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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BOARD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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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키워드로 보는 2020 빌보드 케이팝 100
DECEMBER 31, 2020 이도연

 2020 빌보드 케이팝 100 차트를 잘 들여다보면 음악 신의 트렌드가 보인다. 여느 해와 달리 2020년 차트에서만 볼 수 있었던 몇 가지 특징들이 있었다. 올해 데뷔한 부캐 가수들이 큰 호응을 얻었는가 하면, ‘긴 제목’이 경쟁이라도 하듯이 쏟아지기도 했다. 또 산들의 ‘취기를 빌려’를 비롯해 ‘술’을 테마로 한 곡들이 차트에 유독 많이 등장했다. 빌보드 코리아는 2020년을 마무리하며 이 세 가지 키워드 안에서 활약한 곡들을 살펴봤다. 

 

 

KEYWORD1: 부캐  


2019년 부캐(부캐릭터) 신드롬을 낳은 유산슬은 시작에 불과했다. 2020년에 더 많은 부캐 가수가 탄생했고, 빌보드 케이팝 100 차트에서도 큰 활약을 했다. [놀면 뭐하니?]를 통해 탄생한 부캐 가수만 총 7명(유드래곤, 비룡, 린다G, 천옥, 만옥, 실비, 은비)이고, 모두 차트에서 상위권을 오르락내리락했다. 인기 비결에는 좋은 음악도 있지만, 제작 스토리와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는 깨알 재미가 큰 몫을 했다. 2020 빌보드 케이팝 100 차트를 기준으로 우리들에게 가장 큰 재미를 가져다준 부캐는 유두래곤(유재석), 린다G(이효리), 비룡(비)로 구성된 싹쓰리다. 발표한 세 곡 모두 차트에 올랐으며, ‘다시 여기 바닷가’는 23주간, ‘그 여름을 틀어줘’는 18주간, 여름 안에서’는 16주간 차트에 머물며 그야말로 여름 시즌 차트를 싹 쓸었다. 이 가운데 ‘다시 여기 바닷가’가 유일하게 1위를 했으며, 5주간 정상에 있었다. 또 여름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그 인기는 2020년 12월 마지막 주 차트(67위)에까지 이어졌다. 싹쓰리의 멤버들(비룡, 린다G, 유두래곤)의 솔로곡 중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건 린다G의 ‘LINDA FEAT. 윤미래’와 비룡의 ‘신난다 FEAT. 마마무’로, 두 곡은 15주간 차트에 머물렀다. 반면 유두래곤의 ‘두리쥬와 FEAT. S.B.N’은 18위로 차트에 진입, 총 4주간 차트에 있었다. [놀면 뭐하니?]의 또 다른 부캐 천옥(엄정화), 만옥(이효리), 실비(제시), 은비(화사)로 구성된 환불원정대 ‘DON’T TOUCH ME’의 인기는 현재진행중이다. 10월 24일 자 차트에서 2위로 데뷔해 12월 마지막 주 차트에서 18위를 찍으며 2020년을 마무리했다. 1위도 넘볼 수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의 ‘Dynamite’에게 막혀 아쉽게 2위만 5차례 했다. 참고로 10주간 차트인했다.

 

한편, 차트에는 진입하진 못했지만 인상적이었던 부캐들도 많았다. 김신영은 ‘둘째이모 김다비’라는 이름으로 ’주라주라’를 발표해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휴가 좀 주라 마라마라 야근하덜 말아라 낄낄빠빠 가슴에 새겨주라 칼퇴칼퇴칼퇴 집에 좀 가자’ 등 직장인 마음을 대변하는 재치 있는 가사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또 루마니아에서 온 400살 뱀파이어 콘셉트를 내세운 캡사이신(신봉선)도 ‘매운맛’을 발매했으며, 팬들로부터 ‘노래가 좋아서 당황스럽다’처럼 음악적으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싹쓰리 ‘다시 여기 바닷가’(23주 차트인, 최고 순위 1위), 싹쓰리 ‘그 여름을 틀어줘’(18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3위), 싹쓰리 ‘여름 안에서’(16주간 차트인, 4위), 린다G ‘LINDA FEAT. 윤미래’(15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5위), 비룡 ‘신난다 FEAT. 마마무’(15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6위), 유두래곤 ‘두리쥬와 FEAT. S.B.N’(4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18위), 환불원정대 ‘DON’T TOUCH ME’(8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2위), 둘째이모 김다비 ‘주라주라’, 캡사이신 ‘매운맛’, 마미손 & 둘째이모 김다비 ‘숟가락 행진곡’

