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가장 젠지스러운 방식으로 소환한 90년대, 밴드 luv의 첫 단독 내한

2026.03.24 | by Young Shin l young.s@billboard.com

90년대 네오 소울과 애시드 재즈의 유전자를 이어받아, 가장 '젠지(Gen Z)'스러운 감각으로 풀어내는 밴드 luv. 서울의 밤을 뜨겁게 달군 이들의 첫 단독 내한 공연 직후, 빌보드코리아가 이들의 순수한 음악적 열정과 마주했다.

2003년생 동갑내기이자 간사이 출신이라는 끈끈한 유대로 뭉친 다섯 멤버. 사교성 만렙인 분위기 메이커 Ofeen과 Rosa, 팀의 중심을 잡는 믿음직한 Zum, 묵묵히 사운드의 토대를 만드는 Sho, 그리고 luv의 음악적 색채를 설계하는 Hiyn까지. 각기 다른 개성이 모여 luv만의 독보적인 '그루브'가 완성된다.

일본 음악 신에서 가장 감각적인 사운드를 구사하는 루키로 손꼽히는 밴드 luv(러브). 이들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90년대~Y2K 시대의 블랙 뮤직을 자신들만의 화법으로 재구현하며 등장과 동시에 리스너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2025년 2월 발매한 미니 앨범 [Already]의 리드 싱글 "Send To You"는 중저음 중심의 독특한 질감과 인트로의 토크박스 사운드가 입소문을 타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 스포티파이 바이럴 차트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세계적인 레이블 워너뮤직 재팬(Warner Music Japan)과 전격 계약을 맺은 luv의 매력은 무엇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미학에 있다. J-POP에서는 보기 드문 묵직하고 둥근 중저음 위주의 사운드와 빈티지한 질감은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동시대 청춘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특히 일본의 대중목욕탕(센토)이나 오하구로등 지극히 일본적인 오브제를 젠지 특유의 위트로 풀어낸 뮤직비디오는 시각적 즐거움까지 선사하며 이들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증명해왔다.

최근 발표한 디지털 싱글 "Ohaguro"는 메이저 데뷔라는 큰 전환점을 앞두고 밴드 결성 초기의 자유로운 바이브를 되찾고자 시도한 결과물이다. 기존의 부드러운 소울과는 또 다른 파격적이고 강렬한 사운드를 선보인 이 곡은, luv가 단순히 유행을 쫓는 팀이 아닌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가진 아티스트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이들의 진가는 음원을 넘어 라이브 무대 위에서 비로소 폭발한다. 정교하게 짜인 스튜디오 사운드를 무대 위에서 과감히 해체하고, 멤버 전원이 즉흥적인 잼(Jam)을 주고받는 모습은 '진짜 음악을 즐길 줄 아는 밴드'라는 찬사를 이끌어낸다. 이러한 에너지는 한국 팬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지난 3월 21일,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린 이들의 첫 단독 내한 공연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뜨거운 관심을 모았으며, 현장은 국적을 초월한 음악적 교감으로 가득 찼다.

메이저 데뷔와 성공적인 첫 단독 내한, 그리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다섯 명의 청년 luv.  빌보드코리아에게 전해온 답변 속에는 한국 관객들의 열정에 감동한 마음과 음악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선명히 담겨 있었다. 텍스트 너머로 느껴지는 이들의 유쾌하고도 단단한 진심을 전한다.

3월 21일 서울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의 첫 단독 내한 공연이 끝난 직후입니다! 무대 위에서 내려다본 한국 관객들의 첫인상과 열기는 어땠나요? 다른 국가 팬들과 달랐던 특별한 바이브가 있었다면요?

LUV 우선 관객분들의 함성이 정말 커서 놀랐습니다. 뒤쪽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계신 분들도 계셔서, 모두가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일본에 비해 더 젊은 연령층의 분들이 많이 와주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이 처음으로 해외에서 하는 단독 공연이었는데, 기뻐해주시는 관객분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오길 잘했다”라고 느꼈어요.

한국에 머무는 동안 무대 밖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특별히 마음에 들었던 한국 문화나 핫플레이스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Ofeen

Ofeen 어제 라이브 전에 공연장 근처에서 쇼핑을 즐겼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가 많아서 마치 이상향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음식도 정말 맛있습니다. 입국한 날에는 삼겹살을 먹었고, 어제는 뒤풀이에서 보쌈과 전을 먹었어요.

Sho 문화적으로 일본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친근한 문화라고 느꼈어요. 또 꼭 한국에 오고 싶습니다.


90s-Y2K 네오 소울을 지향하는 luv의 시선에서, 평소 즐겨 듣거나 ‘눈여겨보고 있는 한국 아티스트가 있나요?

Hiyn 저는 싱어송라이터 SUMIN님을 예전부터 계속 좋아했어요.

Ofeen 저는 LambC님을 좋아해서 평소에도 자주 듣고 있습니다.

전원 2003년생 간사이 출신이라는 점이 정말 끈끈한 시너지를 내는 것 같아요. 각 멤버가 서로 밴드에서 맡고 있는 비공식 포지션을 설명해준다면?

