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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BOARD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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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켄드와 그의 협업 아티스트가 전하는 ‘Blinding Lights’ 제작 스토리
JANUARY 01, 2022 BILLBOARD

 

photographer BRIAN ZIFF

 

 

언젠가 처비 체커(Chubby Checker)는 각종 차트를 휩쓴 본인의 1960년 히트곡 ‘The Twist’의 안무에 대해 “엉덩이를 돌리며 팔은 반대 방향으로 돌리고, 발은 마치 담배를 비벼 끄는 것처럼 좌우로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The Twist’의 곡과 춤에는 단순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1960년과 1962년에 각각 차트 1위를 석권한 덕분에 2008년 발표된 빌보드 올 타임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차트인(chart-in) 한 주 수는 물론이고 정확히 몇 위를 차지했는지 등을 모두 고려했는데, 1위를 기록한 주일수록 더 높은 점수가, 100위를 기록한 주는 더 낮은 점수가 부여되는 방식이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트 집계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여러 시기에 따른 차트 회전율을 반영하기 위해 시대별로 다른 가점이 주어진다.) 체커는 본인의 웹사이트에서 ‘2065년까지는 누구도 이를 넘어서는 성공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 자랑스럽게 밝히고 있다.

그러다 위켄드가 등장했다. 2020년 초 공개된 어두운 분위기의 뮤직비디오 속에서, 에이블 테스페이(Abel Tesfaye)라는 본명의 이 가수는 ‘Blinding Lights’의 리듬에 맞추어 엉덩이를 흔들고 가볍게 스텝을 밟는 짧은 춤을 선보인다. 얼마 뒤 팝 음악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곡이었다. 이제 31세가 된 테스페이는 예전에도 여러 곡으로 차트 1위를 기록했지만, (전설적인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맥스 마틴(Max Martin)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아드레날린 가득한 신스팝 트랙 ‘Blinding Lights’를 통해 캐나다 토론토의 언더그라운드 R&B 신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수수께끼의 신인에서 장르의 구분을 뒤엎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향하는 진화의 마지막 단계를 장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테스페이는 ‘Blinding Lights’를 비롯해 [After Hours] 수록곡 활동 전반에 걸쳐 붉은 재킷을 걸치고 점점 상처투성이가 되어가는 캐릭터를 보여줬다. 마치 영화와도 같은 하이 콘셉트 비주얼과 퍼포먼스는 그를 슈퍼볼 하프타임 쇼까지 세워놓았다. 이를 계기로 스스로가 단순히 음악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영화감독과 같은 몫까지도 수행할 수 있음을 확고히 했다. 

 

“그 곡을 한 10년 정도는 작업한 것 같은 기분이에요.” 테스페이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Blinding Lights’가 제대로 된 화력을 발휘하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필요했다. ‘Blinding Lights’가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차지한 건 2020년 3월로, 수록 앨범 [After Hours]가 빌보드 200 차트 정상에 올라선 것과 같은 주였다. 그러나 일단 자리를 잡자 리스너들은 도저히 이 곡을 놓을 수가 없었다. 4주 동안 1위를 차지한 것뿐만 아니라 최장기 톱 5(43주), 톱 10(57주), 톱 40(86주) 그리고 핫 100(90주) 차트인 등 대부분의 기록을 갱신해 버린 것이다. 차트아웃(chart-out) 한 9월에 이르러서는 빌보드 올 타임 핫 100의 1위 자리를 지켜오던 ‘The Twist’를 왕좌에서 끌어내리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에이블 테스페이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가 글로벌 스타덤에 올라앉을 게 분명해 보였어요.” 리퍼블릭 레코드(Republic Records)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몬티 립먼(Monte Lipman)은 이렇게 말했다. “그냥 여러 조건이 딱 알맞게 맞아떨어진 거죠. ‘Blinding Lights’는 이 시대에 녹아들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정적인 울림을 준 곡 중 하나가 된 겁니다.”