KEYWORD2: 
음악을 만들 때 술은 늘 좋은 소재다. 몇 방울의 ‘술’을 탄 가사는 술 마실 때 좋은 안줏거리가 되기도 한다. 2020년 빌보드 케이팝 100 차트에는 유독 ‘술’을 테마로 한 곡이 많이 포진해 있었다. 총 9곡이었다. 자신의 노래 제목 ‘소주 한 잔’으로 술집까지 차린 임창정은 새 앨범 발매와 함께 ‘소주 한 잔’을 차트에 재진입시켰다. 2주간 90위에 있었다. 또 ‘맨날 술이야~’라는 마약 같은 가사를 담은 ‘술이야’를 부른 윤민수(바이브)는 또 다른 술 노래를 가지고 돌아왔다. 장혜진과 듀엣으로 ‘술이 문제야’를 발표했는데, 이 둘의 조합은 2006년 ‘그 남자 그 여자’ 이후 13년 만이라 반가웠다. 차트에는 총 8주간 머물렀으며, 최고 순위는 52위였다. 차트에 오른 ‘술’ 관련 곡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건 산들의 ‘취기를 빌려’다. 총 22주간 차트에 있었고, 최고 순위는 2위였다. 대부분 10위 안을 지키며 꾸준히 인기를 모았다. 이 곡은 웹툰 [취향저격그녀]의 OST로 2015년에 발매된 이민혁의 ‘취기를 빌려’를 리메이크했다. 이 밖에도 28주간 차트에 머문 임재현의 ‘조금 취했어’를 포함해 지아의 ‘오늘 술 한잔해요’, 벤의 ‘혼술하고 싶은 밤’, 황인욱의 ‘취했나 봐’, ‘이별주’, ‘포장마차’가 차트에 올랐다. 참고로 황인욱은 지금까지 자신의 이름으로 발매한 7곡 가운데 술에 관한 노래만 다섯 곡(‘한잔이면 지워질까’, ‘취했나봐’, ‘이별주’, ‘포장마차’, ‘취하고 싶다’)이다. 
산들 ‘취기를 빌려’(22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2위), 임창정 ‘소주 한 잔’(2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90위), 윤민수 & 장혜진 ‘술이 문제야’(8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52위), 벤 ‘혼술하고 싶은 밤’(2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56위)지아 ‘오늘 술 한잔해요’(1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91위), 임재현 ‘조금 취했어’(28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17위), 황인욱 ‘취했나 봐’(17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31위), ‘이별주’(9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39위), ‘포장마차’(36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28위)

KEYWORD3: 긴 제목

2019년 하반기에 시작된 ‘긴 제목’ 트렌드는 2020년까지 이어졌다. 이전에도 제목이 긴 노래가 있었지만, 이를 트렌드로 만든 건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19자, 52주간 차트인)의 영향이 크다. 2019년에 발표됐지만 2020년 내도록 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계속해 회자되었다. 이 곡 이후로 악뮤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20자, 52주간 차트인), 백지영의 ‘다시는 사랑하지 않고, 이별에 아파하기 싫어’(19자, 19주간 차트인)가 차트에 오르면서 ‘긴 제목’ 트렌드에 힘을 실었다. 심지어 이 세곡은 2020년 1월 1주와 2주 차 차트에서 나란히 9위, 10위, 11위를 차지했다. 
비록 차트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더블V(김숙 & 송은이) 역시 이 유행을 감지하고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긴 제목의 곡을 발표했다. 글자 수는 총 80자로 올해 나온 곡 중 가장 길다. 제목은 ‘7도 (feat. 선우정아) (부제: 1도, 2도, 3도, 4도, 5도, 6도, 7도, 그 가운데 으뜸은 7도 이어라. 세상의 모든 것들이 화음을 이루는 그날까지 우리의 화음은 계속 된다)’다. 더블V는 본인들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송은이&김숙 비밀보장]에서 “요즘 긴 제목이 유행하더라”라며 긴 제목을 만들 작정하고 싱어송라이터 심현보의 도움을 받아 즉석에서 지었다. 괄호까지 카운팅 하는 섬세한 전략을 펼쳤지만, 차트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짧은 제목과 영어 제목 사이에서 10여 자가 넘는 문장형 제목은 주목받기 좋다. 하지만 작자들은 단순히 눈에 띄기 위해 긴 제목을 짓는 게 아니다. 악뮤의 이찬혁은 한 인터뷰에서 "문장이 모두 들어가야 곡이 완성되는 느낌이었다"라며 긴 제목을 붙인 이유를 설명했다. 또 문장형 제목을 즐겨 쓰는 잔나비는 6년 전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 짧지않은 우리 함께했던 시간들이 자꾸 내 마음을 가둬두네’라는 곡을 발표한 바 있는데, 당시 최정훈은 “노래를 다 듣고 제목을 다시 곱씹었을 때 ‘쿵!’하고 어떤 느낌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긴 제목을 짓는 데는 문장형 한글 제목이 주는 강성과 여운을 이용해 곡의 분위기와 스토리를 최대한 담아내고자 한 의도가 숨어 있다.
장범준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52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5위)악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52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6위)백지영 ‘다시는 사랑하지 않고, 이별에 아파하기 싫어’(19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9위)임창정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8주간 차트인, 최고 순위 51위)더블V ‘7도 (feat. 선우정아) (부제: 1도, 2도, 3도, 4도, 5도, 6도, 7도, 그 가운데 으뜸은 7도 이어라. 세상의 모든 것들이 화음을 이루는 그날까지 우리의 화음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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