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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개구쟁이 혹은 붐뱀 장인, 나플라
MARCH 05, 2020 BLUC

 

▲ 사진제공: 메킷레인 레코즈

 

1 31일 예정이었던 빌보드코리아 힙합라이브의 첫 무대 주인공은 나플라였다.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이 연기되고 콘서트의 열기를 직접 느끼진 못했지만, 빌보드코리아 공연팀은 공연 준비 과정에서 힙합라이브에 쏟아지는 뜨거운 지지를 보며 그의 인기를 새삼 깨달았다. 나플라가 이토록 두터운 팬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건 아마 멋과 의미를 모두 챙긴 그만의 음악적 색깔 때문일 것이다.


나플라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최근 발표한멀로merlot’ 러브미love me (feat. Hoody)’, ‘슬픈 노래만 들어 saturday’를 들어보면 감성적이고 부드러운 랩과 노래(!) 를 선보이기 때문에, 최근 나플라를 알게 된 사람이라면 그의 음악이 편안하고 겨울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여기에 메킷레인MKIT RAIN이라는 레이블 전체를 통해, 혹은 루피나 오왼 같은 동료를 통해 나플라를 알게 된 경우도 있을 것이고, 다이나믹 듀오나 페노메코를 비롯해 다양한 가수의 곡에 피처링으로 올린 그의 이름을 통해 알게 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신예의 범주로 묶이기도 하지만, 그의 실력이나 영향력, 인지도는 신예라고 하기에는 넘침이 있다. 이미 그만큼 성장했고, 많은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참가했다 혹은 참가해 줬다, ‘당연히 우승이라는 타이틀

조금 더 과거로 돌아가면, 나플라가 2018년 「쇼미더머니 777」에서 펼친 퍼포먼스를 아는 이들에게는 요즘 발표하는 싱글이 세련된 변신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타이트 하고 힘이 가득 실린 퍼포먼스를 통해 내내 강한 존재감을 선보였고, 트랩과 붐뱁은 물론이고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소화하며 래퍼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그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한 자체가 이슈였고, 누군가에게는 싱겁게 느껴질 정도로 그 기량이 놀라웠다. 래퍼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은 것이 아니라, 래퍼를 통해 오디션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덕분에 나플라는 기리보이, 그레이를 비롯해 다양하고 능력있는 프로듀서들과 호흡을 맞춰볼 수 있었다. 여러 래퍼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은 덤이다.

 

착실하게 음악적 여정을 걸어온 나플라

사실 나플라의 이야기는 「쇼미더머니 777」보다 더 이전의 시간으로도 가볼 수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나플라는 ‘Wu’, ‘Locked and Loaded’ 와 같은 곡을 통해 일찌감치 자신의 존재감을 한국에 알리는 데 성공했다. 다이나믹 듀오를 비롯해 많은 래퍼가 그를 찾았고, 함께 작업하고 싶어 했다. 당시에는 로스앤젤레스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중시하는 흐름과 달리 강하고 단단한 붐뱁을 기반으로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나갔고, 그러한 과거의 스타일을 현재 시점에서 풀어놓는 것이 남다른 행보로 다가왔다. 멋과 의미를 모두 챙겼다는 점에서도, 나플라 전후로 1990년대의 힙합 스타일을 시도하는 신예들이 있었지만 독보적이었다는 점에서도 나플라 라는 이름은 모두에게 제대로 알려졌다. 여기에 서태지 데뷔 25주년 리메이크 앨범 등에 참여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다시 시간 순서대로 생각해 보면 결국 좋은 음악가가 세상에 의해 발견되어 오디션 프로그램을 지나 자연스럽게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된 것이다.

 

 

▲ 사진제공: 메킷레인 레코즈

 

 

한 번 보면 인정하게 된다는 그의 라이브

나플라에게는미장원과 같은 히트곡도 있지만, 가장 대표 적인 곡 ‘Wu’를 보면 그의 장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트랩 음악과 나른한 랩이 대세인 시기에 나플라는 힙합 음악 고유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큰 박자 폭과 투박하면서도 꽉 찬 랩을 들려준다. 사실 듣기에 멋지지만, 실제로 플레이어가 하기에는 쉽지 않다. 그는 그걸 세상에 알리기 시작한 시기부터 지금까지 훌륭하게 완급 조절을 해가며 들려주고 있다. 그의 라이브 공연을 이미 몇 번 봤던 나로서는 특히 나플라의 진가를 알고 싶다면 라이브를 경험해 보라고 추천할 수밖에 없다. 실력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라이브에서의 표현력은 음원으로 들을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편안하게 무대를 소화하면서 재미를 주는데, 래퍼 한 사람이 큰 무대를 가득 채운 다는 인상을 준다.

 

 

▲ 나플라 정규 앨범 'u n u part. 1'

 

 

정규 2 u n u part. 1

나플라의 새 앨범 은 싱잉 랩, 혹은 보컬의 비중이 상당하다. 그렇다고 랩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 다. 나플라 랩 특유의 톤과 발음에서 오는 타격감, 트랙을 가득 채우는 존재감은 그대로 다. 다만 여기서 좀 더 여유로워졌고, 아트워크만큼이나 귀여운 구석(?)도 있다. 관계에서 오는 상황과 감정이 복잡하면 서도 현실적으로, 솔직하게 드러난다. 상대방을 향한 시선이나 마음이 있는 그대로 보이는 앨범은 그래서 묘하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동시에 이 사람의 이야기 자체에 관심이 가게끔 만들기도 한다. 아마 라이브에서는 좀 더 편안하게, 세련되게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앨범을 파트로 나눠서 공개한 만큼, 다음 파트는 어떤 분위기로 채울지도 궁금해진다. 나플라의 변신 아닌 변신이 그에게 앞으로 어떤 효과를 가져다 줄 지 흥미진진해진다.


이 기사는 Billboard Korea Magazine Vol.2에 게재 되었습니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in Billboard Korea Magazine Vo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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