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제니, 새 앨범을 통해 스스로를 재정의하다

2025.03.27

전 세계를 누비는 블랙핑크의 스타, Billboard Women in Music Global Force 수상자 제니 – 첫 솔로 앨범에서 ‘슈퍼히어로로서의 힘’을 드러내다.

2024년 10월 25일, 서울에서 포토그래퍼 윤송이가 촬영한 제니. 스타일링 박민희, 헤어 가베, 메이크업 이솔, 크리에이티브 디렉션 빌보드코리아
코트는 Alexander McQueen, 톱은 David Koma.

제니가 오랜 기다림 끝에 자신의 솔로 데뷔 앨범 ‘Ruby’의 트레일러를 공개했을 당시, 그녀는 런던행 비행기에 탑승 중이었다. “한 도시에 일주일 이상 머무는 게 저에겐 어려워요,”라고 그녀는 고백한다. 지금 이 인터뷰 역시 또 다른 비행을 위해 공항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서울로 향하는 길이다.

제니는 1월에 공개된 앨범 트레일러로 파워풀한 곡 “Zen”을 선택했는데, 그중에서도 “In the dark I grew(어둠 속에서 성장했어)”라는 가사를 특히 강조했다. 이 가사는 ‘Ruby’ 전반에 걸쳐 울려 퍼지는 감정을 대변한다고 한다. “저한테 이 곡은 앨범의 핵심이에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래서 이 여정을 그 곡으로 시작하는 게 자연스러웠죠.”

3월 7일 발매된 이번 앨범은 전곡 영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선공개 싱글 “Mantra”, 도미닉 파이크와의 협업곡 “Love Hangover”, 도이치(Doecii)와 함께한 “ExtraL” 등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 두아 리파(Dua Lipa), 차일디시 감비노(Childish Gambino), 칼리 우치스(Kali Uchis) 등 장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며 제니의 폭넓은 음악 취향과 글로벌한 매력을 보여준다. 역사적인 K-팝 그룹 블랙핑크의 멤버로서 이미 전 세계에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제니는, 이번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그 기반 위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덧입히고 있다. (‘Ruby’는 제니가 설립한 독립 레이블 OddAtelier에서 콜럼비아 레코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발매됐다.) “이건 마치 제가 가진 슈퍼히어로로서의 힘 같아요,”라고 2025년 Billboard Women in Music Global Force 수상자 제니는 말한다. “그 힘이 저를 더 좋은 작업을 하게 만들고,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들어요.”

블랙핑크를 통해 이미 글로벌 팬층을 갖고 있잖아요솔로 활동에는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오히려 이번 앨범을 통해 세상에 저를 다시 소개하는 느낌이에요. 처음 시작하는 것처럼, 제가 스스로에게 약속한 자세로 임했어요. 그래서 저한테는 큰 변화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미들 네임인 루비 제인을 채택했죠어떻게 앨범명에 영감을 주었나요?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민했어요. ‘루비’라는 이름이 제 이름의 일부라서 정한 건 아니에요. 저에게 루비는 하나의 연극이 끝나고 커튼콜이 울리는 순간처럼 느껴졌어요. 인생이 바뀐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새로운 무대에 서는 느낌이었고, 그 무대에 모두를 초대하는 의미였어요. 저는 제니, 루비, 제인을 각각의 다른 자아라고 보지 않아요. 이 셋은 그냥 제가 가진 하나의 정체성이에요.

드레스는 Annakiki.

“Love Hangover”의 가사를 한국어로 직접 해설해서 공개했죠.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제가 한국인이라는 게 정말 좋아요. 그래서 항상 제게 사랑을 주는 한국 팬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 앨범은 전곡이 영어라, 한국어로 제 음악과 저 자신을 좀 더 이해하실 수 있길 바랐어요. 두 언어 모두로 팬들과 소통하고 싶거든요.

이번 여정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한 가사는 어떤 곡에 담겨 있나요?

“Starlight”라는 곡이 제 마음을 잘 대변해주는 것 같아요. 제 감정에 잘 맞는 곡이고, 지금껏 느껴온 것들을 담은 아름다운 노래예요. 굉장히 개인적인 곡이죠.

톱은 Jacquemus, 팬츠는 David Koma, 햇은 AREA.

두아 리파는 “Handlebars”에 피처링으로 참여했어요어떤 인연이 있나요?

두아와는 꽤 오래된 친구예요. 그녀가 한국에서 첫 공연을 했을 때 보러 갔었어요. 평소에 친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같이 곡 작업을 해봤어요. 서로를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었던 경험이었고, 함께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두 분 중 누가 더 자주 여행하나요?

솔직히, 우리 둘 다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레이블 운영에 있어 강한 여성 팀이 함께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여성 중심의 팀과 함께하는 점이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함께 일할 때 좋은 에너지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힘 있는 여성들에게 끌리게 되었고, 저 역시 그런 여성으로 성장하고 싶어서 노력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