운명적인 스튜디오 녹음 세션부터 곡의 하이 콘셉트 발표 그리고 현재 작업 중인 다섯 번째 정규 앨범에 미친 영향에 이르기까지 테스페이와 그와 가장 가까운 협업 아티스트들, 팀 멤버들이 모여 팝 음악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히트곡이 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나눴다. 

 

2018년, EP [My Dear Melancholy,]를 통해 초기 작업에 대한 어둡고도 잔잔한 회상을 보이며, 스스로를 괴롭히던 것들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난 테스페이는 네 번째 정규 앨범에서 다시 팝 스타에 걸맞은 음악 활동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앨범 작업을 위해 올스타 크루가 한데 모였다. 첫 핫 100 차트 1위 곡인 ‘Can’t Feel My Face’를 함께 작업했던 스웨덴 출신 스타 프로듀서 맥스 마틴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 온 제이슨 다힐라 퀜빌(Jason DaHeala Quenneville, 이하 다힐라)이나 아마드 벨리 발쉬(Ahmad Belly Balshe, 이하 벨리) 등이 모여 1980년대 팝 음악과 비디오 게임 사운드트랙에 대한 그의 애정을 라디오에 적합한 곡으로 녹여냈고, 결과물은 쉽고 빠르게 만들어졌다. 뉴욕의 정글 시티 스튜디오에서 ‘Blinding Lights’를 작업한 같은 세션에서 ‘Scared To Live’, ‘Save Your Tears’ 등 [After Hours] 앨범의 다른 수록곡도 동시에 녹음했다. 

 

에이블 테스페이(위켄드) [My Dear Melancholy,]는 제 마음속에서 그냥 뱉어내야만 하는 곡 중 하나였어요. 다른 사람들의 도움 없이 혼자 하고 싶었죠. 그래서 제가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다시 스튜디오에 모인 게 정말 좋았어요. 곡이 얼마나 빨리 만들어졌는지 상상도 하기 힘들 거예요.

 

맥스 마틴(공동 프로듀싱/작곡) 곡을 어떻게 작업해야 할지에 대한 구상을 에이블이 했는데, 보통 하던 것과는 아주 다른 박자와 분위기였어요. 일종의 모험을 한 건데, 모두 아주 인상깊어 했죠. 곡 작업 초반부터 모두 이 곡이 아주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테스페이 게임 <Grand Theft Auto: Vice City>를 통해 1980년 대의 많은 음악에 눈을 떴기 때문에 어린 시절 비디오 게임을 할 때 차를 타고 도시를 누비며 홀 앤 오츠나 마이클 잭슨 음악을 듣는 데 대한 향수가 있었어요.

마틴 엔지니어 샘 홀란드가 음악 작업에 영감을 주려고 벽에 CG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자동차가 미래 도시를 돌아다니는 영상을 띄울 수 있는 장비를 가지고 왔죠. 예전에 한 번도 본적 없는 거였는데 에이블도 와서는 보고 아주 좋아했어요.

테스페이 맥스와는 [Starboy] 앨범 이후에 같이 작업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오스카(오스카 홀터, 맥스 마틴의 가까운 작업 동료)와 같이 작업하게 된 것도 처음이었는데 만나자마자 운명이라고 느꼈 죠. 벨리랑 다힐라도 모두 제 편이죠. 어떤 작업을 하든 그 둘에게 제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을 물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아마드 벨리 발(공동 작곡) 맥스 마틴과 에이블이 만들어내는 위대함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꿈만 같은 일이죠. 이렇게 전설 같은 작업에 멤버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그저 영광이고 자랑스러울 뿐이에요.

몬티 립먼(리퍼블릭 레코드 공동 창업자/CEO) 스튜디오에서 [After Hours]의 초기 버전을 처음 재생해 봤을 때 ‘와, 세상에. 방금 뭐였지?’ 하는 느낌이었어요. 실제로 몇 번 더 틀어보라고 하기도 했죠. 에이블이 작업한 곡들 중에서도 비교할 수 있는게 없었어요.

테스페이 항상 1980년대(사운드)에 조금씩 손을 대곤 했죠. 예전에는 이걸 훨씬 미묘하게 사용했지만, 언제나 거기 온전히 뛰어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드디어 그걸 이뤘다는 생각이 드네요.

