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케이팝 100의 최장 기간 1위 곡은 다들 예상했듯이 방탄소년단의 ‘Dynamite’다. 2020년 마지막 주 차트(12월 26일 자)에서 1위에 오르며 17주간 정상을 차지했다. 참고로 ‘Dynamite’는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는 세 번, 글로벌 200 차트에서는 네 번, 글로벌 익스클루딩 U.S. 200 차트에서는 여섯 번 1위의 영예를 안았다. 방탄소년단의 쾌거는 ‘Dynamite’ 뿐만이 아니었다. 2월에 발매한 [MAP OF THE SOUL : 7]의 타이틀곡 ‘ON’ 역시 3주간 1위를 했다. 따라서 올 한 해 방탄소년단은 2곡으로 총 20주간 1위 자리에 있었다. 올해 최다 1위(2곡), 최장기간 1위(20주) 아티스트가 되는 셈이다.
만약, 하반기에 ‘Dynamite’의 활약이 없었다면 2020년 ‘베스트 송’의 영광은 아이유와 지코에게 돌아갔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유는 슈가가 피처링한 ‘에잇’으로, 지코는 ‘아무노래’로 총 6주간 1위를 유지했다. 이 밖에도 2020년에 1위에 오른 곡은 총 11개이며, 모든 곡이 지금까지도 차트에 있다.
최다 톱 10 MOST WEEKS IN THE TOP 10
‘Dolphin’
최다 톱 10은 10위 안에 가장 많이 오른 곡을 말한다. 어떻게 보면 최다 톱 10은 1위보다 힘든 기록일 수 있다. 말 그대로 꾸준히, 그것도 상위권에서 사랑받아야 가능하니 말이다. 그 어려운 걸 해낸 게 오마이걸의 ‘Dolphin’이다. 총 21주간 10위 안에 있었다. (만약 17주간 1위 한 ‘Dynamite’가 4주 더 1위 또는 10위 내에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진다.) ‘Dolphin’은 4월 27일에 발매된 [NONSTOP]의 수록곡으로 발매 직후 42위(5월 2일 자)로 데뷔, 그 다음주 바로 9위에 안착했다. 이후 1~3계단 정도 오르락내리락하며 톱 10에 진입하고 벗어나기를 반복했다. 빌보드 코리아의 차트 팀에 따르면 “변동 폭이 작은 곡이 오히려 1위에 오른 곡보다 차트에 더 오래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라며 “1위까지 올랐던 오마이걸의 타이틀곡 ‘살짝 설렜어’가 현재 ‘Dolphin’보다 낮은 순위에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반영해준다.”라고 설명했다.
‘Dolphin’ 다음으로 톱 10 안에 가장 많이 오른 곡은 화사의 ‘마리아’다. 23위(7월 4일 자)로 데뷔한 이후 19주 연속 10위 안을 지켰다. 사실 이 곡은 ‘Dynamite’를 비롯해 강적들을 만나 1위를 아쉽게 놓쳤다. 처음 2위에 올랐을 땐 블랙핑크의 ‘How You Like That’이, 그 다음 5주간 2위에 머물렀을 땐 싹쓰리가 1위를 지키고 있었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9월 26일 자 차트에서 다시 2위까지 올랐지만, 이때도 방탄소년단의 ‘Dynamite’에 막히고 말았다. 비록 1위는 못했지만, 무려 19주간 10위 밖을 벗어난 적 없는 숨은 차트 강자라 할 수 있겠다.
베스트 핫샷 데뷔 BEST HOT SHOT DEBUT
‘아무노래’
차트 1위라고 모두 같은 1위는 아니다. 서서히 오른 1위, 발매 후 바로 찍은 1위, 아주 잠깐 다녀간 1위 등 다양하다. 즉, ‘어떻게 1위에 오르고 머무르느냐’는 여러 이야기를 시사한다. 2020년에는 지코 ‘아무노래’의 1위가 특별했다. 시작부터 강렬했고, 강렬함은 오래 지속되었다. 발매 후 바로 1위(1월 18일 자)로 직진했으며, 2020년 유일한 1위 데뷔곡이다. (방탄소년단의 ‘Dynamite’는 첫 주에 51위로 데뷔한 뒤 1위에 올랐다.) 또 백예린의 ‘다시 난, 여기’, 태연의 ‘내게 들려주고 싶은 말’, 방탄소년단의 ‘BLACK SWAN’ 등 차트 강자들이 대거 신곡을 발표한 주간이었음에도 정상을 꿰찼으니, 당시 ‘아무노래’의 파워가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6주간 정상을 지킨, 꾸준함까지 겸비한 1위였다.
한편, 아쉽게 2위로 데뷔한 곡이 몇 개 있다. 아이즈원의 ‘FIESTA’,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환불원정대의 ‘DON'T TOUCH ME’, 방탄소년단의 ‘Life Goes On’이 있으며, 이 가운데는 1위까지 오르지 못하고 하락한 곡도 있고 1위까지 찍고 내려온 곡도 있다.
