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하이브·JYP·SM도, 비디오 팟캐스트 뛰어든 K팝

2026.10.07
엠넷플러스 로고(좌)와 STAN:A(스탠에이) 로고(우). 사진 제공=CJ ENM

대형 K팝 기획사들이 잇따라 비디오 팟캐스트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올해 선보이는 팟캐스트들이 모두 스포티파이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점 또한 눈에 띈다.

올해 3월 하이브가 스포티파이와 손잡고 첫 테이프를 끊었고, 8월 JYP엔터테인먼트, 9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NCT 쟈니가 차례로 자체 프로그램을 내놨다. 하이브는 이달 2일 보이넥스트도어를 앞세운 다섯 번째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며 판을 더 키웠다.

비디오 팟캐스트는 출연자들의 대화를 영상과 함께 보여주는 포맷이다. 화면을 보지 않고 소리만 들어도 따라갈 수 있어 '보이는 라디오'에 가깝다. 짧게 편집한 예능형 자체 콘텐츠와 달리 긴 호흡의 대화 안에 아티스트의 음악관과 작업 과정, 취향까지 담을 수 있다는 점 또한 강점이다.

하이브 '스탠에이', 반년 새 오리지널 다섯 편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하이브다. 하이브는 지난 3월 6일 스포티파이와 글로벌 콘텐츠 제휴를 맺고, 3월 23일 비디오 팟캐스트 채널 '스탠에이(STAN:A)'를 열었다. 내부 제작 조직인 하이브 미디어 스튜디오(HMS)가 기획과 제작을, 스포티파이가 글로벌 유통을 맡는 구조다.

엔하이픈이 호스트로 나선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블러드 다이어리'를 시작으로 음악 토크 '음악의 참견', 르세라핌 허윤진이 전편 영어로 진행하는 'HMM(Huh's Memo)'이 차례로 공개됐다. 아티스트가 신보 이야기를 풀어놓는 'STAN [ ]' 시리즈에는 세븐틴, 에반, 앤팀이 출연했다.

지난 2일에는 다섯 번째 오리지널 '댐!뷸런스(DAMN!BULANCE)'가 첫 회를 내보냈다. 보이넥스트도어 멤버가 매회 두 명씩 호스트를 맡아 SNS 실수, 직장이나 학교에서 겪는 곤란한 순간 같은 일상 속 위기 대처법을 게스트와 나누는 토크쇼다. 첫 회에는 명재현과 리우가 진행을, 방송인 유병재와 조나단이 게스트를 맡았다. 이후 롱샷 오율·률, 유튜브 채널 '띱'의 김규남·윤태용, 아일릿 윤아, 이영지가 출연한다.

'댐!뷸런스'는 총 9회로, 격주 금요일 오후 7시 스포티파이와 유튜브 등에 동시 공개된다. 2회부터는 회차별 화두를 공식 SNS에 올려 시청자가 댓글 투표로 참여하는 장치도 더했다. HMS는 K팝 팬덤뿐 아니라 팟캐스트를 즐기는 일반 대중까지 겨냥한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성과 지표도 쌓이고 있다. 하이브에 따르면 스탠에이는 미국, 영국, 독일, 호주, 스웨덴 등 5개국에서 스포티파이 '더 팟캐스트 차트' 음악 부문 일간 1위에 올랐다. 주간 순 시청자 수 기준 '톱 팟캐스트' 차트에는 22개국에서 이름을 올렸다(9월 기준). 9월 7일 공개된 'HMM' 1회는 조회수 100만 회를 빠르게 넘겼는데, 이 가운데 56%가 미국에서 나왔다.

'누가 보는가'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스탠에이 시청의 95% 이상이 영상으로 이뤄지고, '블러드 다이어리' 시청자 상당수는 엔하이픈의 음악을 들어본 적 없는 이용자였다. 하이브는 이들의 음원 소비가 이후 늘었다고 밝혔다. 기존 팬을 위한 부가 콘텐츠에 머물지 않고, 새 청취자를 들이는 입구로도 작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유통 창구도 넓히는 중이다. 하이브는 9월 CJ ENM의 K팝 플랫폼 엠넷플러스에 스탠에이 브랜드관을 열었다. 엠넷플러스가 외부 콘텐츠 브랜드에 전용관을 내준 것은 처음이다. '블러드 다이어리'는 연내 Mnet 방송도 예정돼 있다.

JYP는 '창작 이야기', SM은 '아티스트 개인'

 '3RACHA Session'. 사진 제공=JYP엔터테인먼트, 스포티파이 코리아

JYP엔터테인먼트는 8월 3일 자체 비디오 팟캐스트 브랜드 'JYP Podcast'를 스포티파이에 선보였다. 첫 시리즈는 스트레이 키즈의 자체 프로듀싱 팀 쓰리라차(방찬, 창빈, 한)가 진행한 6부작 '쓰리라차 세션(3RACHA Session)'이다.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공개된 이 시리즈에서 세 멤버는 팀이 꾸려진 과정과 초창기 작업곡을 돌아보며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풀어냈다.

쟈니.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NCT 쟈니가 마이크를 잡았다. 쟈니는 9월 16일 스포티파이 단독 팟캐스트 '저니 위드 쟈니(JOURNEY with JOHNNY)'를 시작했다. 최신 K컬처 이슈부터 자신의 취향과 경험담까지 폭넓은 주제로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새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세 사례의 공통분모는 스포티파이다. 스포티파이는 올해 5월 비디오 팟캐스트를 스트리밍한 이용자가 5억 명을 넘었고, 관련 이용자 수가 전년보다 약 50% 늘었다고 밝혔다. 비디오 팟캐스트를 성장 동력으로 삼는 플랫폼 입장에서 탄탄한 글로벌 팬덤을 거느린 K팝 아티스트는 놓치기 아까운 파트너다. 스포티파이는 'JYP Podcast' 론칭 당시 이를 자사 K팝 비디오 콘텐츠 라인업 강화의 일환으로 소개했다.

기획사가 노리는 것은 '전환'이다. 음원 플랫폼 안에서 팟캐스트를 보던 이용자가 곧바로 아티스트의 음악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예능이나 팬 플랫폼 콘텐츠가 이미 아티스트를 아는 팬을 향한다면, 팟캐스트는 대화 자체에 끌린 이용자를 음원 청취로 잇는 통로가 될 수 있다. K팝을 대표하는 기획사들이 비디오 팟캐스트 콘텐츠 제작을 본격화한 만큼, 어떤 후발 주자들이 뒤를 이을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리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