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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TRO - 옛것이 새것이 될 때
MAY 07, 2020 김윤하




2019년 말 한국 가요계와 방송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아티스트는 다름 아닌 양준일이었다. 그를 알았던 사람도, 심지어 몰랐던 사람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음악과 멀어져 있던 그를 다시 대중 앞으로 소환한 건 21세기 만능 열쇠 유튜브였다. 2019 8 ‘SBS KPOP CLASSIC’ 채널 론칭과 함께 무섭게 불어닥친탑골가요열풍 속, 그는 어느새탑골 GD’가 되어 있었다. 이 심상치 않은 바람을 놓치지 않은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3>는 삼고초려 끝에 그를 섭외하는데 성공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사람들은 이 모든 현상을 아울러뉴트로라 불렀다. 새로움을 뜻하는 뉴New에 복고를 뜻하는 레트로Retro를 합성한 이 단어는 이제 새로운 시대정신에 가깝다. 시작은 레트로였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성공에서 한국의 포크 음악과 1970년대 청년 세대를 대표하는 이름인쎄시봉C'est si bon’의 재조명, 2010년대 후반 들어 점차 상승세를 띠고 있는 LP 시장의 성장세 등, 모든 지표가복고두 글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것은 일견 이해하기 쉬운 흐름이었다. 인간은 지루하고 긴 삶 속에서 추억을 따 먹으며 견디는 종족이었고, 그로 인한 추억 팔이는 다양한 연령대에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떤 이유로든 납득이 되어가던 레트로가 전환 점을 맞이한 건새로움을 만난 이후다. 지금옛것을 즐겨온 이들과 달리뉴트로는 그옛것을 직접 겪어본 경험이 없는, 심지어옛것이 사랑 받던 때 세상에 존재 하지도 않던 이들이 타깃이었다. ‘처음 만나는 것에 대 한 향수라는, 어쩌면 성립 자체가 불가능해 보이는 이 표현은 시간과 함께 점차 구체적인 형태를 잡아갔다. ‘탑골가요영상을 보며저 세상 세련이라 감탄하고, 18 년 만에 음악 방송에 출연한 양준일에게사랑해요 양준일 / 출국금지 양준일이라는 응원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친 이들 가운데 10~20대가 적지 않았다. 이들은 이오래된 미래를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였다.

 

시대의 부름에 타임머신을 탄 건 탑골가요와 양준일뿐 만이 아니었다. 실제로 업계 다방면에서 드러나는 뉴트로 바람은 한때의 유행이라 하기엔 너무 깊이 스며들어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해가는 추세다. 주목받아 마땅한, 시대를 앞선 숨은 음악의 재조명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2018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네이버의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시리즈를 보자. 시작은 1기 큐레이터 유희열의 말을 빌려일본 버블 시대의 향락, 바닷가, 청춘과 같은 단어들을 연상시키는 화려하고 기분 좋은 느낌의 시티팝이 메인 키워드였지만,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좋은 옛 가요를 발굴해 지금 다시 소개하는디깅의 영역과 의미가 확장되었다.

 

시작은 싱어송라이터 죠지가 리메이크한 김현철의 데뷔 앨범 첫 곡오랜만에였다. 뒤이어 윤수일밴드아름다워’, 장필순어느새’, 이상은그대 떠난 후같은 지금 까지도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명곡들은 물론 이재민의제 연인의 이름은’, 혜은이의천국은 나의 것등 숨겨진 명곡들을 소개하며 과거와 현재 사이에 유려한 다리를 놓고 있다. 그 연결 고리가 선명하게 드러난 건 13 년 만에 발표한 김현철의 새 앨범이었다. ‘한국형 시티 팝의 선구자라는 수식어 아래 시간을 거슬러 다시 수면 위로 끌어 올려진 그의 음악은 결국 그가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2019년 앨범 <>으로 완성되었다. 박정현, 백지영, 옥상달빛, 마마무 휘인과 화사, 황소윤, 죠지 등 연차와 장르, 활동 분야 등이 판이한 음악 동료들이 힘을 모아 완성한 앨범은 그 자체로 뉴트로라는 새로운 생태계를 증거하는 결과물이었다.

 

새로운 생태계의 넘치는 생명력 가운데 뉴 잭 스윙 뮤지션 기린과 그의 레이블 에잇볼타운8ball Town의 존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뉴트로라는 단어가 세상에 알려지기도 전인 10년 전부터 1990년대를 향한 애정 과 존중을 끊임없이 보여준 기린 앞에는 뉴잭 스윙의 아버지 테디 라일리Teddy Riley와 듀스, 서태지와 아이들, 현진영 같은 1990년대 댄스 팝 아이콘들의 이름이 즐비하다. 에잇볼타운은 올드 스쿨이라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단어 보다는 뉴 잭 스윙 뮤지션 그대로 기억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을 그대로 담아낸 레이블이다. 재규어 중사, 브론즈, 요요 등의 레이블 동료들은 물론이고 박재범, 수민, 박문치 같은 지금 한국 대중음악 신에서 가장 뜨겁고 중요한 음악 친구들까지 그의 곁에 모두 모였다.

 

이제 뉴트로는 우리 곁에 자리 잡아 때때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삶의 익숙한 패턴 가운데 하나다. 이것은 단순히라떼는 말이야식의 추억 되감기가 아닌 지금과 과거가 맞닿는 예상치 못한 흥미로운 순간들과의 조우다. 친숙한 매체에서 흘러나오는 지금의 나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질적인 대상에게서 느끼는 매력. 지금의 뉴트로 붐 에 1960~70년대보다 1989~1990년대가 자주 소환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추억이 있는 한, 그 안에서 좋은 것을 발견하려는 본능이 남아 있는 한 뉴트로는 지속적으로 재미있는 것들을 만들어내고 또 주목 받을 것 이다. 오래된 미래가 진짜 미래가 되는 순간이다.

 

이 기사는 Billbobard Korea Magazine Vol.3의 '지금, 한국 대중음악 신을 흔드는 키워드 5'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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