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KOREA

2024.09.26

빅오션은 꾸준히, 천천히 나아가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를 증명한다

2024.09.26

지석이 입은 재킷은 송지오, 현진이 입은 재킷은 코스, 셔츠는 에디터 소장품, 찬연이 입은 티셔츠는 에디터 소장품.

늦은 시간의 줌 콜에서 미국 수어로 박수와 환호를 뜻하는 악수 손동작과 함께 만난 빅오션의 미소는 다른 팝 그룹과 차별화된 강렬한 에너지를 뿜고 있었다.

현진, 찬연, 지석은 2024년 4월 빅오션으로 뭉쳐 케이팝 최초의 청각장애인 그룹으로 데뷔했다. 한국의 슈퍼스타, 프로덕션, 경영진이 빅오션을 따뜻하게 품은 사례는 글로벌 음악계의 포용성을 보여준다.

국내 유일의 장애인 연예기획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가 함께 만든 빅오션은 서로 다른 배경과 청각 능력을 갖춘 세 명의 스타를 희망과 가능성의 신호로 보고 있다.

메인 보컬 현진은 어린 시절 사고로 왼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 하지만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피아노 연주와 영어를 배우고,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시청자들에게 청각 장애에 대해 알렸다. 양쪽 귀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메인 래퍼 찬연은 음악 치료의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한 후 음악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 막내이자 메인 댄서 지석은 청각장애를 앓고 태어나 장애인 특수학교를 다니다 서울시 스크팀 소속 프로 스키 레이서가 됐다.

빅오션은 멤버들의 다양한 청각적 인식으로 인해 안무를 배우고, 리듬에 맞춰 노래하고, 라이브 공연을 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진동하는 스마트워치를 메트로놈으로 활용하거나, 리듬 카운트를 위해 불빛을 깜박이는 등 그룹과 파라스타 팀은 새로운 리허설 방법을 찾는 영감이 됐다.

케이팝의 정의가 한국 출신의 팝 가수에서 다양한 국가, 문화, 언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확장된 가운데, 빅오션은 글로벌한 매력을 지닌 잘생기고 빛나는 스타의 모습뿐만 아니라, 케이팝의 핵심 중 하나인 자신의 이야기와 음악으로 청취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현진은 "데이식스의 영케이가 피처링한 최신 싱글 'Slow'는 천천히, 꾸준히 앞으로 나아간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라며 "노래를 통해 보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석은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그런 도움이 없었다면 우린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 키즈, 있지, 대한민국 대통령까지 함께한 빅오션의 이야기와 그들이 2024년 9월 빌보드의 '이달의 K팝 신인'으로서 주목해야 할 그룹인 이유는 아래에서 볼 수 있다.

지석이 입은 재킷, 바지는 송지오. 목걸이는 아티스트 소장품.

올해 데뷔하고 빌보드 이달의 루키로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 2024년은 어땠나?

지석: 우리가 잘할 수 있을지 정말 걱정했다. "우리 잘할 수 있을까?"라는 식으로. 그런데 다행히 많은 사람들, 많은 아이돌 선배님이 응원과 도움을 많이 줬다. 회사 밖에서도 많은 사람이 응원해 줘서 정말 감사하다. 그런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을 거다.

현진: 그리고 오늘도 대한민국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해외에서도 많은 초청을 받는다. 정말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찬연: 그리고 많은 나라에서 많은 팬이 우리를 알아봐 주고, 사랑을 보내주고 있다. 정말 감사하고 더 좋은 공연으로 보답해야 한다.

바쁜데도 시간을 내줘서 고맙다. 그리고 데이식스의 영케이가 피처링한 싱글 'Slow' 발매를 축하한다. 멋진 협업이었는데 어떻게 함께하게 됐으며, 과정은 어땠나?

현진: 'Slow'는 천천히, 꾸준히 앞으로 나아간다면 뭐든 할 수 있단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만드는 과정에서 데이식스의 영케이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피처링을 제안했다. 영케이가 바로 하겠다고 답해서 성공적으로 발매할 수 있었다. 정말 고맙다. 그 덕분에 더 많은 응원을 받을 수 있었고, 영케이 또한 우리를 응원해 준다고 느꼈다.

지석: 직접 만나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영케이가 데이식스의 새 앨범 준비로 너무 바빠서 그러진 못했다. 하지만 나중에 직접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현진이 입은 재킷, 바지는 코스. 셔츠는 에디터 소장품.

데이식스의 팬인가? 그들의 최신 앨범은 한국에서 차트 1위를 기록 중이다.

현진: 데이식스의 새 앨범 수록곡 중 '녹아내려요'를 들었는데 정말 맘에 들었다. 'Slow'에 피처링해준 영케이에게 보답하고 싶어 노래 하이라이트 부분을 수어로 바꿔 소셜 미디어에 챌린지로 만들었다.

지석: 노래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다!

수어 챌린지를 어떻게 만들고, 공연에 접목하는지 궁금하다. 직접 움직이나? 아니면 팀과 함께 만드나?

찬연: 간단한 수어 챌린지를 만들 땐 우리끼리 의논해서 만든다. 안무를 짜거나 공식 MV처럼 한국 수어와 미국 수어가 섞인 영상을 공개할 땐 전문가에게 검토를 받아 가장 정확한 표현을 찾는다.

