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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보이그룹의 판도를 바꾼 슈퍼주니어-K.R.Y.
JUNE 30, 2020 Tamar Herman

 

2006년 11월, 케이팝 세계에는 감미로운 발라드로 모두에게 눈물을 선사할 트리오가 나타났다. 새롭게 세명으로 결성되기는 했으나, 사실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그룹은 아니었다. 슈퍼주니어-K.R.Y.는 슈퍼주니어의 보컬 멤버 규현, 려욱, 예성으로 이루어진 보컬 그룹이다. 그들은 ‘유닛’이라는 영구적 포맷을 최초로 선보였고 이는 케이팝을 통틀어 그룹으로부터 분리되어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한 최초의 시도였다. 지난 6월 8일 새로운 미니 앨범 <푸르게 빛나던 우리의 계절>로 돌아와 아직도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슈퍼주니어-K.R.Y. 이제 유닛 활동은 케이팝 그룹 활동에 있어 너무나 당연한 요소가 되었다.

(사진=윤송이 포토그래퍼)

 

지금은 케이팝에서 흔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완전체의 일반적인 활동의 한 형태로서 ‘유닛’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급진적이었다. 특히나 유명 팝 그룹의 역사를 돌이켜봐도 특정 멤버가 주목을 받으면 그룹 자체의 커리어가 끝나는 일이 종종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솔로 커리어는 *NSYNC의 성과를 넘어섰고, 현아의 솔로 활동도 포미닛 멤버로서의 역할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케이팝 역사를 돌이켜 보면 슈퍼주니어-K.R.Y. 이전에는 ‘유닛’이란 완전체가 분열한 뒤에서야 비로소 뭉치는 활동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01년 H.O.T.가 해체한 후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난 세 멤버가 모였던 JTL이 그런 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슈퍼주니어의 소속사이기도 한) SM엔터테인먼트는 2006년 슈퍼주니어-K.R.Y.를 내놓으며 기존의 판도를 바꿔 놓을 포맷을 도입했다. 이제 수많은 케이팝 기획사들은 완전체 그룹의 정체성을 무리하게 바꾸지 않고도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하며 더 많은 리스너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2005년 11월에 12인조 슈퍼주니어가 데뷔했고, 2006년 6월에 규현이 새 멤버로 합류한 뒤 그해 11월 슈퍼주니어-K.R.Y.가 결성됐다. 슈퍼주니어-K.R.Y.는 슈퍼주니어의 정체성을 분열시키기보다는 확대하는 유닛으로, 세 명의 보컬이 가진 각기 뚜렷한 톤을 부각했다. 드라마 OST에 참여한 후에 그들의 오리지널 트랙을 냈고, 최근 나온첫 미니 앨범 등으로 발라드를 선호하는 이들을 위한 슈퍼주니어의 새로운 브랜드를 제시했다. 슈퍼주니어-K.R.Y.를 통해 주로 댄스곡으로 알려진 슈퍼주니어의 음악에 발라드 곡도 상당수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후에 나온 트로트 중심 유닛 슈퍼주니어- T와 중국을 겨냥한 슈퍼주니어-M, 발랄하고 상큼한 음악 중심의 슈퍼주니어-HAPPY, 동해와 은혁 두명의 절친이 함께한 슈퍼주니어-D&E 등도 새롭게 저변을 넓히는 효과를 냈다.

 

(사진=윤송이 포토그래퍼)

 

슈퍼주니어-K.R.Y.와 여러 유닛은 슈퍼주니어의 음악적 정체성을 확대할 뿐 아니라 비활동 시기마다 슈퍼주니어 팬들과 대중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었다. 슈퍼주니어는 예전부터 그룹으로 내는 앨범뿐 아니라 MC 등 다양한 개인 활동을 통해 신곡이 없는 기간에도 지속적으로 화제성을 유지해 왔다. 유닛 활동은 완전체로서 주목을 받지 않는 시기에도 대중에게 들을 거리를 제공했고 그룹에게는 수입원이 된 것이다.

 

마치 테크 기업들이 자신들의 신제품을 소개하듯 그간 자신들의 콘텐츠 제작에 대해 꾸준히, 공개적으로 설명해 왔던 SM엔터테인먼트가 유닛이라는 형태를 처음으로 선보인 한국 연예 기획사라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SM은 이어서 한국 중심의 EXO-K와 중국 중심의 EXOM으로 나뉜 그룹 EXO를 만들었고, NCT라는 그룹을 통해 NCT 127, NCT Dream, NCT U, WayV 등의 유닛을 결성했다. 하지만 유닛 활동은 점차 케이팝 전반에서 일반적인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닛 활동에 기반한 세븐틴 같은 경우도 생겨났다. 2015년 데뷔한 세븐틴의 멤버 13명은 각자의 전문성에 맞춰 퍼포먼스, 보컬, 힙합이라는 3개의 유닛으로 나뉘었고 각 유닛의 성격에 따라 꾸준히 색다른 음악과 기획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흔해진 콘셉트이지만 그룹의 정체성을 유닛 활동을 통해 확장한다는 개념은 영미권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수준으로, 아주 짧게 활동한 스파이스걸스 GEM 정도가 떠오를 뿐이다. 슈퍼주니어-K.R.Y.의 결성은 케이팝뿐 아니라 일반적인 팝 그룹의 구성에 있어 그 판도를 바꾸어놓은 것이다.

 

유닛 활동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이제 케이팝에서는 이를 그룹 외적인 스핀오프라기보다 그룹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슈퍼주니어-K.R.Y.는 2006년부터 케이팝 그룹의 유닛 활동에 대한 기준을 세운 셈이다. 거의 15년이 되어가는 지금, 그들은 아직도 열심히 활동하며 자신들이 개척한 유닛 활동이 얼마나 성공적인 포맷이며 케이팝 업계에 큰 영향력을 미쳤는지 계속해서 증명하고 있다.

 

(사진=윤송이 포토그래퍼)

 

 

▶WATCH - SUPER JUNIOR-K.R.Y. '푸르게 빛나던 우리의 계절 (When We Were Us)' MV 



이 기사는 Billbobard Korea Magazine Vol.4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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