와심 샐 슬레이비(XO레코드 공동 창업자/CEO) 에이블은 뭔가를 가져 가서는 더 쿨하고 에지 있게, 아슬아슬하면서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걸로 만드는 능력이 있어요.

라 마르 C. 테일러 (XO레코드 공동 창업자/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본인이 원하는 게 뭔지 정확히 알고 있죠. 진짜 위켄드 팬이라면 에이블이 음악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항상 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어요. 언제나 이런 비슷한 것을 쌓아나가고 있었죠. 이 곡은 당시 에이블의 야심으로 가득 찬 곡이었어요. 세계 최대의 히트곡이 되거나, 아니면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곡이 되거나 둘중 하나가 될 운명이었죠.


photographer BRIAN ZIFF

곡 작업은 여정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이를 시각적으로 살려내는 작업이 남아 있었다. ‘Can’t Feel My Face’ 때의 자유분 방한 드레드록스(레게 머리)를 벗어 던지고 2016년 [Starboy]에서 보다 날카로운 스타일로 변화를 추구했던 테스페이는 [After Hours]에서 또 다른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며 할리우드의 유명한 의상 제작자 프레시(Fresh)를 찾았다. 프레시는 예전에도 위켄드의 레드카펫 의상이나 다른 행사 의상을 작업한 적이 있으며, 이번에는 그가 라스베이거스 누아르에서 영감을 받은 어느 이름 없는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게 도왔다. 붉은 블레이저 재킷을 상징으로 삼는 이 캐릭터는 위켄드의 ‘Blinding Lights’ 퍼포먼스와 여러 뮤직비디오의 주연이 되어, <신 시티>와 같은 화려하고 거친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혼란스럽고 난폭한 여정을 이어나갔다. 레딧 등의 웹사이트에서 그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 수많은 토론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테일러 에이블은 장황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도 관중을 내내 집중하게 만들 수 있어요. 마치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같았죠. 루카스 감독이 실제 영화 개봉으로 부터 1년 반이나 앞서 <스타워즈>의 첫 포스터를 공개하고, 이후 6개월마다 새로운 티저를 공개하던 것처럼요.

테스페이 [Starboy]와 [Beauty Behind the Madness]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약간씩 시도했죠. 뮤직비디오에서 하나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After Hours]에서는 이걸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발휘해서 일종의 메소드 연기를 펼쳐본 거라고 생각해요.

프레시(의상 제작) 새로운 앨범에 대한 아이디어가 몇 가지 있는데, 시도해 보고 싶은 슈트 콘셉트가 있다고 했어요. 저에게 참고할 만한 영화 몇 가지를 알려주었죠.

테스페이 영화 <차이나타운>의 잭 니콜슨부터 <포제션>, <야곱의 사다리>의 팀 로빈스까지, 제가 좋아하는 심리 스릴러나 드라마 영화를 한 세계에 담은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테일러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의 니콜라스 케이지, <라스베 가스의 공포와 혐오>의 조니 뎁, 마틴 스콜세지의 <카지노> 등라스베이거스를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영화들에 대한 오마 주가 있었죠. 우리를 위해 이런 세계를 만들어준 위대한 배우 들과 영화인들에게 경의를 표하려고 한 것뿐이었어요.

프레시 제가 몇 가지를 모아 만든 것이 바로 붉은 슈트였어요. 그 슈트는 정말 에이블과 잘 맞았고, 계속 재요청이 들어왔 죠. 세 번째 수정을 요청할 때 뭔가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요. 한 15번째, 18번째 이후에는 몇 번의 재요청이 있었는지셀 수도 없었죠. ‘Heartless’([After Hours]의 첫 싱글) 촬영 세트장에서 그 슈트가 처음 살아나는 걸 봤어요. 제가 라스베 이거스로 직접 슈트를 전해 주러 갔죠. 촬영 작업을 보는 건정말 놀라웠어요. 그냥 모든 게 합쳐지는 걸 보고 있으면 그제야 영상이 제대로 이해되는 거죠.