일부 독자는 청각 장애인이나 난청인이 노래, 춤, 랩 등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랄 듯하다. 음악에 관한 각자의 배경에 대해 말해준다면?

지석: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에 다녔었다. 그 당시 방탄소년단 RM 선배님이 학교 음악 교육에 도움을 주기 위해 거액을 기부했었다. 그 덕에 음악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됐고, 처음으로 춤과 다양한 악기를 배울 기회가 생겼다. 그래서 음악과 사랑에 빠지고 아이돌을 꿈꿀 수 있었다.

현진: 아홉 살 때 사고를 당해 왼쪽 귀의 청력을 완전히 잃었다. 수술 후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지만, 자연스럽지 않고 매우 인위적이었다. 어떤 종류의 소리든 듣기가 매우 불편했다. 당시 피아노 학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피아노만이 아름답고 기분 좋은 소리를 들려줬다. 피아노를 치면서 소리가 긍정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음악에 더 관심을 가졌다. 성인이 된 후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돼 청각장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는 영상을 많이 만들었다. 방송 출연을 시작하며 지금 소속사인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를 알게 됐고, 자연스레 아이돌에 도전하게 됐다.

찬연: 난 음악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양쪽 귀에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후에 음악 치료를 많이 받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때부터 음악에 흥미가 생겼다.

아이돌 그룹으로 공연할 때 음악과 어떻게 소통하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공유해줄 수 있나?

현진: 멤버마다 청각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비트와 리듬을 인지하는 방식도 다르다. 그래서 스마트워치와 진동을 메트로놈으로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렇게 비트와 리듬, 음악을 훨씬 더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음악에 맞춰 조명이 깜빡이는 '빔 모니터'도 개발했다.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을 계속 촬영하고, 누가 비트를 다르게 느끼는지 혹은 동기화되지 않는지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연습한다. 그렇게 합을 맞춰 움직일 수 있었다.

찬연이 입은 바지는 송지오. 티셔츠는 에디터 소장품.

'쇼! 음악중심', '인기가요', '더 쇼', '뮤직뱅크' 등에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로 유명하다. 공연 경험은 어땠나? 필요한 편의시설은 충분했나?

지석: 우리에게 청각 장애가 있단 사실을 방송 측에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대 진입을 알리는 시각적 신호 등 특정 메시지를 보낼 때 꼭 손짓을 활용해 줬다. 음악을 듣거나 하는 데에 문제가 없는지 끊임없이 물어봐 주고 정말 친절하게 대해줬다. 덕분에 좋은 공연을 할 수 있었다.

현진: 세트나 주변 환경이 시끄럽거나 소음이 심하면 노래의 시작 부분을 듣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래서 리허설과 실제 촬영 중엔 관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평소보다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고, 정말 잘 받아들여 줬다. 댄서들은 안무가 시작되는 동작으로 시작하도록 진행했고 덕분에 그들이 안무를 시작하면 공연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찬연: 방송국과 현장의 모든 사람이 우리가 의사소통이나 청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이 함께 힘을 내서 아무 문제 없이 진행했다. 모두의 배려에 감사한다.

공연 중 백스테이지에서 스트레이 키즈의 펠릭스와 만나 'Chk Chk Boom' 챌린지를 배웠다고 들었다.

지석: 방송이 끝난 후 펠릭스를 처음 만났다. 정말 천사 같았다. 나를 만나자마자 그가 미국 수어로 나를 맞이했다. 그는 직접 "만나서 반갑다", "안녕"이라는 말을 배웠음을 보여줬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함께 댄스 챌린지를 했는데 너무 긴장해서 너무 떨렸지! 하지만 행복했고 모든 것에 정말 감사했다. 더 잘하기 위해 더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댄스 챌린지가 끝난 후 펠릭스가 우리에게 스트레이 키즈의 앨범을 선물로 줬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마웠다. 앞으로도 꼭 다시 만나고 싶다.

최근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가 빅오션의 새 멤버 오디션을 진행한단 소식을 봤다. 멤버가 더 늘어나나?

현진: 지금 세 명이지 않나? 세 명으로는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 멤버를 모집 중이다. 회사 웹사이트에서 24시간 언제든 오디션에 지원할 수 있다. 더 많은 멤버가 지원하길 바란다.

현재 해외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다른 메시지가 있나?

현진: 이 인터뷰가 끝나고 3일 후면 빅오션으로 데뷔한 지 5개월이 된다. 우리가 있게 해준, 많은 응원을 해준 팬과 모든 사람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꾸준히 응원하고, 홍보하고, 소셜 미디어 커뮤니티에서 더 많은 '파도'를 모으기 위한 활동까지 해주는 팬덤 파도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더 좋은 공연과 활동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지석: 좋은 기회를 받아 정말 감사하다. 11월에는 또 다른 곡을 발표하려고 한다. 회사와 함께 정말 열심히 활동할 테니 신곡을 발표할 때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 열심히 하겠다.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Billboard Korea(@billboard_korea)님의 공유 게시물

Creative Director : Woo Lee
Photographer : JoongSan 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