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올리비아 마쉬 인터뷰
2025.02.13‘리비’라는 이름으로 작사, 작곡 활동을 했었죠. 그리고 이제 올리비아 마쉬라는 이름으로 직접 무대에 서요. 어떤 계기였나요?
가수로 데뷔할 거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저 계속해서 곡 작업을 해왔을 뿐이죠. 그러다 우연히 세션에서 지금 대표 PD님을 만났어요. 그때 가수를 해보고 싶냐는 이야기를 들었죠. 현장에선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그러다 나중에 제 목소리로 제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들려줄 기회에 도전해 보고 싶어졌어요.
그러면 이제 리비로서 다른 아티스트의 곡은 참여하지 않는 건가요?
계속 함께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의 곡에 참여할 때는 리비로, 개인적인 활동은 올리비아 마쉬로 할 예정이에요.
그 둘을 나누는 이유는 뭐예요?
습관? 사실 둘 다 저라서 크게 나뉘진 않아요. 리비는 어렸을 때부터 가족이 저를 불렀던 이름이기 때문에 애정이 가고, 올리비아 마쉬도 제 이름이니까요. 리비라는 이름을 쓰면 다른 아티스트의 곡을 쓸 때도 제 느낌이 좀 담기지 않을까 싶어요.
작곡가 리비와 아티스트 올리비아 마쉬로 곡을 세상에 공개할 때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겠네요.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어요. 뭐든 발매할 때 신기하고 재밌어요. 사실 제가 곡을 다 쓰기 때문에 제 아기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리비로서 데모를 불렀을 때 가수가 어떻게 그 감정을 풀지, 자기의 목소리로 매력을 어떻게 담는지 들었을 때 신기하고 뿌듯해요. 가수들이랑 컬래버레이션 하며 많이 배우고 영감도 얻고요. 올리비아 마쉬로는 제 목소리가 발매되는 거니까 생각을 많이 하면서 많이 수정하고 고민해요.
새 EP Meanwhile의 설명에 “2년의 여정을 담았다”라고 했죠.
이 곡들은 제가 송세션을 하고 다른 아티스트들을 위한 데모곡을 만들며 썼던 노래들이에요. 다른 사람을 위해 썼지만, 몇 년간 이어졌던 제 개인 이야기랑 감정 등이 많이 녹아있어요. 아무래도 그날의 감정이나 지나갔던 일처럼 겪었던 상황들이 자연스레 녹아드니까요.
이후 가수 데뷔를 결심하고 EP를 준비할 때 쌓여있는 곡을 들어보니, 제가 너무 애정이 가고 내 스토리를 많이 담긴 곡을 내고 싶었어요. 곡마다 느낌이나 장르가 다른 이유도 여러 사람과 함께해서 다양한 거죠.
제목이 Meanwhile인 이유도 비슷하겠네요.
그런데 제목을 진짜 많이 고민했어요. 저는 노래의 키워드나 가사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노트에다가 적어요. 제목을 고민하던 와중 노트를 펼쳐봤는데 ‘Meanwhile’이 딱 보이는 거예요. 이 단어가 제 EP를 하나로 묶는단 생각이 들었어요.
앨범 발매는 과거에 만든 음악을 지금으로 끌어오는 거잖아요. 곡을 들으며 과거의 감정을 새롭게 느끼기도 하나요?
그럼요. 특히 에피소드가 많은 곡은 작업할 때 그때 생각이 많이 떠올라요. “Backseat”는 새벽에 다른 송캠프를 마치고, 데모 녹음을 하려고 작곡가님을 만날 때였어요. 새벽 4시, 5시쯤이었는데 그때 녹음을 한 시간 만에 다 끝내고, 치킨이랑 케이크를 먹으며 엄청나게 떠들었던 기억이 나요. 그러고 나서 본 녹음을 하는데 아무리 해도 그 추억이랑 느낌이 안 사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EP 버전은 데모 때 보컬이에요. 제가 당시 느꼈던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사람들도 느꼈으면 좋겠어요.