슬레이비 ‘Heartless’ 뮤직비디오를 보면 인물이 차차 만들어져가는 게 보입니다. 본격적으로 (‘Blinding Lights’가) 시작할 때가 되어서야 캐릭터를 만들어 나간다면 말이 되지 않겠죠. 이야기 속으로,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프레시 이렇게 할 때 그는 더 이상 에이블이 아니었어요. 일종의 페르소나를 만들어내 앨범 활동 내내 그를 이끌고 간거죠. 이렇게 일 년 내내 한 캐릭터를 유지해 가는 걸 처음 봤어요.

테스페이 사람들이 절 보고 진짜로 다친 거냐고, 정신적으로는 괜찮으냐고 물어보곤 했죠.

립먼 모든 순간, 모든 퍼포먼스에서 ‘너무 사소하다’고 여길 만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프레시 에이블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 중 한 명이죠. 그러니 그 외모를 만들어내고 콘셉트상에 창의적인 기여를 해낸 사람이 된다는 건 상당히 멋진 일이에요. 마이클 잭슨 이후 붉은 재킷을 입고 이루어낸 최고의 퍼포먼스입니다.


photographer BRIAN ZIFF

‘Blinding Lights’는 마치 블록버스터처럼, 2019년 말 테스페이가 메르세데스 벤츠와 함께 진행한 캠페인에서 데뷔했다. 슬레이비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에이블이 커리어의 딱 적절한 시점에서 ‘Blinding Lights’를 만들 수 있어서 정말 기뻐요. 곡을 최대한 밀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 벤츠처럼 큰 기업이 ‘와, 우리도 함께하고 싶어’ 하고 생각하는 그런 시점에 말이죠.” 팬들 또한 이 곡에 그 나름의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2020년 초 팬데믹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렵, 틱톡에서 ‘Blinding Lights’를 배경 음악 삼은 활기찬 댄스 챌린지가 인기를 얻어 집에 격리된 여러 가족과 최전선에서 전염병과 맞서 싸우는 의료진 모두에게 살짝 숨 돌릴 틈을 준 것이다. ‘Blinding Lights’가 4월 4일 핫 100 차트 1위를 기록한 이후([After Hours] 앨범이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기록한 직후) 위켄드는 가상 콘서트, 시상식 퍼포먼스, 리믹스 - 2020년 12월 로살리아(Rosalia)가 새로운 버전에 참여했다 - 등으로 곡의 생명력을 계속 유지했고, 이는 2021년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 이르러 정점에 다다랐다. “제가 붉은 재킷 캐릭터에 작별을 고한 날이 바로 슈퍼볼 때였어요.” 테스페이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하프타임 쇼를 통해 일종의 불멸의 존재가 되었거든요.” 하지만 세상은 아직 이 곡을 놓아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MRC 데이터에 따르면 슈퍼볼 하프타임 쇼 이후 ‘Blinding Lights’는 스트리밍에서 주간 재생 수 45% 증가, 판매량 247% 증가를 기록하며 3년째 그 위력을 공고히 하고 있었다.

테일러 틱톡 챌린지가 그렇게 크게 유행한 건 아마 사람들이 자기 가족 또는 소중한 사람들과 오랜 시간 집에 머무르면서 함께 귀엽고 재미있는 춤도 추고 영상을 찍어 올렸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곡의 성공에는 그 타이밍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팬데믹은 정말 끔찍했지만 그 광기의 한가운데에서 사람들이 춤추는 행복한 영상들이 유행하는 광경은 정말 의미 있는 일이었어요.

슬레이비 람들은 감성적이지만, 동시에 일어나서 춤추고 자유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곡을 원했어요. 아마 ‘Blinding Lights’가 그런 모든 느낌을 갖춘 곡이었던 것 같습 니다.

립먼 모두에게 아주아주 힘들고 어두운 시기를 넘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이 곡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많은 기쁨을 주고, 모두를 한데 모일 수 있도록 했죠. 바로 이 부분이 에이블이 스스로 무척 자랑스러워해야 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 해요.