베스트 루키 BEST ROOKIE
에스파
올해는 신인 케이팝 아이돌 그룹이 대거 등장했다. YG 엔터테인먼트에서는 4년 만에 대형 그룹 트레저TREASURE를, SM 엔터테인먼트에서는 레드벨벳 이후 6년 만에 걸그룹 에스파aespa를 선보였다. 또 플레이엠에서는 에이핑크 이후 9년 만에 걸그룹 위클리Weekly를 론칭했다. 히트곡 메이커로 불리는 블랙아이드필승(최규성, 라도)도 야심차게 준비한 아이돌 걸그룹 스테이씨STAYC를 소개했다. 이 밖에도 우아woo!ah!, 시크릿넘버SECRET NUMBER, 크래비티CRAVITY, 피원하모니P1Harmony, 드리핀DRIPPIN, 엔하이픈ENHYPEN 등 많은 아이돌 그룹이 탄생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신인이 한 명 있다. 빌보드 진출을 염원한 펭수는 싱글 ‘펭수로 하겠습니다’ 발표와 함께 목표를 향한 첫걸음을 뗐다.
그렇다면, 신인들의 올 한 해 성과는 어땠을까? 빌보드 케이팝 100 진입에 성공한 팀은 에스파, 스테이씨, 펭수, 크래비티, 경서다. 이 가운데 에스파는 33위로 차트에 데뷔하며 신인 가운데 가장 높은 데뷔 순위를 기록했다. 국내 차트뿐만 아니라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서 단 3일간의 데이터 집계량 만으로 100위에 랭크됐다. 케이팝 아티스트의 데뷔곡 가운데 최고 순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한편, 스테이씨의 ‘SO BAD’는 빌보드 케이팝 100에서 90위로 데뷔해 4주간 차트에 머무르며 꾸준한 인기를 보였다. 펭수는 37위로 데뷔해 2주간 머문 뒤 차트 밖으로 밀려났으며, 크래비티의 ‘Flame’은 한 주간 차트(97위)에 있었다. 올해 데뷔한 유일한 여성 솔로 뮤지션 경서는 양정승의 ‘밤하늘의 별을’을 리메이크한 동명의 노래를 발표하며, 54위로 차트인했고 현재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베스트 OST BEST OST
‘시작’, [이태원 클라쓰] OST
케이팝 차트의 특징 중 하나는 드라마 삽입곡이 상위권을 점령한다는 사실이다. 올해는 [이태원 클라쓰], [사랑의 불시착],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가 새롭게 차트에 들어왔다. 기존의 [호텔 델루나]의 ‘안녕’, [멜로가 체질]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키스 먼저할까요?]의 ‘모든 날, 모든 순간’, [도깨비]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역시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가장 열일한 드라마는 [이태원 클라쓰]와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다. [이태원 클라쓰]는 가호 ‘시작’, 김필 ‘그때 그 아인’, 하현우 ‘돌덩이’ 등 6곡을,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권진아 ‘Lonely Night’, 조이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조정석 ‘아로하’ 등 12곡을 차트에 올렸다. 그중 ‘시작’은 4주간 1위를 차지하며 OST 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아로하’는 3주간 1위에 있었다. OST 가운데 최다 곡을 차트에 올린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1990년대 리메이크 곡이 많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베스트 역주행 BEST REVIVAL
‘Downtown Baby’
차트를 보는 재미 중 하나는 ‘역주행’이다. 비 ‘깡’, 신효범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듀스 여름안에서’처럼 리메이크 곡이 나오면서 원곡이 재조명되는가 하면, 아티스트 컴백과 함께 옛 히트곡이 차트에 오르기도 한다. 임창정은 정규 앨범 [힘든 건 사랑이 아니다] 발매와 함께 그의 지난 히트곡 (‘또 다시 사랑’, ‘소주 한 잔’, ‘내가 저지른 사랑’,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을 대거 차트에 진입시켰다. [히든싱어6] 출연도 역주행에 큰 몫을 했다. 뭐니 뭐니 해도 TV 예능의 최대 수혜자는 블루의 ‘Downtown Baby’이지 않을까. [놀면 뭐하니?]에서 이효리가 불러 이슈가 되었고, 6월 20일 자 차트에서 6위로 데뷔한 뒤 1위를 찍었다. 참고로 역주행 곡 가운데 유일하게 1위 한 곡이었으며, 총 8주간 10위 안에 있었다. 화제성으로나 순위 기록으로나 모든 면에서 올해 최고의 역주행 곡이라 할 수 있다.
20주간 차트를 지키고 있는 스탠딩 에그의 ‘오래된 노래’도 TV 조선 프로그램 [사랑의 콜센타]의 영향이 컸다. 당시 방송에서 임영웅이 ‘오래된 노래’를 커버했고, 이후 원곡 스탠딩 에그 버전이 차트에 90위(8월 15일 자)로 데뷔했다. 이 밖에도 2004년에 발매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가 [히든싱어6]의 영향으로 발매 16년 만에 처음 차트에 올랐고, 씨야의 14년 전 노래들이 <슈가맨>에 힘입어 차트에 진입했다.
2020년 차트 역주행 곡: 블루 ‘Downtown Baby’, 비 ‘깡’, 임창정 ‘또 다시 사랑’∙‘소주 한 잔’∙‘내가 저지른 사랑’∙‘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씨야 ‘사랑의 인사’∙‘여인의 향기’∙‘미친 사랑의 노래’, 신효범,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데이식스 ‘예뻤어’, 이소라 ‘바람이 분다’, 듀스 ‘여름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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