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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번urban’이라는 단어에 대한 뜨거운 논쟁
OCTOBER 06, 2020 가일 미셸

 

 

이름이 무슨 소용인가? 최소한 음반 제작자들이 생각하는 것에 비하면 꽤 소용 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에 의해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의 희생 이후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이어졌고, #TheShowMustBePaused(쇼는 중단돼야 한다) 등의 조직력 덕분에 음반사들은 음악 산업 내의 인종주의와 구조적 차별에 맞서기 시작했다. 알앤비/힙합 음악의 시장 점유율(닐슨뮤직/MRC 데이터 기준 2020년 상반기 음악 앨범 소비 단위의 28.51%)과 그 장르가 팝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흑인 문화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이들 장르의 명칭에 대한 새로운 문제의식이 제기되고 있다. 보다 중요하게는, 그 장르의 성공을 이끌어온 아티스트와 제작 자들이 보다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6월 5일, 리퍼블릭레코즈는 사업부 명칭과 직함을 비롯해 사내에서 ‘어번’이라는 용어를 힙합과 R&B를 포괄하는 단어로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음악 산업 전체가 우리의 결정을 함께 따라주기를 권유한다”라며 “과거의 낡은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가 보고 싶은 미래의 모습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 밝혔다.

 

이에 따르는 회사들도 늘고 있다. 스포티파이 U.K., 아이하트미디어iHeartMedia 등은 흑인 아티스트와 음반 제작자들을 부당한 방식으로 소외시키는 단어들을 변경하고자 한다. 하지만 모든 흑인 제작자가 동의하는 건 아니다. 컬럼비아레코즈의 수석 부사장이자 어번 음악 홍보 부서 담당을 맡은 아짐 라시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번=블랙, 그걸로 끝!!!”이라고 공표했다. 지난 7월 20일 워너레코즈의 부사장이자 어번 뮤직 마케팅을 맡고 있는 크리스 아틀라스는 자신의 승진 소식을 알리는 자리에서 “현재 음악 산업에서 음반 제작을 맡고 있는 흑인 임원들은 1970~80년대 바로 이 건물 안에서조차 평등한 대우를 받기 위해 싸워왔던 전설적인 분들의 어깨를 딛고 서있다”라며, ‘어번’이라는 단어는 “지금까지 남아 있고 앞으로도 진화할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흑인 커뮤니티는 대부분 이런 용어들이 더 중요한 이슈를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여긴다. 예를 들어 다양성이나 동일 임금, 아티스트와 송라이터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계약 문제 등이 가장 중요한 안건이다. 사내 직원들로 구성된 TF 혹은 보다 큰 규모의 흑인 커뮤니티로부터 지지받는 흑인 음반 제작자들은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조심스레 엿보고 있다.

 

하지만 분명 ‘어번’이라는 단어가 장르를 규정하게 되면서 음악 산업 전반이 흑인 아티스트와 제작자를 어떻게 소외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는지 규명하는 것도 그러한 개혁의 중요한 일부분이다. '어번'이란 ‘어번 컨템퍼러리’의 줄임말로, 1970년대 중반 뉴욕의 유명 라디오 DJ인 프랭키 크로커가 다양한 흑인 음악팬의 취향을 묘사하면서 용어로 정립됐다. 또한 주류 광고주 들에게는 ‘블랙 라디오 채널’이라 불리던 명칭보다 한결 수용하기 쉬웠다. 40년이 지나고 나니 알앤비와 힙합, 팝의 경계는 갈수록 흐려졌고, 청년들은 라디오가 들려주던 다채로운 음악을 찾아 이제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로 몰려든다. 몇몇 아티스트와 제작자는 ‘어번’이라는 단어가 일종의 구속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우리가 만드는 음악은 정말 다양한 장르인데도 한 박스에 모두 넣어버리는 것 같아요.” 지금은 LA에서 인디로 활동하는 27세 싱어송라이터 알리사는 이렇게 말한다. 계약을 맺었던 두 곳의 메이저 음반사에서 그를 ‘어번’으로 규정해 버렸지만 자신의 음악은 보다 소울풀한 팝/록에 속한다고 것이다. “단어만 바뀔 뿐, 아티스트의 피부색으로 그를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넣어버리는 건 같아요.”

 

LA에 있는 밀크&허니라는 매니지먼트사의 매니저 채드 웨스는 ‘어번’이라는 단어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음악 산업이 그 단어를 어떻게 구성해 왔고 다뤄왔는지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어번’을 공식적으로 사용 중지하기로 선언했다. 반면 라이브 네이션 엔터테인먼트라는 거대 투어 전문사의 합작 투자 사업 ‘라이브 네이션 어번’은 그 용어를 유지하기로 했다. 7월 9일, 전 세계 라이브 네이션 직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마이클 라피노 회장은 이사회 및 지도부의 다양성을 높일 것을 약속하며, 2025년까지 최소 30%는 흑인 혹은 소수자로 구성할 계획을 밝혔다.

 

보다 구조적 변화를 이끄는 이들은 #TheShowMustBe Paused (쇼는 중단돼야 한다) 운동을 시작한 플라툰의 선임 아티스트 캠페인 매니저 브리아나 에지에망과 애틀란틱의 마케팅 선임 디렉터 자밀라 토머스다. ‘블랙아웃 화요일’로 명명된 6월 2일 하루 동안 음악 산업의 업무 중단을 촉구하며 추모 운동을 벌였던 이들은 아직 신생 모임이지만 매주 온라인으로 만나고 있으며 목표를 대표성, 사회적 책임, 총체적 보상이라는 세 가지 구체적 사안으로 좁혔다. 지난 6월 22일 유명 아티스트의 매니저들로 새로 조직된 Black Music Action Coalition(흑인음악행동연합)도 이들과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 BMAC 이사회 임원인 프로펫은 “BMAC는 이전의 일하던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한다”라고 밝혔다.

 

7월 15일에는 애틀랜타에서 1990년대 컬럼비아레코즈의 흑인 음악 사업부를 이끌었던 마이클 몰딘이 또 다른 거대 조직을 창단했다. Black American Music Association(BMA미국흑인음악협회)은 21세기 버전으로 다시 태어난 흑인 음악 협회로, 그 뿌리는 흑인 음악의 달이 지정되었던 1979년에 있다. 이 조직은 음반 제작자, 창작자및 업계인들이라면 가입이 가능하다.

 

BAM의 공동 창립자인 몰딘은 이 말을 남겼다.

 

 

우리는 단합된 목소리로 말해야 한다.

해당 기사는 Billboard Korea Magazine Vol.5(구매하기)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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