“42”가 데모랑 가장 다르다면, “Backseat”은 가장 데모스러운 곡이네요.
완전 ‘복붙.’
어릴 때 아바와 존 덴버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고 들었어요. 사실 두 아티스트는 결이 많이 다르잖아요. 왜 이 둘이었나요?
어릴 때 아빠가 아바랑 존 덴버를 들려줬어요. 그리고 할머니도 존 덴버를 너무 좋아하셔요. 그래서 어렸을 때 엄청 많이 들었죠. 존 덴버는 가사도, 감정도 너무 좋고 풍부하거든요. 가족들과의 추억도 많기 때문에 지금도 너무 애정이 가는 아티스트예요. 아바도 엄청 아이코닉한 아티스트죠. 다니엘이랑 영화도 많이 보고, 자주 들으며 춤도 췄어요. 지금도 맘마미아에서 배우들이 나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기억나요. 동생이랑 같이 연필에다 커튼 볼을 꽂고 춤추는 장면도 영상으로 남아있어요. 이렇게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아 지금도 즐겨 듣는 아티스트들이에요.
둘의 음악이 지금의 올리비아 마쉬에게 영향을 주나요?
둘도 그렇지만,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에게 많이 받아요. 항상 작업하기 전 음악부터 들어요. 그렇게 영감을 받고 나면 작업이 잘 되더라고요. 그래서 음악을 매일, 많이 들어요.
지금 최근 재생 목록 맨 위엔 누가 있어요?
잠시만요(웃음). 신기하게 존 덴버를 듣고 있었네요. 그리고 그 아래에는 FKA 트윅스요.
대학 전공이 인터랙티브 작곡이었어요. 사실, 인터랙티브 작곡이랑 팝은 또 다르잖아요. 인터랙티브 작곡은 주로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음악이 달라지니까요. 전공이 지금 음악에 도움이 되나요?
다른 문화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들이 원하는 느낌이나 스토리를 음악으로 푸는 방법을 배웠죠. 다만, 인터랙티브 작곡은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소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하고, 그들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추게 되는 듯해요. 그때는 사운드를 뜯고, 이상하게 바꾸고 그러면서 주로 프로듀싱을 했는데, 한국에서는 멜로디를 만들었거든요. 그런 차이는 있어요.
Meanwhile의 타이틀곡은 “Strategy”와 “Backseat” 두 개죠. 전자는 연인 관계에서 머리를 전략적으로 쓰는 이야기고, 후자는 자유로움을 노래해요. 둘의 주제나 주는 느낌이 너무 달라서 재밌더라고요.
“Backseat”의 가사는 자유롭지만, 그 감정이 마냥 신나지만은 않아요. 약간의 ‘멘붕’이 들어있거든요. 그리고 “Strategy”는 참 어렵고 골 아픈 상태를 재밌게, 위트 있게 풀고 싶은 맘이었어요.
언젠가 한국어로 노래하는 올리비아 마쉬를 볼 수 있을까요?
꼭이요. 발음 때문에 연습이랑 녹음을 엄청나게 해야 할 거예요. 실제로 한국어로 부른 데모도 있어요. 그리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도수치료 선생님이 계시는데, “42”가 정말 좋으면서도 어떤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42” 한국어 버전을 너무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또 제가 어릴 때 한국에 도착해서, 단어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학교에 도착한 기억들도 노래로 만들고 싶어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올리비아 마쉬는 앞으로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요?
전 아직 제 스타일도, 어떤 음악을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걸 만들어가는 단계라 생각해요. 그래서 EP도 내고, 앞으로 많은 곡을 만들고 시도도 하면서 제 스타일을 점점 알아가고 싶어요. 이미 많은 곡을 만들고 모았지만, 그걸 어떻게 풀지도 고민 많이 하고 있고요. 그래서 앞으로가 엄청 설레고 재밌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