존 젤너(아이하트미디어(iHeartMedia) 프로그램 운영국장) 다양한 라디오 포맷에 걸쳐 성공하는 곡들을 보면 종종 진화를 이어 나가다 종국에는 흐지부지하게 끝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Blinding Lights’는 아니었죠. 너무나 듣기 좋고 너무나 기억에 남으면서도, 수많은 사람에게 어필하는 곡이에요.

립먼 이런 곡이 나오면 그냥 창문을 열고 정신 줄을 꼭 붙들고 있는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그 곡이 예전에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으로, 결국에는 미지의 바다로 우리 모두를 끌고 나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테일러 시각적인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팬데믹이 가져다준 한 가지 긍정적인 효과는 ‘이걸 가지고 진짜 창의력을 발휘해 한계까지 밀어붙여보자’ 하는 느낌으로 해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레이트 쇼와 슈퍼볼 하프타임 퍼포먼스가 정말 ‘유레카!’를 외칠 만한 순간들이었죠. 우리가 원하는 걸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을 만한 탄력성이 주어졌거든요.

젤너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 출연한 것이 곡의 상승 궤도 유지에 도움이 되었어요. 왜냐하면 바로 그때가 미국의 중심부로 들어가는 순간이거든요.

테스페이 사람들은 차에서, 아니면 파티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곡은 그냥 흘려보내듯 넘기곤 해요. 슈퍼볼 공연은 그 모든 기억에 하나의 얼굴을 붙여주는 것과 같죠.

젤너 라디오 방송에서 어떤 곡을 수천 번쯤 틀어주면 세상 일이 다 그렇듯이 여론 조사를 해보면 점수가 낮아지곤 하지요. 곡이 오래되거나 사람들이 질리기 시작한 거예요. 그런데 ‘Blinding Lights’는 전혀 인기가 닳지 않았어요. 지금까지도 계속 그렇고요.

‘Blinding Lights’를 시작으로 히트를 기록한 위켄드의 다른 곡들도 있다.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의 리믹스에 일부 힘입어 5월 핫 100 차트 1위를 차지한 ‘Save Your Tears’나 디스코 분위기를 채택한 ‘Take My Breath’ 등으로. 특히 후자의 경우 다음 여름 ‘After Hours Til Dawn’ 투어 시작 전에 발매될 정규 5집의 첫 수록곡이다. “준비해야 할 것이 많죠.” 테일러는 투어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다. “예전에 스타디움 공간에서 본 적 없는 종류의 쇼를 선보이고 싶어요.” [After Hours] 의 시각적 세계관을 통해 새로운 단계의 예술성을 선보였지만 위켄드는 이에 그치지 않고 ‘Blinding Lights’의 성공을 통해 그다음, 보다 야심찬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만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테스페이 (다음) 앨범에 수록할 곡들을 쓰기 시작한 건 팬데믹 기간 중이었는데, 마치 우리 모두 무서운 미지의 공간에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죠. 바깥으로 나가는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이 드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 기분에 정말이지 사로잡혀 있었죠. 바로 얼마 전까지도 이 앨범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 예전의 저에게는 너무 벅찬 작업이었을 거예요. 스스로 뭘 좋아하는지는 알지만, 그런 종류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낼 만한 능력이 없다고 느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테일러 작업을 하나씩 해나갈 때마다 점점 더 정제되고, 더 정제되어 지금 위켄드가 자리한 곳의 사운드가 되어나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테스페이 앨범을 이런 식으로 상상해 보세요. 리스너가 죽은 거예요. 일종의 연옥에 갇혀 있는데, 저는 항상 터널 끝에 있는 빛에 닿기 위해서 교통 체증 속에 갇혀 있는 모습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그렇게 꽉 막힌 도로에 갇혀 있는데 차에서는 라디오가 흘러나오고, 라디오 진행자는 그 빛을 향해 리스너를 이끌어주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죠. 그러니까 기쁜 느낌이 들수도 있고, 암울한 느낌이 들수도 있고, 어떤 느낌이 들게 하고 싶은지에 따라 달라질 수있는 거죠. 그게 바로 제가 생각하는 ‘The Dawn’(정규 5집 가제)이에요.

