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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BOARD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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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진,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는 희망
MARCH 03, 2021 BLUC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낯선 이름을 지닌, 그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던 음악가가 2021년 2월 빌보드 케이팝 100 차트에, 그것도 한 곡이 아닌 총 세 곡을 올렸다. 2020년 12월 첫 차트인을 하더니 2월에는 더 큰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른바 ‘서울예대 복도 영상’으로 알려진, 한 재학생이 기타를 치며 “Englishman in New York”을 부르는 영상을 통해 이 사람을 알게 된 사람도 제법 있겠지만, [싱어게인: 무명가수전]을 통해 그를 알게 된 사람이 훨씬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첫 등장만으로도 1회 방영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17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이무진의 이야기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이미 대회에 참여해 입상하고, 그 덕에 웹툰 OST 음원을 발매했다. 그 곡이 싱어게인 TOP 10 명명식에서 불렀던 '산책'이다. 이후 3~4년간 활동이 없다가 [싱어게인: 무명가수전]에 참가했고, 찐 무명조의 첫 번째 순서로 올라 극찬을 받았다. 이후 우승자인 이승윤과 팀 대항전을, 라이벌 전을 겪어야 했다. 결국 끝까지 살아남으며 3위를 거두었고, 성공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더불어 프로그램 자체가 '싱어게인 전체공개', '싱어게인 보너스 트랙'처럼 팬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내기도 했고, 덕분에 무대 위나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 외에도 일상 속 친근한 모습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그를 좋아하는 이들이 더욱 깊이 그를 좋아할 수 있게 된 게 아닐까 싶다.

 

비록 1등은 이승윤이 했지만, 이무진은 참가자 중 가장 뛰어난 차트 성적을 자랑했고 프로그램 첫 방송 이후 유일하게 차트에 진입한 출연자이기도 했다. 그는 '누구 없소'로 2020년 12월 12일 자 차트에 처음 데뷔했고, 당시 순위는 91위였다. 시간이 지나 2월 27일에 “누구 없소”는 53위로 최고 순위에 도달했다. 여기에 '휘파람'은 2021년 1월 9일 자 차트에서 45위로 데뷔해 2월 6일에는 40위에 도달했다. 이후 '꿈'까지 2월 20일 차트 90위에 오르며, 총 세 곡을 올렸다. 1위 이승윤이 두 곡을 차트에 올렸던 것과('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가 50위로 가장 높은 성적이었다) 2위 정홍일의 '못다핀 꽃 한송이'가 88위를 기록한 것을 비교하면 뛰어난 성적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차트 성적이 전부는 아니지만, 방송 종영 후 2월 마지막 차트에 1, 2위 참가자에 비해 이무진의 세 곡이 모두 남아있다는 점을 보면 경연 무대의 순위와는 별개로 이무진의 음악이 많은 사람에게 감상하기 좋은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로그램을 빼고 그를 이야기할 수 없긴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무진의 재능, 그리고 음악적 차별점은 확실하다. 능숙한 기타 연주뿐만 아니라 그가 선보인 모든 곡이 창의적인 편곡을 담고 있었고, 그렇게 선보인 곡들의 결도 어느 정도 일치했다. 자신의 음악이 지니는 결이 존재하면서도 완성형이 아니라 더 많은 무언가를 품고 또 더할 수 있는 여지도 보여줬다. 단순히 매력, 혹은 '잘한다' 정도로는 이무진을 설명하기 어렵다. 막연히 가능성이라는 단어로 끝내기에도 아쉽다. 그만큼 이무진이라는 음악가는 자기만의 것을 앞으로 더 크게 만들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그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음악가는 제이슨 므라즈라고 한다. 제이슨 므라즈 또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데, 그는 특정 장르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요소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새로운 팝 음악을 만들어내 해외 전역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다. 한 가지 장르를 뚝심 있게 파는 것도 멋지지만, 아마 2000년생인 이무진에게 흥미롭고 즐거운 장르는 한 가지만은 아니었으리라 싶다. 아주 과거의 음악으로부터 동경과 미지의 향수를 느끼고, 2020년을 살면서 음악을 선보이는 또래의 음악가들과 마찬가지로 이무진도 다양한 장르로부터 영향을 받았고 또 그것을 자연스레 체화하여 치밀하계 계산하거나 의도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여러 스타일을 풀어내는 중이다.

 

하나의 플레이리스트나 카테고리에 담길 수는 있어도 쉽게 분류되지 못하는, 그런 음악을 하면서도 이무진은 많은 팬이 생겨났다. 빌보드 케이팝 100 차트에는 '휘파람', '누구 없소', '꿈'을 올렸다. 이제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방송에도 얼굴을 보이고 있으며 화보도 촬영했다. 이미 경연을 하며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를 준 이무진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줄 기회까지 주어졌으니, 아마 더 많은 사람이 이무진이라는 음악가를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그가 오디션 스타가 지니는 한계를 한국에서 깰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자신의 음악을 편안하게 하는 동시에 끊임없는 연구를 병행하면서도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거창한 의미에서든, 말 그대로든 뉴 노멀의 탄생을 바라보게끔 이무진은 만들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