오기 때문에 조금 더 편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오롯이 제 머릿속에서만 나와서 그게 좀 달랐던 것 같아요.
리더 동헌 씨가 “Intro : small, fragile and still here”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는데요. 특별히 해준 말이 있을까요?
동헌이 형이 제일 현실적이에요. 제가 너무 꿈을 좇으려고 할 때 다시 한번 현실을 파악하게 해줬어요. ‘이게 정말 팬들이 원하는 게 맞을까’라고 물어봐줬죠. 그래서 더 고민하고 적정선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솔로 앨범에서는 정체성이 중요한데 어느 정도 정체성이 확립된 것 같나요?
정체성을 확립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태민 선배님처럼 무대에 있어서 3분 내내 멋있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게 제일 중요한 부분이에요.
이번 앨범이 팬들에게, 그리고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 어떤 매력으로 다가갈 것 같나요?
불안의 출처가 행복이잖아요. 그래서 “너희가 너무 사랑해줘서 불안해”를 이야기하면서도 “빨리 나를 사랑해줘”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빨리 저 좀 사랑해주세요. 저 사랑받을 만해요’라는 생각을 했죠. 어떻게 보면 사랑받는 게 일이잖아요. 저는 아이돌 존재의 가치가 사랑받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올해로 데뷔 8년 차인데 지금까지 어느 정도 본인을 보여준 것 같나요?
그룹으로 앨범을 발매할 때는 다 같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죠. 그래서 팬사인회나 팬미팅에서 제 모습을 보여주는데 생각보다 너무 편하게 다 보여줬어요. 한 70~80%? 잠들기 전처럼 정말 편한 모습만 안 보여준 것 같아요.
10년 뒤 강민은 어떤 아티스트가 되어 있을까요?
계속 불안해할 것 같아요. 이 앨범을 만들면서 ‘내가 뭘 하든 불안하겠다’라는 결론이 나왔어요. 내가 얼마나 사랑을 받던 불안할 거지만 이 불안이 연료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서 계속 그렇게 살 것 같아요. 그래도 그 불안을 조금은 잘 극복할 수 있는 어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티스트로서가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꿈과 바람도 궁금합니다.
그렇게까지 유강민을 관찰한 적이 없어요. 그냥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계속 잘 지내고 싶어요. 제 인연들한테 생일 때 좋은 선물 하나 해주고 맛있는 밥 한 끼 사주고 얻어먹고 하는 평범한 일상을 계속 즐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