립먼 지금 위켄드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떤 특정 장르의 음악으로 그를 분류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정도 수준의 성공을 거둔 거죠. 바로 그 때문에 그가 앞으로 더 나아가는 게 그렇게 흥분되는 거죠. 다음에 대체 뭐가 나올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테스페이 다음 곡이 어떤 느낌일지 누가 알 수 있겠어요? 제 앨범을 보면 일관적인 사운드가 있기는 하지만, 한 가지 스타일을 고수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한 곡에 EDM, 힙합 그리고 세 가지 다른 종류의 사운드가 함께 들어가 있더라도 다함께 모여 결국은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죠.

테일러 위켄드가 언더그라운드의 일인자에서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 과정이 유기적이거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과거에도 언더그라운드에서 양지로 올라온 아티스트를 많이 보았지만 도중에 현실과 타협하는 경우가 많았죠. 스스로의 신념을 버리고 변해 버리면서 팬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미흡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자신을 그 자리까지 올려준 당사자들에게 말이에요. 하지만 에이블의 경우에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진화해 나갔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전혀 없었어요. 그는 아티스트로서의 모든 여정에 진심을 다하고 있습니다.

테스페이 ‘The Hills’처럼 대중적인 문화로 올라간 곡들이 그전에도 있긴 했죠. 하지만 ‘Blinding Lights’는 제가 음악 활동을 10년 정도 지속해서, 이미 음악계에서 어느 정도 확고한 자리를 잡은 시점에서 등장했어요. 그래서 ‘Blinding Lights’가 딱 그 시점에 등장해서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이, 제 첫 싱글이 아니었던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반대였다면 오히려 무서웠을 거예요.

슬레이비 에이블은 항상 색다른 사람이었어요. 곡을 작업하는 방식, 공연을 만들어가는 방식, 마케팅과 곡 공개 방법을 생각하는 방식 모두 다 말이에요. 아마 지금으로부터 20년, 30년, 40년, 50년, 100년 뒤에도 오래 기억될 만한 아티스트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테스페이 사실 아직 (‘Blinding Lights’의 성공이) 제대로 실감 나진 않아요. 너무 오래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냥 주어진 축복에 대해 생각하면서 감사할 뿐이죠.
by HERAN MAMO

photographer BRIAN ZIFF

THE HOT 100’S GREATEST OF ALL TIME(1958-2021)
위켄드의 ‘Blinding Lights’는 지난 63년 동안 빌보드 핫 100 차트를 거쳐 간 약 3만여 곡의 음악 중 가장 밝게 빛나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9년 11월 발매된 ‘Blinding Lights’는 차트의 역사를 다시 쓰는 대기록을 세우며, 새로 집계된 빌보드의 올 타임 핫 100 차트에서 새로운 1위의 영예를 안았다. 2020년 4월과 5월에 4주간 차트 1위를 석권했고, 곧이어 최장기 톱 5(43주), 톱 10(57주), 톱 40(86주) 그리고 최장기 핫 100(90주) 차트인 등 새로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1960년 9월에 1주, 1962년 1월에 2주 동안 핫 100 차트 1위를 차지하여 기존올 타임 차트 1위를 지키고 있던 처비 체커의 ‘The Twist’를 넘어서는 기록이었다.
‘Blinding Lights’는 올 타임 핫 100 차트에 오른 2020년대 3곡 중 최고 순위를 기록한 곡으로, 이 외에 각각 32위에 두아 리파(Dua Lipa)의 ‘Levitating’, 49위에 24k골든(24kGoldn) 의 ‘Mood’가 차트인 했다. 한편 2017~2019년의 연이은 히트곡에 힘입어 포스트 말론(Post Malone) 또한 비지스(Bee Gees), 보이즈 투 맨(Boyz II Men),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윙스(Wings)와 함께 차트에 최대 3곡을 올린 아티스트에 합류하게 되었다. ∕ GARY TRU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