Hiyn 멤버 모두 사이가 좋지만, Ofeen과 Rosa가 압도적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Ofeen은 처음 보는 사람과도 금방 친해지는 데 능해서, 저희도 그의 사교성에 자주 놀랍니다. 어제도 뒤풀이에서 언어가 다른 스태프분과 말을 잘 통하지 않으면서도 즐겁게 대화를 하고 있어서, 역시 대단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느꼈어요.(웃음)

Ofeen 그리고 Zum은 멤버 중에서는 가장 확실하고 믿음직한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저희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또 달라서, 특히 개성이 강하고 매력적인 성격을 가진 멤버라고 생각합니다.(웃음)

모든 멤버가 젠지(Gen Z)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90년대~Y2K 시대의 네오 소울과 애시드 재즈에 깊게 빠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궁금해요.

Zum

Hiyn 제 계기는 Tom Misch입니다. 그의 루츠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Ofeen 저는 Kan Sano라는 키보디스트를 멋있다고 느낀 것이 계기였습니다. 그걸 시작으로 소울 음악을 알게 되고 점점 깊이 파고들게 된 것 같아요.

Zum 저는 Vulfpeck이라는 밴드를 좋아했는데, 소울이나 R&B, 펑크를 루츠로 하고 있어서 거기서부터 더 깊이 파고들게 되었어요. 60년대 같은 모타운 사운드의 음악에 끌렸습니다. 스트리밍으로 마음에 드는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저희 세대에게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Rosa 저는 원래 클래식과 재즈를 중심으로 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했는데, 밴드를 하면서 주변 멤버들이 듣는 음악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깊이 파고들다 보니, 제 취향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Sho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에서 블랙뮤직이 자주 흘러나왔는데, 그걸 계기로 블랙뮤직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2025년 2월에 발매한 미니 앨범 [Already]의 리드 트랙 ‘Send To You’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 스포티파이 바이럴 차트에 진입하며 큰 히트를 쳤죠. 리스너들의 귀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Send To You'만의 특별한 킬링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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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yn 역시 인트로의 Ofeen의 토크박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멤버 전체의 사운드감도 큰 포인트입니다. J-POP에서는 드물게 둥글고, 중저음 중심의 질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앨범을 발매할 당시 일본의 옛 소울이나 펑크 음악 스타일이 아시아에서 주목받고 있었는데, 그 사운드 이미지와 당시 저희의 음악 스타일이 잘 맞았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큰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근 발매한 디지털 싱글 'Ohaguro’는 기존 곡들이 가진 부드럽고 '따뜻한 소울'의 바이브와는 결이 살짝 다른 느낌을 받았어요. 다소 파격적이고 강렬한 사운드로 전환을 시도한 이유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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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V 2026년부터 저희도 간사이에서 도쿄로 상경하게 되었고, 생활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을 새롭게 다잡고, 메이저 데뷔 이전에 저희가 즐기고 있던 바이브로 다시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이번 곡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늘 감각적인 영상미로 화제가 됐죠. 저는 특히 "Send To You" 뮤직비디오에서, 후지산 벽화가 그려진 일본 특유의 '대중목욕탕(센토)'을 배경으로 연주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요. 시각적 아이디어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 편인가요?

Hiyn "Send To You"에 등장한 센토(대중목욕탕)는 처음부터 의도한 것이었어요.(웃음) 평소 가사를 쓸 때 임팩트가 있을 것 같은 것들은 메모해두는 편입니다. 거기서부터 곡을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역시 일본 문화는 매우 매력적이라고 느끼고 있어서, 저희 Z세대만의 방식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연이은 투어 매진과 폭발적인 관객 동원력을 통해 , 밴드 luv의 진가는 다름 아닌 '라이브 무대'에서 가장 빛난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음원의 정제된 사운드를 무대 위에서 과감히 해체하고 멤버 전원이 솔로 연주를 주고받는 등 즉흥성(Jam)을 강조하는 것으로 아는데, 라이브 편곡 시 가장 쾌감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Rosa

LUV 원곡과 다른 편곡을 넣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서 라이브에서 선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저희가 마음껏 즐기며 만든 편곡이 딱 맞아떨어지고, 관객분들이 그것을 받아들여 주실 때가 가장 큰 쾌감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투어에서는 일본에서 70년대에 활동했던 아이돌 그룹 캔디즈의 「年下の男の子」를 커버했는데, 원곡과는 꽤 다른 분위기로 편곡했습니다. 가요곡을 어디까지 luv스럽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도전이자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세대를 초월하는 luv의 음악을 통해, 동세대 청취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요?

LUV 같이 즐겁게 살아가자, 인생!!

"Ohaguro" 발매와 첫 내한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지금, luv의 다음 챕터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밴드로서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거나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Sho 

Hiyn 올해는 정규 앨범을 내고 싶어요. 지난 앨범은 여러 곡을 모은, 다양한 색을 가진 앨범이라는 인상이 강했는데, 이번에는 하나의 일관된 콘셉트를 가진 음원을 남기고 싶습니다.

Ofeen 저는 라이브를 더 많은 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어요. 많은 분들을 매료시켜서 점점 더 큰 규모로 라이브를 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한국에도 꼭 다시 오고 싶습니다.

Zum 앞으로는 학생 생활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상경도 하게 되어 밴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질 예정이에요. 그만큼 음악과 마주하는 시간도 늘어나고, 멤버들과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Rosa 곡을 많이 만들고, 동시에 ‘luv는 이런 밴드다’라는 것을 더욱 강하게 보여줄 수 있는 한 해로 만들고 싶습니다.

Sho 앞으로 규모도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라이브에도 더 많은 분들이 와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많은 관객분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연주를 앞으로도 모두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