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차곡 쌓아 올린 더로즈의 8년
2026.02.23 | by 이세빈 l sebin@billboard.co.kr
더로즈가 걸어온 길은 ‘일반적’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있다.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이나 화려한 데뷔 전략 대신 홍대 버스킹으로 출발한 더로즈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다. 데뷔 직후 유럽에서 순회공연을 하며 이름을 알렸고, 미국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더로즈는 지난 2023년 1만 5000석 규모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더 포럼을 매진시킨 데 이어 2024년 미국 최대 음악 축제인 코첼라 무대에 올랐다. 또한 유럽에서 시작해 미국을 거쳐 한국에서 마무리된 월드투어로는 10만 명 가까이 모았다. 버스킹에서 월드투어에 이르기까지 조용하게, 차곡차곡 쌓아 올린 8년의 노력이었다.
더로즈의 여정에 승승장구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전 소속사와의 법적 분쟁, 멤버들의 입대 등 부침의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공백기를 마치고 다시 완전체로 무대에 선 더로즈는 한층 단단해진 팀워크를 보여줬다. 이제 더로즈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 서사가 아닌, 음악에 대한 열망으로 완성된 한 밴드의 연대기로 남고 있다.

홍대 거리에서 노래하던 그때처럼 ‘절대 변하지 않은’ 단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우성 조금 나이가 들었지만, 마음만큼은 그때에 머문 것 같습니다.
박도준 음악에 대한 열망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태겸 여전히 장난도 치고 동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고, 아직 그런 것 같습니다.
이하준 ‘우리의 음악으로 조금이나마, 잠깐이나마 행복한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은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시절 거리에서 악기를 조율하던 과거의 나에게 딱 한 마디만 해줄 수 있다면 뭐라고 말해주고 싶나요?
김우성 딱 한 마디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힘 좀 빼라”
박도준 “차근차근, 꾸준하게, 하나하나씩”
이태겸 “너 자신을 믿고 뭐든 적당히 하지 마”
이하준 “영어 공부해라”
지난 시간 치열하게 달려온 더로즈. 활동하는 동안 서로에게 가장 힘이 됐던 말이나 행동이 있었나요?
박도준 말과 행동보다는 마음가짐이 힘이 됐습니다. 함께, 그러나 각자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면서 공통적인 목표를 향해 열심히 잘 해보자는 마음이요.
이태겸 “우리는 언젠가 잘될 거고, 느리더라도 멀리 가자”라는 말이 힘이 됐습니다.
이하준 각자 힘든 시간을 보낸 후 다 같이 사막에서 행복하게 앨범 작업한 추억이 많은 힘이 됐습니다.

빌보드 이머징 아티스트 1위, 빌보드 200 83위 소식을 들었을 때 리얼 반응이 궁금합니다.
김우성 빌보드 이머징 아티스트 1위는 서프라이즈여서 좋았습니다. 꿈만 같았던 것 같습니다.
박도준 ‘우리가 너무 동떨어져 있지는 않구나’, ‘오랜 시간 한뜻을 품고 열심히 하다 보니 우리의 음악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점점 생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태겸 ‘데뷔일이 8월 3일인데 빌보드 200 83위는 말이 안 된다. 이건 운명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하준 빌보드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이름과 음악이 널리 알려진 것 같아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면 단연 블랙로즈(팬덤명)가 아닐까 싶습니다. 더로즈에게 블랙로즈는 어떤 존재인가요?
박도준 어디에서나 항상 이름처럼 우리를 지켜주는 흑장미 같은 존재예요. 이 영화가 과연 블랙로즈 없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요?
이태겸 또 하나의 멤버예요. 우리가 쓰는 음악, 지내온 시절, 무대 등 모두가 블랙로즈와 함께였어요. 앞으로도 함께 걸어갈 거고요.
이하준 더로즈를 있게 해준 소중한 존재예요. 블랙로즈가 없었다면 더로즈도 존재할 수 없었겠죠.
영화를 본 블랙로즈가 영화관을 나갈 때 딱 한 가지 감정을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이면 좋을까요?
김우성 우리가 이 영화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블랙로즈입니다. 우리와 그 시간을 보낸 블랙로즈에게 조금 더 깊은 설명을 해주고 싶어서 만든 것입니다. 같은 감정을 공유하면서 좀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도준 같은 하늘 아래 또 하나의 관점을 가진 우리의 이야기를 보고 본인 상황에 맞는 새로운 용기를 얻어 갔으면 합니다.
이태겸 ‘이게 더로즈고 이게 블랙로즈다’, ‘내가 이 영화의 한 부분이구나’라는 감정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하준 어떤 감정이든 힐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